IPTV '갑질'에도 '황금 채널' 때문에… 홈쇼핑업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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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황금 채널’ 공개 입찰 예고
“부르는 게 값”… 성장세 둔화돼도 수수료↑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사진=머니투데이DB
4번, 6번, 8번, 10번, 12번.

TV홈쇼핑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황금 채널’ 잡기다. 지상파 방송과 인접한 번호로 소비자가 채널을 무심코 돌리다 쉽게 진입할 수 있어야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 자연히 홈쇼핑업체들 간 ‘채널 잡기’ 경쟁이 치열, 채널 장사 권한을 갖고 있는 IPTV 사업자(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와 보이지 않는 눈치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송출 수수료다. 수수료를 낮춰달라는 홈쇼핑사와 채널 장사로 재미를 보고 있는 사업자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도 기조는 인상이다. KT는 협상을 끝냈고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현재 협상 이 진행 중이다. 

홈쇼핑업체 입장에서는 황금채널이 매출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앞 번호에 배정받길 원한다. 좋은 번호를 받으려는 업체들간 경쟁이 과열될수록 송출 수수료는 치솟는다. IPTV사업자들이 ‘갑질’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황금채널에 300억 베팅?


최근 일부 홈쇼핑 업체를 상대로 ‘송출수수로 협상 종료’를 통보한 SK브로드밴드가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일부 TV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자에게 각각 ‘송출수수료 협상 종료 예고’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양측이 제시한 송출수수료 규모가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워 협상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 내용의 골자.

SK브로드밴드는 올해 분 송출수수료 인상 요율을 최소 20% 이상으로 잡고 협상에 나섰지만 현재 10번대 편성된 몇몇 TV홈쇼핑과 20~30번대 T커머스 사업자 일부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쇼핑사 한 관계자는 “실무자 미팅만 수십차례, 수수료를 역제안하라고 해서 제안공문도 수차례 오갔다”며 “채널배정이 중요한 만큼 업체 입장에서는 좋은 채널을 지키거나 새롭게 선점하고 싶지만 최소 몇십억~몇백억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감안하면 베팅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SK브로드밴드가 LG유플러스처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공개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기존 28번이던 T커머스 SK스토아를 차회 개편에서 지상파 옆 채널인 12번에 편성하기로 했다. 기존 12번에 편성되던 롯데홈쇼핑과 협상을 거듭했지만 계약에 실패, 다른 사업자로 후보를 넓히면서 수익 확대에 성공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롯데홈쇼핑에 전년 대비 약 40% 수수료 인상을 제시했고 롯데홈쇼핑은 그보다 낮은 인상요율을 제안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SK스토아는 12번 채널을 배정받기 위해 약 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 채널을 확보하려는 T커머스와 채널 임대료를 더 많이 받기 위한 IPTV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지만 업계는 최대 수혜자를 LG유플러스로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LG유플러스처럼 공개 입찰로 선회하면 한층 더 두둑한 패를 쥘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IPTV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지지부진한 기존 사업자와 협상을 끝내고 새 사업자에게 자리를 열어주면 사업자 입장에선 골치 아픈 협상도 끝냄과 동시에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며 “공개입찰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업체와 송출 수수료를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협상 종료 관련 공문이나 수수료율에 관련해서는 협상 중에 있는 부분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빠른 협상을 조율 중에 있다”고만 덧붙였다. 

◆‘갑질’ 채널장사에… 커지는 고민 

IPTV업계의 채널장사에 홈쇼핑업계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 IPTV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채널인데다 매출을 위해선 높은 수수료를 감안하고라도 좋은 번호를 선점해야 하는 악순환 구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실제 황금채널과 매출의 상관관계는 크다. 지난해 KT ‘올레TV’ 개편 당시 4번에서 30번 채널로 밀려났던 롯데홈쇼핑은 매출 9087억원, 영업이익 9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 9247억원, 영업이익 1125억원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다. 

반면 SK스토아는 4번 채널을 차지한 효과를 톡톡히봤다. 당초 SK스토아는 T커머스 시장 후발주자로 존재감이 없었으나 4번 채널을 차지한 이후 올해 1분기 매출 399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2번에 위치한 신세계쇼핑도 지난해 매출 12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3% 성장했다. 

한 TV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뺏고 뺏기는 채널경쟁이 과열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송출 수수료는 치솟는다”며 “송출수수료 협상은 업체 간 개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TV홈쇼핑 업체로서는 사업자 제안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기존 홈쇼핑사 외에 티커머스 사업자도 ‘황금 채널’ 확보전에 사활을 걸면서 송출수수료는 해마다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홈쇼핑 7개사는 송출수수료로 1조6350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2012년 대비 87.8% 증가한 것이다. 

IPTV 사업자가 송출수수료로 챙기는 돈은 그만큼 많아졌다.  IPTV 사업자의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127억원으로 4890억원이었던 전년과 비교해 45.7% 급증했다. 

하지만 치솟는 송출수수료와 달리 홈쇼핑 업계의 매출 성장률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은 커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송출수수료가 영업이익 하락을 가져옴은 물론 결국 협력사 수수료와 소비자가격 인상을 가져와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TV홈쇼핑 관계자는 “과도한 송출수수료는 결국 중소기업 부담으로 이어지고 최종 부담은 소비자가 질 가능성이 크다”며 “송출수수료가 현실화 되지 않는다면 결국 홈쇼핑 시장 공멸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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