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 박치기 보던 브라운관서 OLED로 ‘TV 천지개벽’

 
 
기사공유
한국산 TV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일본의 재기 시도와 중국의 추격이 매섭긴 하지만 한국 역시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TV시장의 선도 기반도 마련 중이다. <머니S>는 한국산 TV의 활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TV시장의 판도를 살펴봤다. 또한 고정관념을 탈피한 TV의 새로운 변신과 디스플레이 패널의 발전사도 함께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국 TV, 세계를 품다-하] 디스플레이 패널 변천사

영화 <조커>에 등장하는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은 흑백 TV를 통해 나오는 <머레이 쇼>를 시청하며 코미디언을 꿈꾼다. <조커>에 등장하는 TV는 최근 1970년대를 조명한 드라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88>에서는 CRT 패널을 사용한 TV가 등장해 그 시절의 향수를 전했다.

그만큼 TV는 우리네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생활 필수품으로 안착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을 통해 두께 0.88㎝의 초슬림 TV부터 8K(가로·세로 7680×4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까지 다양한 TV가 등장했다. 그렇다면 TV 디스플레이 패널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CRT TV. /사진=이미지투데이

◆CRT부터 LCD까지

TV 디스플레이의 원조는 ‘브라운관’으로 불리는 CRT다. 브라운관으로 이름 붙여진 이유는 최초 발명자의 이름이 칼 브라운이었기 때문이다.

1897년 독일 스트라스부르크 대학의 칼 브라운 교수가 발명한 CRT는 전자총에서 나온 전자가 브라운관 유리에 칠해진 형광물질을 자극해 화면을 만드는 원리로 개발됐다. 기술 발전으로 가전이 경량화되면서 그 쓰임새가 TV와 모니터로 확산돼 1960년대 전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의 패권을 쥘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첫번째 TV는 무엇이었을까. 1960년대 당시 국내에서는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TV를 유통하고 있었는데 1965년 정부가 금성사(현 LG)에 부품수입을 허가하면서 본격적인 제조에 돌입했다.

금성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온 첫번째 TV는 1966년 8월에 출시한 19인치 모델 ‘VD-191’이다. VD-191은 7만원이 채 안되는 돈이었지만 당시 쌀 27가마니에 해당할 만큼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CRT 디스플레이는 두께가 두껍고 무거운 만큼 전력소모가 큰 단점이다. 전자빔 편향을 이용하는 구조상 화상이 왜곡되지 않도록 일정 부분 넓은 공간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대형화를 하기에도 부적합했다.


LG베스트 샵. /사진=장동규 기자
삼성디지털프라자. /사진=장동규 기자

수십년간 정체기에 머물던 디스플레이시장은 1990년대 후반 평면 브라운관이 등장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영상이 출력되는 면을 곡면 대신 평면으로 구현하면서 화질을 한단계 높인 기술에 주력한 결과였다.

CRT의 바통을 이어받은 FED는 1986년 프랑스 기업 ‘레티’가 최초로 상품화하면서 주목받았다. 전자총 하나로 수십만개 픽셀을 훑었던 CRT 대신 수많은 전자총을 배열해 단점을 대거 보완할 수 있었다.

FED는 설계상 CRT의 치명적 단점인 부피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어 대형화가 가능하고 전력소비까지 낮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았지만 그 주목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보다 앞선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액정표시장치(LCD)가 상용화되면서 절대강자의 자리를 손쉽게 내주고 말았다.

한때 PDP가 FED를 대신할 기술로 떠올랐음에도 전기 방전을 통해 빛을 낸다는 점에서 극심한 발열과 대규모 전력소모가 발생해 소리 소문없이 자취를 감췄다. CRT로 시작된 디스플레이시장은 동시다발적인 기술경쟁을 통해 LCD에게 왕좌를 내준 셈이다.



◆LCD-OLED, 차세대 리더는?

CRT 패널을 단 TV가 1930년대 영국에서 처음 상용화되면서 1990년대 말까지 60년간 디스플레이시장을 장악했다면 LCD의 경우 2000년대 들어 20여년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LCD와 OLED는 기술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LCD의 경우 액정을 규칙적으로 배열한 패널을 전면 배치하고 그 뒷부분에 백라이트로 빛을 가한다. 빛은 각 액정을 통과해 다른 패턴으로 굴절하고 컬러필터와 편광필터를 통과해 다른 색상과 밝기를 지닌 화소가 된다. 이 화소가 모여 전체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 LCD의 경우 액정에 배열된 패널에 전압을 가하는 수동형 방식과 독립적 제어가 가능토록 액정을 설계한 능동형으로 나뉜다. 수동형 LCD는 구조가 단순해 생산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화질이 낮고 응답속도가 느려 계산기나 전자시계에 활용된다. 대형 패널에서 선명한 화질이 필요한 TV제품군의 경우 능동형 방식을 채택한다.

OLED의 경우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LCD와 달리 유기화합물 기반의 발광소자로 이뤄진다.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아 제품 두께를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특수유리나 플라스틱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구부리거나 휠 수 있는 형태의 제작도 용이하다. 최근 개발 중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OLED 기반 공정이 적용된다.

기술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시장의 추세는 OLED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기존 강자인 LCD가 위협받은 가장 큰 이유는 OLED의 무한한 확장성에 있다. 이미 중국의 저가공세에 과잉공급된 LCD 대신 OLED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현에 나서는 것이 경쟁력 면에서 낫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한국디스플레이협회가 발간한 2분기 디스플레이산업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LCD시장은 지난해 893억달러 규모에서 2025년 716억달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20.5%에 불과했던 OLED 비중도 2025년 40.2%까지 성장해 LCD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업체들은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한 과잉공급 등의 영향으로 LCD 대신 OLED에 집중 투자했다”며 “최근 삼성이 13조원 규모의 QD디스플레이로 대형 패널시장에 도전하는 한편 LG의 경우 애플에 중소형 OLED를 납품하는 등 서로의 전문영역에 도전장을 던졌다. 어떻게 안착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30.40상승 6.3109:25 11/12
  • 코스닥 : 662.22상승 0.8509:25 11/12
  • 원달러 : 1163.10하락 3.709:25 11/12
  • 두바이유 : 62.18하락 0.3309:25 11/12
  • 금 : 61.15상승 0.2709:25 11/12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