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연기에 한숨 돌린 보험사, 'LAT'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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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발언하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제도(LAT, Liability Adequacy Test) 연기 계획을 밝히면서 보험사의 적립금 결손 부담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잉여금 비율이 낮은 보험사는 자본확충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다만 금리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0월10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3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선 LAT에 따른 보험사의 과도한 당기손실 확대를 막고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확충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LAT 적립기준 강화일정을 1년 연기한다. 금융위는 당초 할인율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LAT 적립기준 강화일정을 2019년 말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다. 다만 새 보험국제회계기준 시행 시기가 2021년에서 2022년으로 1년 연기되면서 LAT 강화 일정도 이에 맞춰 순연한다고 밝혔다.

◆금리 하락세… 잉여금 비율도 하락

LAT는 보험부채에 대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평가해 부족할 경우 부족액만큼 추가 적립해야하는 제도다. 지급여력(RBC)비율과 함께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규제 대상 항목으로 꼽힌다.

지난 6월 말 기준 생보업계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은 8.4%다. 잉여금 비율이 가장 낮은 ABL생명은 0.15%였고 뒤를 이은 DGB생명, 하나생명은 각각 0.59%, 0.94%로 나타났다. 대형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1.16%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적립한 책임준비금이 평가한 금액보다 많으면 잉여금, 적으면 결손이 발생하는데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이 0% 아래로 내려가면 결손이다. LAT 결손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해약하거나 보험금 지급을 요청할 때 금액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가치를 평가할 때 할인율을 사용하는데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현재 가치는 커진다. 할인율은 미래시점의 일정 금액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현재시점의 금액을 계산하기 위해 적용한 비율이다. 이를 테면 할인율이 10%라고 하면 1년 뒤 1만원의 현재가치는 9090(1만/1.1)원이다. 즉 부채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부채의 현재 평가액은 커진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은 2017년 말 16.6%에서 올해 6월 말 8.4%로 떨어졌다. LAT 제도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LAT 산출방법 변화로 금리 민감도가 증가함과 동시에 금리가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로 낮추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17년 말 2.467%에서 올해 6월 1.595%로 떨어졌다.

금리인하는 LAT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며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이 낮은 보험사는 제도변화와 함께 금리하락으로 LAT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금리 지속… 보험사 부담 가중

LAT는 새 국제회계기준 시행에 대비하기 위한 완화장치다. 새 국제회계기준시행으로 보험부채 평가가 시가에서 원가로 바뀌면서 보험사는 부채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가 10%대 수익을 보장하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는 지급시점까지 10%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책임준비금을 쌓으면 된다. 하지만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요즘과 같은 1%대 저금리를 반영해 크게 줄어드는 운용수익을 감안하면서 훨씬 많은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그만큼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다.

보험사 당기손익이 금리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할인율 낙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말 1.95%에서 지난 8월 16일에는 1.17%까지 떨어졌다.

금리하락으로 LAT에 의한 책임준비금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당기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회계기준은 LAT에 의한 책임준비금 추가적립액을 손익계산서상 당기비용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하반기 역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재무건전성준비금’ 제도를 신설했다. 책임준비금만큼 배당을 제한해 감소분만큼을 이익잉여금 내 법정준비금 성격으로 쌓도록 하는 것이다.

이 준비금은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돼 내부적으로 유보된다. 재무건전성 준비금은 매년 말 자본항목으로 적립한 후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 시행 시점에 보험부채 평가액이 증가하면 부채로 전입된다.

보험업계는 LAT 제도 개선안에 긍정적이다. 기존 규제대로였다면 고금리 계약을 판매했던 생보사 대부분이 결손금 발생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 연구원은 “LAT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출기준을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단기적인 방편에 불과하다”며 “금리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의 노력과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신계약은 예정이율 인하, 금리에 덜 민감한 상품 판매 등으로 금리 리스크를 줄이고 보유계약의 경우 계약 이전, 계약 재매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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