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헤지펀드 25조, 라임이 쏜 '메자닌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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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헤지펀드 시장이 위기다. 코스피가 5%대로 반등하는 동안 헤지펀드 수익률은 1%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업계 선두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 환매를 중단해 1조3000억원대의 자금이 묶여버렸다. 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사태가 ‘헤지펀드 위기론’을 확산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성장 멈춘 ‘헤지펀드’

헤지펀드는 사모펀드의 일종으로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비중 제한 없이 투자하는 상품이다. 저평가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 주식을 매도하는 전통적인 롱숏전략 외에도 기업공개(IPO)와 메자닌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한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2015년 말 설정액이 약 3조4000억원 규모에 그쳤지만 금융당국이 운용사 설립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최소투자금액을 1억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춘 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현재 191개 운용사에서 3002개 헤지펀드 상품을 운용 중으로 레포(환매조건부)펀드를 제외한 순수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이 25조8000억원울 기록할 만큼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상향 곡선에 급제동이 걸렸다. 헤지펀드 시장에 다양한 악재가 터지면서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올해 9월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35조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4000억원이 줄었다.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상품개수 기준으로도 170개의 해지신규 펀드가 신규로 설정됐지만 이중 162개가 해지돼 소폭 증가에 그쳤다.

수익률 측면도 아쉽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멀티전략 펀드 평균 수익률이 1.13%에 그쳤고 순자산 상위 펀드들도 대부분 ±1%대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순자산 상위를 차지했던 채권형펀드에 자금유입이 둔화됐고 수익률도 약세를 보였다”며 “메자닌과 IPO 전략의 경우에도 –0.04% 수익률을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신뢰 ‘흔들’

무엇보다도 최근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사태는 한국형 헤지펀드 신뢰도에 타격을 줬다. 2012년 8월 투자자문사로 설립된 라임자산운용은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며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총 3조7391억원을 기록하는 등 양적 성장세를 이어갔고 올초에는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을 추진해 제2의 도약을 시도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10일 플루토-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 1호 등 주요 모펀드 환매를 연기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지금까지 누적 8466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은 6030억원 규모의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55개, 14일 2436억원 규모의 무역금융 자펀드 38개를 환매중단했다.

또 만기 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연기 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가 4897억원(56개)에 달한다. 환매 연기 금액 범위는 최대 1조3363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메자닌 중 코스닥벤처펀드 1770억원은 만기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원 대표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자 보호 및 투자대상 기업 정상화 측면에서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매각을 통해 자산의 안전한 회수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메자닌 부진이 원흉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자산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데 있고 이러한 자산 유동성 문제는 실패한 메자닌 투자전략에서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메자닌은 자본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중간에 있는 상품이다. 고수익 고위험 상품인 주식과 저수익 저위험 상품인 채권의 중간에 있는 상품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해당된다.

CB는 채권이지만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하락하면 만기까지 가지고 있다가 약정된 원금에 이자를 받을 수 있다.

BW는 채권발행 기업 주식을 약속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 채권이다. 투자자가 채권을 살 때 주당 매수가격을 정해놓고 그 가격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사서 시세차익을 얻는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채권만 보유하면 된다.

다만 메자닌은 만기가 3년이고 조기상환이 가능한 시점도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로 유동성이 떨어진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한 메자닌 펀드 중 환매가 중단된 상품은 18개(2191억원)로 주로 코스닥기업 CB에 투자했다. 그런데 최근 해당기업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으로 전환한 CB는 손실이 커졌고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CB는 만기까지 환매가 중단된 것이다.

문제는 라임자산운용을 비롯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GVA자산운용 등이 대부분 메자닌 투자를 기반에 두고 있어 메자닌의 부진이 지속되면 피해를 볼 투자자 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 애널리스트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메자닌 시장의 큰손이었던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안정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메자닌 전략의 부진으로 한국형 헤지펀드에도 고난의 순간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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