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저평가’ 은행주의 기회 또는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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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은행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은행업종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됐다는 시각에 공감하면서도 가치주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형은행주가 중심이 된 방어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기준금리 인하, 은행 실적전망 ‘비상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내린 1.25%로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경기상황을 고려했을 때 향후 2년간 시장금리 인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은행업종 평균마진은 오는 2021년까지 약 10bp(0.1%)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6.7%를 기록했던 은행업종 평균 대출 성장률은 같은 기간 4%대까지 점진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내외적 불확실성 및 리스크 증가는 향후 경제 성장률 전망치 달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지속적으로 위축시켜 대출 수요의 한계를 야기한다”며 “지속적인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수요 역시 구조적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최동준 기자

올 들어 주요 은행종목 주가(시가총액 높은 순)는 ▲신한지주 –19.61% ▲KB금융 –11.03% ▲하나금융지주 –11.89% ▲우리금융지주(2월) -20.27% ▲기업은행 –11.23% 등 대부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은행종목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자 증권사들은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하라는 의견이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주의 ‘저가 메리트’의 강점이 초저금리 장기화, 이익 모멘텀 열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배당 등의 약점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은행업종은 특성상 현재 경기상황이나 향후 거시전망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국내 은행의 경우에는 각종 규제 강화와 대내외적 불확실성 영향으로 한계에 봉착한 모양새다. 연초 이후 하락을 지속했던 은행업종 주가는 코스피 대비 8% 정도 하회한 상태로 타 업종 평균보다도 3% 낮은 수준이다. 업종 평균 밸류에이션은 2020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34배로 최근 15~20년 평균(0.80배) 대비 절반 이상 저평가됐다. 글로벌 평균(0.70배)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조보람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업종이 저평가된 가치주인지 혹은 가치 함정에 빠져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자주 제기되고 있다”며 “향후 성장성 및 수익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거시환경을 고려할 때 은행업은 중장기적으로 가치 함정에 고립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주가 가치 함정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금리상승 기조, 규제환경 완화, 비유기적 성장 전략 현실화가 돼야 한다”며 “현시점에서는 (은행주의) 우호적인 조건 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은행업종, 소극적 배당정책 탈피해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행주 판단 기준을 가치보다는 배당에 두라고 조언했다. 과거 2001~2009년에는 은행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기 때문에 은행주는 ROE와 주당순자산가치(BPS)를 이용한 PBR로 주식가치를 평가했다. 이후 2013년부터는 은행업종 PBR과 ROE는 별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은행주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졌다는 의미”라며 “은행의 주식가치를 평가할 때 BPS, 주당순이익(EPS)보다 주당배당금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은행업종이 성숙기에 진입했음에도 배당 확대에는 소극적이어서 주주들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다”며 “배당수익률을 높여야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은행업종의 올해 배당수익률은 5%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영국, 호주 등 배당수익률이 6%를 웃도는 다른 나라 은행주와 비교했을 때 배당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또 국내 은행 예상 배당성향은 24.8%에 불과해 투자자 기대치 40%대에 미치지 못한다.

구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높은 자산성장률, 낮은 자본적정성을 감안해 낮은 배당성향을 이해해줬지만 이제는 충분한 자본적정성과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며 “은행들도 투자자들의 높아진 배당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력 좋은 KB금융 주목

은행업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안정적인 실적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 시행과 추가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대형 은행을 중심에 둬야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은행종목 중 KB금융지주를 추천했다. 여유로운 자본적정성에 배당확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보람 애널리스트는 “견고한 펀더멘털이 보장하는 ‘안전투자처’로 판단된다”며 “최근 3~4년 사이 근본적인 펀더멘털 및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이 2위권으로 올라섰으며 자본력을 통한 지속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진이 주주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의 기대감 및 요구사항을 경영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에 비해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이 적을 가능성도 부각됐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은 최근 은행주 중 외국인 러브콜을 받는 종목”이라며 “안심전환대출 판매에 따른 우려가 부각됐지만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관리는 더욱 손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NIM 하락폭도 은행 중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상대적인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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