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트래포드인데…" 맨유-리버풀, 반전 나올까 [김현준의 스포츠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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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최고의 라이벌리를 형성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 격돌한다. /사진=로이터

전세계 10월 A매치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유럽 축구 리그가 다시 축구 팬들의 마음을 훔친다. 많은 매치업이 준비된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끄는 경기는 단연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노스 웨스트 더비’다. 이전만큼의 무게가 느껴지진 않지만 두 팀의 맞대결은 언제나 많은 화제를 몰고 온다.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인 두 팀은 맷 버스비, 빌 샹클리, 밥 페이즐리, 알렉스 퍼거슨 등 시대의 명장들과 함께 국내는 물론 유럽 무대까지 호령했다. 그들이 차지한 우승 트로피 횟수는 다른 클럽들이 견줄 수 없는 수준이다.

또 서로가 일대의 라이벌로 맞서기도 했다. 리버풀을 기준으로 양 팀은 지금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202경기에서 만나 66승 56무 80패를 기록할 정도로 치열했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무게 추는 조금씩 리버풀을 향해 기울었다. 맨유는 최근 6시즌 동안 감독을 4명이나 교체했으나 정상권과는 점차 멀어졌다. 반면 위르겐 클롭 감독이 자리를 잡은 리버풀은 세대교체를 완전히 이뤄냈다.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리그 17라운드 맞대결은 크게 벌어진 양팀의 전력 차를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리버풀은 무려 슈팅 36개를 때리는 등 압도적인 경기 끝에 맨유를 3-1으로 완파했다. 라이벌을 상대로 최악의 졸전을 펼친 맨유는 그동안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조제 무리뉴 감독을 경질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시즌에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맨유가 리그 8경기 동안 2승 3무 3패에 그치며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사이 리버풀은 8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정식으로 부임한 이후 연일 부진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약 10개월 만에 중도 경질 위기에 처한 상태다.

◆모든 지표가 리버풀을 향하지만… 올드 트래포드는 다르다?


현재의 맨유에게 리버풀은 매우 벅찬 상대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포백 라인이 리그 8경기 동안 6실점만을 내주는 동안 맨유는 첼시와의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7경기 동안 5골만 넣었다. 최근 공식전 2경기에서는 단 한차례의 득점도 없을 정도로 심각한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그만큼 수준이 다르다.

부상 변수도 맨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리버풀은 알리송 베커와 조엘 마팁이 복귀하면서 완전한 베스트 11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지만 앤서니 마샬, 루크 쇼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맨유는 핵심 전력인 폴 포그바와 다비드 데 헤아마저 결장이 유력하다.

그러나 ‘예측불가’라는 더비 매치의 묘미가 있다. 맨유 유스 출신이자 이곳에서만 12시즌을 보낸 클레이튼 블랙모어는 최근 현지 매체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상한 점은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할 때 우리가 그들을 이기곤 했으며 맨유가 리그를 지배할 땐 리버풀이 우릴 종종 이겼다는 거다.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다”며 두 팀의 맞대결은 예상과 다를 때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블랙모어는 본인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가 현역으로 활약했던 1989-1990시즌, 당시 리버풀은 헤이젤 참사에 따른 징계로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못했으나 잉글랜드 최고의 강팀이었다. 반면 퍼거슨 감독을 중심으로 리빌딩이 진행 중이던 맨유는 리그 13위에 머무는 등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시즌 가까스로 FA컵 우승을 차지한 맨유는 1990년 채리티 실드(현 커뮤니티 실드)에서 리버풀과 격돌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였지만, 맨유는 블랙모어가 선제골을 넣는 등 1-1 무승부를 거두며 공동 우승(당시에는 무승부시 승부차기 없이 공동 우승으로 결정)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이와 같이 예측을 넘어서는 결과들이 나왔다.

이 점을 의식한 리버풀의 앤드류 로버트슨 역시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맨유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같은 경기력을 보이고 우리가 8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두 팀 간에는 모든 것을 경기장에서 쏟아 붓는 엄청난 경기들이 많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동안 리버풀이 고전해온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사진=로이터

이번 경기가 맨유의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다는 점도 리버풀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리버풀은 지난 10년 동안 맨유 원정 경기에서 단 한차례만 승리(1승 3무 9패)를 따냈다. 2013-2014시즌 30라운드 경기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와 스티븐 제라드의 활약으로 3-0 대승을 거뒀던 경기가 리버풀이 올드 트래포드에서 승리한 마지막 경기다.

리버풀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롭 감독도 맨유를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부임한 이후 모든 대회에서 맨유를 상대로 2승 5무 3패로 주춤했다.

◆리그 우승 확률 ·경질 위기 탈출 등 많은 것 달렸다

이번 노스웨스트 더비는 산술적인 승점 외에도 리버풀과 맨유에 있어서 많은 것이 달린 경기다. 먼저 지난 시즌을 포함해 현재까지 리그에서 17연승을 질주 중인 리버풀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EPL 역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리버풀 이전에 18연승을 달성한 팀은 2017-2018시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다. 당시 맨시티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1라운드에서 19연승이 저지됐으나 최종 성적을 32승 4무 2패로 마치며 우승과 함께 EPL 최초로 승점 100점을 돌파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개막 연승 타이기록도 리버풀의 가시권에 있다. 지금까지 EPL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은 2005-2006시즌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었던 첼시가 보유 중이다. 해당 시즌 첼시 역시 내내 압도적인 힘으로 조기 우승을 달성하며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현재 리버풀이 보여주고 있는 기세가 역대급 팀들에 필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들이다.

리버풀은 지금까지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으나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에도 20라운드까지 17승 3무를 기록한 리버풀은 맨시티에 승점 7점 앞섰다. 그러나 21라운드 맨시티 원정 경기에서 패한 후 주춤 한 리버풀은 1위 자리를 내주며 결국 한끗 차이의 준우승에 그쳤다. 승점 1점도 잃지 않았던 리버풀에게 여전히 승점 3점이 절실한 이유다.

지금까지 상반된 결과를 내고 있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오른쪽)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 /사진=로이터

그러나 승리에 목마른 건 맨유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에 그친 맨유는 자칫 강등권까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8라운드 기준으로 18위 에버튼과의 격차가 승점 2점에 불과하다. 또 점차 패배가 익숙해지고 있기에 앞으로의 대 반전을 위해선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선수들의 ‘위닝 멘탈리티’를 회복해야 한다.

여기에 이번 경기는 솔샤르 감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을 포함한 맨유 수뇌부들은 솔샤르 감독을 좀 더 신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안방에서 열리는 노스 웨스트 더비에서 패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전임인 무리뉴 감독도 지난해 12월 리버풀전 참패 이후 경질 통보를 받았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등 솔샤르 감독의 후임자들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 팬들은 오랜 침체에 빠진 맨유를 더는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버풀전 패배는 솔샤르 감독에게 사형선고가 될 수 있다.
 

김현준 hjsoon@mt.co.kr

안녕하세요. 이슈팀 김현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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