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적자 이마트’ 구할까

Ceo In & Out / 강희석 이마트 신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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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가 회심의 카드를 꺼냈다. 강희석 베인앤컴퍼니 소비재·유통 영업부문 파트너를 대표로 선임해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지난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낸 위기의 이마트에게 이번 결정은 일종의 반전을 노리는 카드다. 그는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아 하마평에도 거론되지 않던 인물. 유통업계 직접 종사자도 아니다. 지난 10년간 외부에서 신세계그룹과 이마트의 경영 컨설팅을 담당해 오면서 정용진 부회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최우선 과제는 체질 개선이다.

# 하지만 강 신임 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인적쇄신 만으로는 바닥으로 떨어진 이마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인 상황. 최근 이마트가 초저가 전략과 배송서비스 확대,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만일 벌려 놓은 일들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다면 그는 물론 이마트가 입을 타격은 크다.

강희석 파트너의 대표 선임은 그야말로 ‘파격’이다. 6년 동안 이마트를 이끈 이갑수 대표가 물러난 자리에 사상 첫 외부인사를 수혈했다. 그동안 신세계는 재무면 재무, 신선식품이면 신선식품 등 그때그때 강화해야 할 부문 전공자를 내부에서 찾아 수장으로 낙점해왔다.


강희석 이마트 신임 대표.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마트 전도사에서 구원투수로

매년 12월 초 실시되는 정기 인사 관행을 깨고 이마트부문 인사만 두 달 앞당겨 실시한 것도 파격의 연장선이다. 게다가 나이도 젊다. 강 대표는 1969년생으로 올해 50세. 전임자인 이 대표와 나이차가 12살이나 난다. 그만큼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그동안 강 대표가 보여 온 행보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강 대표는 민관을 두루 거친 경영 컨설팅 전문가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10년 넘게 일한 공무원 출신. 200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고 이듬해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엔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로 승진해 한국·중국 담당으로 일해 왔다. 주로 유통 전략을 세우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마트와 복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을 뿐 아니라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유통 흐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강조해 온 만큼 정 부회장이 그리는 ‘혁신 이마트’를 만들어 낼 적임자라는 평가다. 오랫동안 업계와 이마트를 관찰·분석해 온 만큼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임 대표가) 그동안 외부에서 이마트 신사업과 온라인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컨설팅 해 온 것으로 안다”며 “내부에선 미래 성장동력에 필요한 측면들이 무엇인지에 방점을 두고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밀리고… 기업가치 뚝

그에게 이마트가 기대하는 바는 크다. 지금까지 역할이 외부 조언자였다면 이제부터는 조직의 대표로서 이마트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체질개선과 함께 실적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물론 이마트와 강 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마트가 최근 초저가 전쟁 등 오프라인 고객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좋은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업체들과의 전면전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급변하는 쇼핑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했던 이마트는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 뒤늦게 쓱닷컴의 새벽 배송서비스를 시작하고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로 짓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당분간 투자비용만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이마트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런 분위기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영업적자(-299억원)를 기록했다. 1993년 서울 창동에 1호점을 오픈한 지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3분기엔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업계는 전년 동기대비 30%가량 줄어든 1300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9조원에 육박하던 이마트의 기업 가치는 최근 3조원 수준까지 추락했다.

강 대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가 이러한 위기를 바탕으로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전략을 어떤 방향으로 재정립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판매 확대보다 무너진 이마트의 내실을 세우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에 ‘올인’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마트의 새 미래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지금 위기는 경영진의 안일함이 가장 컸다”며 “트렌드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보단 임기응변식 대처에 급급했던 것이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임 대표는 온라인사업도 잘 안되고 오프라인 고객도 감소하고 있는 이마트의 두가지 상황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경험 없어 vs 고정관념 탈피

신세계 안팎에서는 강 대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실제 현장 경험 없이 외부 컨설팅 경험만으로는 뜬구름만 잡다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실적에 영향을 줄 만한 체질개선이나 혁신에 가까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 경계가 허물어지고 업황 자체도 안 좋은 상황에서 내부 승진보단 고정관념을 탈피한 외부 승진으로 기존 한계를 넘고자 한다”며 “(이번 인사가)새로운 이마트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원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가 그리는 유통의 미래, 이마트의 청사진은 어떤 방향일까. 온라인업체 공세에 밀려 사상 최대 위기를 맞은 이마트를 위해 그가 채울 첫 단추는 무엇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프로필
▲1969년 부산 출생 ▲1998년 오산고 졸업 ▲1993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2004년 와튼스쿨 MBA ▲1993년 행시 합격 ▲1994년 농림수산부 식량정책과 및 농수산물 유통기획과 ▲2005년 베인앤컴퍼니 입사 ▲2014년 베인앤컴퍼니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


☞ 본 기사는 <머니S> 제616호(2019년 10월29일~11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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