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아닌 '아파트 귀한' 서울에 공급하라"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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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강연을 경청하는 청중. /사진=장동규 기자


부동산을 둘러싼 이슈가 혼재돼 투자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 금리인하에 따른 대체투자처 부재로 3기신도시 토지보상금 40조원과 시중 부동자금 1170조원이 부동산에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과 함께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갈등 등 해외경제 리스크가 부상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재테크를 향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올해 14회를 맞은 경제전문지 <머니S>의 ‘머니톡콘서트’가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가운데 300여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꽉 메웠다. 이날 부동산 칼럼니스트 아기곰(필명)은 ‘부동산 규제와 집값 전망’를 주제로 부동산 상황을 진단한 데 이어 배용환 부동산클라우드 대표는 ‘알짜 수익형부동산, 경매로 알아볼까’ 강연을 통해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다. <편집자주>

[부동산 규제 속 나만의 투자법 찾기-상] ‘집값 안정’ 해법은?

“집값이 높은 규제지역의 부동산을 안정시키는 게 정부정책의 의도였는데 정반대의 상황으로 흘러왔습니다. 현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점수를 매기면 40점.”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는 경제전문지 <머니S> 주최로 열린 ‘제14회 머니톡콘서트-부동산 규제 속 나만의 투자법 찾기’에서 ‘부동산 규제와 집값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며 “부동산 규제와 경기침체에도 인기지역으로의 투자 쏠림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돈의 이동’에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경기하강 때는 전체 부동산이 자연스레 하락하는데 주식시장과 지방 부동산은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오히려 서울 부동산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수요-공급 불균형·지역적 불균형 초래

아기곰이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올해까지 약 5년 동안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7.0% 줄었고 전월세 거래량은 36.0% 늘었다.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했음에도 서울 집값은 현정부 출범 후 20.4%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집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을 보면 분당·영등포·양천·마포·송파·동작·성동·강남·광진·용산 순이다. 분당을 제외한 나머지가 서울이며 규제가 집중된 투기지역이거나 투기과열지구다. 상위 30개 지역으로 확대해도 27개 지역은 규제지역, 3개만 비규제지역인 대전 유성구, 광주 서구, 경기 부천시다.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8·2부동산대책은 청약과 재개발·재건축 관련규제를 비롯해 세제·대출 규제를 집중적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집값 안정은커녕 시장의 매물을 없애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이런 현상은 세금정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이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해 양도소득의 최대 절반을 세금으로 내도록 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8~10년 의무임대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한채당 과태료가 올 10월부터 3000만원으로 올랐다. 기존 과태료는 1000만원이었다. 2021년 9월 이후에는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중복 허용기간도 3년에서 2년으로 짧아진다.

부동산거래는 위축됐지만 호가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1년 만에 다시 9·13대책이 나왔다. 투자심리가 더 위축됐음에도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는데 부동산이 오르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기곰은 부동산이 전체적으로 하락해도 지역별·가격별 양극화를 막을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 정부 때는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상승률 격차가 7.1%포인트였는데 이번 정부 들어 16.7%포인트로 확대됐다.

8·2대책 이후 지금까지 고가아파트 상승률은 22.8%, 즉 한채당 1억3117만원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서울은 아파트값은 각각 7.9%, 17.2% 급상승했고 5대광역시의 경우 0.3% 상승했다. 지방 소도시만 아파트값이 7.2% 하락했다. 2년3개월 새 상승·하락 지역의 집값이 10%대로 오르거나 떨어졌다. 9·13대책 이후에도 상승·하락 지역의 리스트는 바뀌지 않았다.

아기곰은 양극화·차별화의 원인에 대해 “돈이 지방 부동산에서 서울 부동산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에서 주택 1억원짜리 10채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지난해 4월 전 양도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집을 팔아 현금 10억원이 생겼을 경우 그는 이 돈을 어디에 투자했을까.

아기곰은 “부동산 투자자는 보수적인 성향이라 부동산을 팔아도 주식시장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다.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생각하는 더 고가의 서울 부동산에 투자한다”며 “투자할 곳이 없다고 부동산 판 돈으로 스테이크를 사먹을 순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다른 이유는 수요-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라는 게 아기곰의 분석이다. 정부의 수도권 3기신도시 개발도 이와 관련이 있다.

아기곰은 “베드타운에 계속 집을 짓는 것은 문제”라며 “신도시에 부족한 건 집이 아니라 일자리”라고 지적했다. 평균 일자리 비율을 보면 서울은 51.9%에 달하는 전형적인 업무지구다. 전국 평균은 40.8%며 정부가 3기신도시로 개발 예정인 경기도권을 보면 ▲남양주 23.8% ▲인천 계양 25.7% ▲하남 29.5% ▲부천 34.3%다. 나머지는 일을 하러 서울로 간다는 의미다.

아기곰은 “주택보급률 100%가 넘은 상황에 필요한 건 양적공급이 아닌 질적공급”이라며 “실수요자가 원하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아파트를 지어도 결국은 살고 싶은 집이 부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양주·인천·파주 등은 전통적으로 아파트값이 잘 오르지 않고 미분양이 많은데 또 주택을 공급해 공급과잉만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서울은 ‘아파트 귀한 도시’ 될 것

서울은 층수 제한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인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고 도시형생활주택 등 빌라 개발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 준공주택 중 아파트 비중은 2005~2011년 75.0%, 2012~2018년 45.0%로 급감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비중은 58.0%로 전국 평균 61.4% 대비 낮은 유일한 도시다.

아기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파트가 줄어든 도시가 서울이고 이는 주거의 질이 점점 나빠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 이후 내년에는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1년에 종부세 500만원을 내다가 갑자기 1000만원을 내게 된 사례를 가정했다. 월급으로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지만 집값이 꼬박꼬박 오르던 서울일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세금을 무리해서 부담하는 쪽을 선택한다. 하지만 종부세 100만원 내던 지방에서 200만원이 나오면 가격이 내리는 집을 굳이 보유하지 않고 팔게 돼 지방 부동산을 하락시킨다.

아기곰은 “서울·분당·광명·과천 등은 계속 오르고 비규제지역인 경기 부천·산본·의왕, 지방 대전·대구·광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거나 규제지역에 법인을 설립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정책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이 100%는 아니어도 30~50%는 역할을 한다”며 “과거 부동산을 보면 정작 집값을 내린 건 규제가 아니라 공급이었다”고 말했다. 보금자리 정책은 서울 강남에 좋은 품질의 아파트를 지속공급해 ‘기다리면 언젠가 아파트를 반값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 심리를 높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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