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베테랑 보좌관’의 스타트업 도전기

People / 이승현 투게더앱스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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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투게더앱스 부대표. /사진 이지완 기자

“보좌관 출신을 대관이 아닌 경영 측면에서도 바라봐주면 좋겠습니다.”

이승현 투게더앱스 부대표가 국회와 스타트업을 오가며 느낀 점이다. 보좌관들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국회를 나와 대관업무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부문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2002년부터 17년간 국회에 몸 담았던 이 대표는 지난 4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유명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아닌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스타트업에 뛰어든 것. 보좌관에서 기업인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스타트업 대부분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적자에 허덕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는 현재 회원 20만명, 누적 투자액(매출액) 5000억원 이상, 업계 3~4위 수준인 P2P기업을 이끌고 있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회사의 성장만 바라보고 힘찬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력은 충분하다

그는 남들보다 일찍 보좌관이 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만 30세에 보좌관이 된 것. 이후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였다. 올해 나이 43세인 이 대표는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이 대표는 “보좌관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본다. 15년 이상 국회에 있으면서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도 지낸 바 있다”며 계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이어 “하지만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1년간 보좌관을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졌다”며 “국회를 나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현장을 체험하고 싶었고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경영에 접목해보자는 생각도 갖게 됐다”고 국회를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보좌관은 웬만한 대기업 직장인보다 연봉이 높은 편이다. 공무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받는 생각지 못한 혜택도 상당하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나오니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대출 연장이 안돼 깜짝 놀랐다”며 “금리가 많이 올랐다. 그렇다고 회사로 오고 나서 연봉이 크게 오른 것도 아니다”며 웃었다.

그는 국회를 나와 보니 보좌관 출신들이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각보다 다양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보좌관은 생각보다 그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 보좌관은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한다”며 “정상적인 보좌관이라면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의 경영평가, 감사부터 예산을 볼 줄 알고 결산도 할 줄 알며 법도 볼 수 있다. 정부의 정책흐름도 그렇고 각종 민원에 대한 대응으로 광범위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보좌관 업무와 기업경영의 형태에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봤다. 그는 “국회 보좌관들은 경영평가를 하고 감사를 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민원을 처리한다. 이 과정이 기업에 똑같이 있다. 이런 노하우를 회사에 어떻게 정형화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스타트업의 90%가 적자로 허덕이고 또 90%가 사라진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런 구조는 비정상적이다.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의 관점을 가진 보좌관들이 충분히 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보좌관 출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다방면으로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아쉬워했다. 보좌관 출신들이 기업으로 향하면 맡는 업무가 딱 정해져있기 때문. 이 대표는 “보좌관 출신들은 기업으로 오면 대관만 한다”며 “주변에 보좌관 출신인 지인이 있는데 지금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지금 있는 기업에서는 대관이 아닌 경영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실제 그 기업을 크게 성장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새로운 가치창출 꿈꾼다

이 대표 역시 투게더앱스로 오기 전 대관 업무를 담당해달라는 국내 유명 기업의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대관보다 새로운 가치창출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국회에 들어가기 전 몇차례 창업을 시도한 전례가 있다. 그 시작은 1998년이다. 이 대표는 “변호사인 지인과 창업을 한 적이 있다. 고시생들에게 고시정보 등을 알려주는 플랫폼이었다”며 “변호사와 회계사 정보를 기반으로 이들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지 알려주는 것이었다. 당시 PC통신이 주를 이룰 때였는데 사법고시 공부를 하던 중 그만두고 창업에 나섰다. 이후 인터넷 붐이 일면서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에도 사업을 시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특허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을 했다. 특허가 있으면 거래를 통해 서로 구매하라는 것이었다”며 “사람들이 특허는 좋아하는데 막상 구매하려고 하면 위험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허에 대한 가격평가도 잘 안됐다”고 당시 어려움을 떠올렸다.

두차례 창업을 시도했던 그는 시민단체 사회봉사를 하던 중 국회로 들어서게 됐다. 그랬던 그가 최근 국회를 나온 이유는 투게더앱스의 설립자인 김항주 대표와의 인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3년, 김항주 대표와는 운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게 됐다.

이 대표는 “P2P금융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에 김항주 대표가 이런 개념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고 서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보니 P2P금융의 가치를 알게 됐다”며 “이렇게 얘기하던 것들이 실제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더 늦기 전에 의기투합해야겠다는 생각에 공직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에서 민간인이 된 그의 목표는 간단하다. 이 대표는 “P2P금융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부업이나 사채시장뿐만 아니라 각종 대안금융시장을 P2P금융이 투명하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의 재창출과 동반성장의 기회를 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회사를 더욱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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