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땡그랑 1000원 3년이면… ‘잔돈 재테크’ 똑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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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시대가 지속돼 마땅한 재테크 수단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작은 돈이라도 알차게 굴리려는 ‘스몰머니’ 경제학이 주목받고 있다. ‘스몰머니’ 경제학은 우리에게 과거부터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으로 더 익숙한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빠르게 부상하고 스마트폰 확산에 힘입은 핀테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푼돈’을 모아 ‘종잣돈’을 만드는 ‘스몰머니’ 경제에 활기가 돌고 있다. ‘1000원짜리 적금통장’부터 ‘거스름 돈 주식투자’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스몰머니’ 산업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주>

[‘스몰머니’ 경제학-하] 부담없이 시작하는 투자상품


어릴 적 부모님 심부름을 다녀오면 거스름돈을 심부름 값으로 보상받곤 했다. 동전 몇닢에 불과한 금액이지만 빨간색 돼지저금통에 차곡차곡 모으다 보면 어느새 묵직해진 무게 만큼 부자가 된 듯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저금통은 아마도 당시 어린아이가 돈을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최근에는 핀테크 금융 등이 발달하면서 새거나 묵혀뒀던 잔돈이 재테크의 밑거름으로 거듭났다. 기자는 누구나 잔돈으로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는 재테크 상품들을 체험해봤다.


/사진=홍승우 기자

◆잔돈, 어떻게 불릴까?

핀테크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상품이 다양하게 나왔다. 최근에는 가입금액까지 낮춰 소액으로 간단하게 재테크를 할 수 있다. 기자는 주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 P2P금융기업 렌딧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잔돈 재테크를 체험하기 위해 카카오뱅크에서 ‘자유적금’을 새로 만들었다.

카카오뱅크 자유적금은 1000원에서 300만원까지 범위에서 가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가입기간에 따라 6~11개월 1.3%, 12~23개월 1.5%, 24~35개월 1.6% 36개월 만기 1.70%로 구분되며 자동이체를 신청해 만기가 되면 연 0.20%포인트의 추가 금리가 적용된다.

적금주기는 매일, 매주, 매월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만든 계좌주기는 매일로 설정했다. 금액은 1000원, 36개월간 자동이체로 신청해 1.9%의 금리를 적용받아 2022년 10월 만기가 되면 총 112만7293원을 모을 수 있다. 1000원 정도의 소액도 알뜰하게 모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지 않고 소액이다 보니 투자한 기간에 비해 목돈이 되지 않는 게 아쉬웠다.

자유적금을 이용하는 일부 지인은 몇주 또는 2~3개월 정도 모으다가 돈이 필요하면 해지하고 다시 개설하기를 반복했다. 적금상품이지만 돈을 계속 묶어둘만한 요소가 부족하단 점을 지적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저금통에 저금하는 대신 이자라도 받자는 생각으로 카카오뱅크 자유적금(매일)을 이용했는데 돼지저금통에 저금했다가 필요하면 빼서 쓰는 느낌”이라며 “시중은행에 달마다 넣는 30~40만원짜리 적금은 매달 꼬박꼬박 넣어야한다는 의무감이 생기는데 카카오뱅크 자유적금은 꾸준히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자는 토스의 ‘펀드소액투자’와 렌딧의 ‘채권투자’를 경험삼아 지난해부터 해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운영하는 펀드소액투자는 최소 1000원의 금액으로 간편하게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이 서비스는 펀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그만큼 상품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 간이투자설명서로 설명해놓긴 했지만 펀드에 생소한 투자자의 경우 투자판단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토스를 통해 단돈 2만원으로 5000원씩 4개의 주식형펀드에 투자해봤다. 1년여가 지난 평균 수익률은 0%에 가깝다. 투자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손실이다. 손실을 보게 된 이유는 당시 투자한 펀드가 대부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별 생각 없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소액이라도 투자전략을 세우고 상품분석을 충분히 한다면 잔돈재테크에 유용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느껴졌다.

렌딧은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잔돈재테크였다. 지난해 4월 계좌에 5만원을 넣어두고 균형투자형을 선택해 최소투자금액이 5000원인 채권 10개에 분산투자했다. 상환은 2021년 5월 완료된다. 지난달 29일 기준 원금지급률 62.05%, 정상채권·상환완료 8개, 부실금확정(손실)채권 2개, –0.09% 손실로 나타났다. 초반에는 투자한 채권상환이 원활해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실채권이 발생하면서 P2P 투자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렌딧은 분산투자라는 점에서 채권 개수를 더 늘리면 원금 손실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홍승우 기자

◆만원의 행복 “목표가 생겨”

잔돈재테크의 일환으로 과거 방영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만원의 행복’을 실생활에 적용시켜봤다. 우선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범위를 정했다. 지불수단에 따라 체크카드에 1만원, 현금 1만원씩 총 2만원으로 설정했다.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을 걸자 교통수단에 제약이 생겼다. 출근하는 곳까지 왕복 40~50㎞인데 자가용으로 출근하면 연비와 휘발유 가격을 감안했을 때 왕복 4000~5000원 정도 소비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루에 쓸 수 있는 금액 4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환승을 하지 않기 때문에 1200원에 출근이 가능했다.

출근하면 커피를 마시는데 평소에 갔던 곳이 아닌 주변에 비교적 저렴한 곳을 찾아 현금으로 2500원에 커피를 마셨다. 지출의 고비는 곧바로 찾아왔다. 카드로 담배를 샀는데 4500원이 평소보다 유독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점심식사는 점심뷔페를 하는 음식점에서 해결했다. 그곳은 현금으로 지불하면 카드결제보다 1000원 저렴한 5000원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점심시간 이후 평소 같으면 퇴근 전까지 커피나 음료를 몇잔 더 사마셨겠지만 챙겨간 물로 대신했다. 퇴근할 때도 버스를 탔고 운동 후 항상 들르던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현금 2500원)를 샀다. 저녁은 집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일과를 마치고 보니 수중에 3100원(카드)이 남았다. 남은 잔돈은 곧바로 예금통장에 이체했다.

3100원은 적은 돈이지만 5일을 모으면 1만5500원, 4주면 6만2000원, 1년이면 74만4000원으로 불어나는 액수다. 카카오뱅크의 매일적금(12개월/자동이체)을 이용하면 연 1.7%의 금리를 적용받아 약 75만원을 모을 수 있다.

‘만원의 행복’을 며칠간 지속해보니 확실히 평소보다 아끼고 잔돈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지인들과의 저녁자리 등 예상보다 많은 돈을 지출할 경우 스스로 패널티를 부과해 금액범위를 낮추는 등 목표의식도 뚜렷해졌다. 일상생활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적정수준의 비용을 정해두고 생활하는 잔돈재테크 수단으로 매력이 충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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