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곡은 아직도 텅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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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일대.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상권이 여전히 ‘휑’하다. LG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이 입주하고 항공업종 종사자들이 이주하는 등 유동인구가 늘었지만 상가 곳곳은 공실이 넘친다. 기존 5호선 마곡역, 9호선 마곡나루역과 더불어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신설돼 접근성이 개선되고 서울식물원이 문을 열며 볼거리가 생겼지만 여전히 침체된 분위기다. 곳곳이 휑한 마곡은 언제쯤 가득 채워질까.

◆상권을 감싼 적막감

마곡지구는 차곡차곡 개발이 진행됐다. 기존 5·9호선 마곡·마곡나루역과 더불어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개통돼 교통접근성이 향상됐다. 또 인근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완공돼 항공업계 종사자 등 1인가구와 신혼부부 등이 대거 입주하며 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LG전자, 코오롱, 에쓰오일, 이랜드, 귀뚜라미, 넥센 등 다양한 기업이 입주를 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는 만큼 관련 유동인구가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올 4월 마곡지구의 한 공실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마곡지구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유동인구가 늘고 있지만 상권은 여전히 텅 비었다. 신축 빌딩이 많아 아직 미분양에 대한 우려는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이미 지은 지 2~3년 된 곳까지 아직도 공실로 남은 점은 마곡지구가 처한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올 4월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 인근의 한 상가를 찾았을 때 임차인 모집을 알리는 안내번호 스티커만 잔뜩 붙었는데 11월에도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인근 식당 주인 A씨는 “주변에 대기업이 들어와 장사가 잘 될 법한 상황에서 오래도록 빈 상가가 방치되면 혹시 매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편의점 직원 B씨는 “점심시간이나 오후 3~4시쯤 도시락, 음료, 담배 등을 찾는 손님이 있다”면서도 “그 시간대를 제외하면 팔리는 품목이 한정적이고 오가는 사람도 적다”고 설명했다.

B씨의 말은 사실이었다. 오후 3시쯤 편의점 앞에서 30분가량 서 있었는데 담배를 사가는 손님 2명이 전부였다. 인근의 또 다른 편의점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우연히 편의점 직원이 화장실을 가느라 5분가량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목격했는데 아무도 찾는 이가 없었다.
7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 공실인 마곡지구의 한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적었다. 인근 식당이나 가게 종업원 등이 잠시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는 모습과 지나가는 스튜어디스의 모습이 눈에 가장 많이 띄었다. 또 서울식물원을 찾아온 단체 관람객 등이 있을 뿐 상권 전체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또 주변 공인중개업소에는 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월 130만~200만원 등의 시세로 급매물이 여러 건 등록돼 있었다.

인근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C씨는 “주변 상권은 대체로 점심시간에 손님이 바짝 몰렸다가 이후엔 한가한 분위기”라며 “공실 상가가 많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적다는 말이다. 인근 직장인 들은 퇴근하면 모두 이 지역을 빠져 나간다”고 설명했다.

◆언제쯤 자리 잡을까

마곡역 인근의 한 빌딩에 위치한 또 다른 상가로 이동했다. 앞선 곳은 LG전자 등 기업과 인접한 곳이지만 두번째로 이동한 곳은 대단지아파트와 가깝다. 또 바로 앞에 아직 개발 중인 대규모 공터가 있어 유동인구가 더 적었다.
마곡지구 한 공실상가의 지난해 4월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유동인구가 적은 만큼 상가 역시 텅 비었다. 이 상가를 지난해 4월 찾았을 때와 이달에 찾았을 때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그때도 텅 비었었고 현재도 텅 비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적었고 공사 트럭과 택시,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산책 나온 주민들만 가끔 눈에 띄었다.

인근 아파트주민 D씨는 “아파트단지는 어느 곳이나 직장인들이 출근하면 한적해진다”며 “이곳도 마찬가지지만 여기저기 공사를 하고 있는 데다 텅 빈 상가까지 오래도록 방치돼 더 한산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5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 인근 상권도 비슷한 분위기다. 마곡지구 개발 초창기부터 들어선 곳이고 오피스텔과 상권이 결합돼 유동인구는 더러 있었지만 역시 올 4월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텅 빈 상가가 남았다. 곳곳에 가게가 들어섰지만 역시 하루 중 장사가 가장 잘되는 때는 점심시간 즈음에 몰렸다고 말한다.
1년 6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공실인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식당 주인 E씨는 “이곳은 기업, 아파트, 오피스텔까지 있어 마곡지구 내에서도 고정수요가 가장 풍부한 곳”이라면서도 “마곡지구 내 기업 직장인은 퇴근 후 빠져나가고 아파트 주민은 아침에 다른 지역으로 출근하고 오피스텔 주민은 대체로 스케줄이 불규칙적인 항공업계 종사자들이라 믿음직스러운 고정수요는 아니다”고 씁쓸해 했다.

마곡지구 상권은 아직도 곳곳이 휑해 대체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F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곡지구가 입지적으로 서울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요소가 한번에 완벽히 갖춰질 수는 없지 않냐”며 “지역에 따라 기반시설과 고정수요가 정착되는 시간이 다르다. 마곡 역시 지금 서서히 자리잡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8호(2019년 11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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