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 '웃고' 빌트인 '울고'… 건설경기가 부른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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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시장이 위기다. 그간 누적된 내수 경기침체와 브랜드 경쟁심화 등으로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 한샘과 리바트, 퍼시스, 까사미아 등 대형 가구업체는 물론 동서, 삼익 등 토종 브랜드들은 저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모양새. 홈퍼니싱 트렌드를 타고 잘 나가던 가구업계는 한계에 직면한걸까. <머니S>가 흔들리는 가구시장을 긴급 진단했다. 위기의 근본원인과 실태를 점검하고 생존전략이 뭔지 짚어봤다.<편집자주>

[가구업계 ‘지각변동’-④·끝] 건자재업체 ‘실적 직격탄’ 

“불황이요? 그런 건 딱히 없어요. 침대 바꿀 때가 되면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세요. ‘침대=에이스’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신혼 침대 쓰다가 아이들 침대를 추가 구매하기도 하고, 매트리스를 몇 년 주기로 교체해줘야 한다는 인식도 있는 것 같고요. 여기 보시는 이 제품이 요즘에 광고 나오는 신제품으로 300만원대….”(에이스침대 매장 관계자)

“주택 거래가 되어야 뭐가 될 텐데…. 요즘 들어선 수주 자체가 뚝 끊겼어요. 납품할 때는 없고 재고가 쌓여 시간이 갈수록 손해만 보고 있는 상황이에요. 올해는 작년 보다 더 어려워져서 매출이 반에 반토막이 났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당장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요.” (건축자재 납품업체 관계자) 

에이스침대 매장 전경/사진=머니S
건설경기 불황이 연관 산업 악화로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불황에도 잘나가는 시장이 있다. 에이스, 시몬스 등이 이끄는 매트리스 시장이 그 주인공. 반면 건자재·가구·인테리어 등 관련 산업은 주택 거래량과 신축 물량 감소로 인한 직격탄을 맞아 쓰러지고 있다. 

◆에이스‧시몬스 매트리스 강자, 이유는? 

침대의 핵심부분인 매트리스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4년 5000억원이던 국내 매트리스시장은 2014년 1조원을 넘어섰고 현재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매년 1000억원 정도 규모가 커졌다. 

갈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에이스침대가 2258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시몬스침대가 1972억원, 매트리스 렌털서비스로 인기인 코웨이가 1829억원을 기록하며 시몬스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국내 가구업체 1~3위가 모두 매트리스 라인을 론칭하면서 가구시장은 그야말로 매트리스 격전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너도 나도 매트리스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면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게 공통된 이유지만 업계에서는 매트리스업체들의 성장성·수익성과 관계가 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에이스침대 매장 내부/사진=머니S
실제 업계 1위인 에이스침대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259억원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11% 증가한 262억원을 기록했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매트리스의 제조·판매 이익률은 부엌가구, 인테리어 제품 등에 비해 5~6배 높은 편. 선두업체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매년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가져가는 배경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품질보단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소비하던 구매 패턴에서 벗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검증받은 고품질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투자도 필요하다는 가치소비 확산이 에이스침대 매출을 견인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매트리스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제조업에서 영업이익 20% 이상을 가져간다는 것은 그만큼 고가 전략으로 마진을 많이 남긴다는 의미”라며 “여기에 스프링 등 원재료가 제한적이고 개발을 진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생산시설만 갖추면 간단하게 찍어내는 시스템”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수면의 질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침대 매트리스 교환 주기가 과거 10년에서 6~7년 정도로 짧아진 것 역시 매트리스시장 성장을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매트리스가 가구업계의 마지막 저경쟁 시장이자 고수익성 시장인 것은 틀림없다”며 “매트리스업체들이 대폭 할인행사를 많이하는 것도 바꿔 말하면 침대의 마진율이 높아 많이 깎아줘도 이익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 중단… 도미노 쇼크 우려 

반면 건축자재 업종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건물 신축 및 주택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건설사에 건자재나 목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은 납품이 늦어지고 재고가 쌓여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바닥재 샘플북/사진=KCC
건축자재 제조업체 KCC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8679억원, 영업이익은 5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3.6%, 38.4% 급감했다. KCC는 도료와 창호·유리·바닥재·내외장재 등 종합 건축자재기업으로 내수용 건자재·도료 중심의 사업구조 탓에 건설경기 침체 영향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KCC 관계자는 “건자재 업계에 신축 물량이 없고 요즘 주택매매량 건수가 없다보니 리모델링 시장도 많이 죽은 상황”이라며 “올해 실적부진은 이 영향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바닥‧벽장재 등을 제조하는 동화기업 역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동화기업의 2분기 매출액은 1697억원,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38.5% 감소했다. 경기와 밀접한 페인트업종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화페인트의 도료부문과 조광페인트는 매출이 정체되고 적자는 지속됐다.

이 외 목질자재업체인 성창기업지주는 최근 합판마루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물량이 줄어들면서 주로 건설현장에 투입되던 합판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목재 전문업체 선창산업도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한 달간 합판제재 MDF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목질자재업체는 몇천억 손해를 보면서도 역마진 입찰에 나서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정기적으로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으며 문을 닫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가전 소매업자들도 도미노 쇼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가구·가전 소매업 점포수는 2016년 2분기 7010개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말에는 6672개로 줄어들었다. 2년반 만에 338개(4.8%) 감소한 것. 2016년 정점을 기록한 가구·가전 소매업 점포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악영향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광고, 고마진 정책 등을 쓰며 성장하고 있는 매트리스 업체와 달리 건축자재 기업들은 모두 주 수요처인 건설산업 경기에 영향을 받고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편”이라며 건자재 업계 불황은 앞으로 몇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영업환경이 개선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8호(2019년 11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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