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통신비 할인' 신용카드

 
 
기사공유
/사진=머니S

#직장인 A씨는 최근 통신요금 할인 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직장 동료가 추천해준 상품을 찾았지만 해당 신용카드는 이미 단종된 상태였다. A씨는 “예전처럼 혜택이 좋은 통신비 할인카드 찾기가 힘들었다. 조건에 맞는 카드를 찾아 카드사에 문의했더니 단종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신용카드가 줄어들고 있다. 일부 카드사에서 통신비 청구 할인 카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혜택이 줄었거나 연회비가 높아졌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품은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2016년 통신사 제휴 출시 열풍이 불면서 통신요금 할인 혜택이 좋은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통신사 제휴카드는 전월 카드사용 실적·통신요금 자동이체 등 일정 조건만 만족시키면 통신요금과 단말기 할부결제액을 할인받을 수 있어 ‘알짜카드’로 불린다. 소비자 선호도도 높다.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유용한 신용카드 혜택’ 1위(31%)로 ‘대종교통과 이동통신 할인’을 꼽았다.

반대로 카드사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적자상품이 됐다. 통신사 제휴 카드는 과거 수수료 구조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벌어들이는 수수료보다 투입되는 비용이 많아져 올해 초부터 단종 상품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국민카드는 ‘T Super DC7 카드’, ‘KT Super 할부 카드’, ‘KT GIGA 카드’를 발급 종료 했다. 현대카드 역시 ‘KT 현대카드M Edition2’와 ‘LG U+현대카드M Editon2’의 신규, 교체, 갱신 발급을 종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여파로 소비자에게 알짜카드라 불리는 혜택 좋은 카드는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알짜카드’ 축소 불가피”

카드업계는 통신사 제휴카드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사가 카드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여 수익 감소를 방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석을 보면 올해부터 혜택을 줄여 2021년까지 3년간 카드회원 혜택이 900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말이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카드 상품에 탑재된 부가서비스를 축소해 마케팅비를 절감해야 한다.
카드사 실적./자료=각 사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카드사는 비용을 줄이기에 나섰다. 일부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비용을 절감하며 실적악화 방어에 성공했지만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힘든 중소형사의 경우 수수료 인하에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을 보면 8개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9405억원으로 전년(9668억원)과 비교해 2.7%(263억원)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가맹점 수수료가 본격적으로 인하되면서 수익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감소폭은 적은 편이다.

각종 인건비, 카드혜택 줄이기 등 각종 비용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 이용액이 크게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수수료율 인하 여파가 컸다는 평가다.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전년 대비 5.1%(20조5000억원) 늘어난 426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크게 늘었다. 카드 이용액이 늘었지만 오히려 수수료 수익은 134억원이 감소했다.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3분기 금융지주 카드사의 실적이 나온 가운데 카드수수료 비용절감이 가능한 카드사와 그렇지 못한 곳은 희비가 엇갈렸다. 비용절감, 수익다각화에 성공한 신한, KB국민,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순이익이 늘었지만 하나카드는 수수료 인하에 직격탄을 맞았다.

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2% 감소했다. 누적 순이익은 498억원으로 37.8% 줄었다. 중소형사인 하나카드는 수익구조가 가맹점 수수료에 집중된 탓이다. 또 비용절감에 나선 대형사와 달리 하나카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이 적어지니 비용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다. 대형사는 사업다각화에 나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카드사는 마른수건 짜내듯 비용을 줄이고 있다”며 “다만 비용 절감에는 한계가 있어 중소형 카드사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가서비스 축소 힘들어… 단종

카드사가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통신사 제휴카드로 대표되는 알짜카드가 단종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발급 가능한 통신사 제휴 카드는 10개 정도다. KB국민, 우리, 롯데, 하나, 삼성카드에서 실적에 따라 통신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2016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 개정안으로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 유지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축소됐다. 여신업법 감독규정을 보면 카드사는 신상품을 출시할 때 부가서비스를 3년간 유지해야한다. 의무 유지기간이 지나면 약관 변경으로 서비스 내용을 바꿀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부가서비스 축소를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감독규정이 개정된 2016년 1월 이후 금감원이 부가서비스 축소를 위한 약관 변경을 단 한차례의 승인조차 없었다. 이에 카드사가 당국의 승인절차가 필요 없는 단종으로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신사 제휴카드를 판매하고 있는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 카드사에서 통신사 제휴카드를 단종하고 있다”며 “확실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해당 카드가 단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8호(2019년 11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081.85상승 21.1118:01 12/06
  • 코스닥 : 628.10상승 10.518:01 12/06
  • 원달러 : 1189.60하락 0.618:01 12/06
  • 두바이유 : 64.39상승 118:01 12/06
  • 금 : 63.02상승 0.2918:01 12/06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