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호, ‘조선 구조조정’ 순항할까

CEO In & Out /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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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성동조선해양 매각을 비롯해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을 잘 마무리하겠다.”

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조선업 구조조정과 회생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면서 조선업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방 행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성동조선의 매각을 첫 경영과제로 꼽았다. 성동조선은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3차례 매각에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한 곳이다. 올해 연말까지 4번째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청산절차(파산)에 들어간다.

수은은 성동조선의 분리매각을 검토 중이다. 방 행장은 경남도지사 직속 경남도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를 다룬 바 있어 성동조선의 매각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방 행장은 “성동조선 매각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효과적인 매각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조선기업 구조조정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법원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긴장하는 자세’ 수출기업 지원 확대

11월1일 임기를 시작한 방 행장은 취임각오로 사자성어 ‘침과대단’(枕戈待旦)을 제시했다. ‘창을 베고 누운 채로 아침을 맞는다’는 의미로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일한다는 각오다.

최근 수은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수출신용기관의 역할이 부각됐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국내기업의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관련 26개 기업이 직간접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수은이 빌린 여신 잔액은 3조1400억원이다.

방 행장은 수은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가별, 산업별 맞춤형 전략을 모색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정보기술·바이오 등 4차산업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다.

방 행장은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이나 신규투자가 필요하면 적극 지원하고 대외 수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수은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정보기술·바이오 등 4차산업 등 경쟁력 있는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키워드는 ‘혁신’을 꼽았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혁신금융에 발 맞춰 중소기업들이 혁신성장을 돕는다. 또 신남방 정책 지원 등 대외경제협력의 핵심기관으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방 행장은 “수은은 수출금융뿐만 아니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경협증진자금 등 대외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수은이 보유한 금융지원 수단을 활용해 신남방정책 등 정부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소통 행보, 낙하산 꼬리표 뗄까

취임 첫날 방 행장은 본점 건물 전 층을 돌며 직원들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 행장이 선임과정에서 정통관료 출신이라는 배경과 ‘낙하산’ 인사라는 잡음이 나와 소통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방 행장은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에서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제2차관 등을 거친 ‘예산통’이다. 국제금융 경력은 세계은행에 파견 나간 3년이 전부다. 수은 행장 자리에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내려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수출입은행
과거 수은 행장은 재무부,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료가 다수 자리했다. 역대 수출입은행장 20명을 살펴보면 기획재정부 출신이 12명에 달하며 한국은행 출신자도 5명이나 된다. 금융감독원원과 특수은행으로 분류됐던 옛 주택은행 출신자도 각각 1명이다. 우리은행장을 거친 이덕훈 전 행장도 국무조정실 산하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은 노조 측은 “방 행장의 금융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흘간 출근을 저지했다. 지난 2008년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기관장 공모제 활성화 방안’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깜깜이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방 행장은 “예산은 단순 숫자가 아니라 그 뒤에 정책이 있다”며 “예산 업무를 하다보면 거시경제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부분의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은 안팎에서 방 행장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변화무쌍한 국제금융시장에서 수은이 정책금융기관의 위상을 다지고 경제협력외교 활동에 일조해야 한다는 기대다. 총선 때마다 산업은행과 합병 가능성도 제기돼 국책은행으로서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방 행장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며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수은 조직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혁신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필

▲1962년생 ▲수원 수성고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학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성균관대학교 국정관리대학원 박사 ▲1984년 행정고시 합격 ▲1985년 기획재정부 ▲2000년 세계은행 선임 공공개발전문가 ▲2003년 기획재정부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과장 ▲2006년 대통령비서실 정책비서실장 ▲2010년 기획재정부 대변인 ▲2013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014년 기획재정부 제2차관 ▲2015년 보건복지부 차관 ▲2019년 1월 NH농협금융 사외이사 ▲11월 수출입은행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18호(2019년 11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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