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정조준,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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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년 만에 부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첫 지정지역으로 서울 27개 ‘동’을 확정했다. 분양가상한제 지정지역을 시·군·구가 아닌 ‘동’ 단위로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업계가 당초 예상한대로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여의도가 타깃이 됐다.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대표 부촌이고 재건축·재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가 목표한 서울 집값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까.

◆부촌 재건축아파트가 집값 상승 원인?

지난 6일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는 위원장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17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집값 상승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개선을 추진했다”며 “고분양가 관리를 피해 후분양을 선택하거나 일반분양 물량을 민간임대업체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추가 지정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에 국토부가 정한 건설업체의 적정이윤을 보태 분양가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다. 지난달 29일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는 투기과열지구 가운데 ▲분양가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 ▲매매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 ▲청약경쟁률이 5대1 이상(85㎡ 10대1 이상)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하면 주거정책심의위가 지정할 수 있다.

이번에 지정된 분양가상한제 지역은 ▲강남구 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동 ▲서초구 잠원·반포·방배·서초동 ▲송파구 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동 ▲강동구 길·둔촌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마포구 아현동 ▲용산구 한남·보광동 ▲성동구 성수동1가다. 강남4구는 45개 동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2개 동이 지정됐다.

국토부는 최근 1년간 분양가상승률이 높거나 서울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는 지역 중에 일반분양 예정물량이 많은 곳을 검토했다고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아파트가 이번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전망이다.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된 지난달 29일 이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했고 내년 4월29일 안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예외가 인정된다. 한남3구역,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3차, 둔촌주공 등 30개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대상이다.
이문기 실장. / 사진=뉴시스

◆아파트값 얼마나 낮아지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기준 대비 10% 안팎으로 낮은 가격에 분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HUG 가격보다 5~10%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포 등의 HUG 분양가가 3.3㎡당 최고 4800만원대인데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4500만원 이하로 예상된다. 85㎡짜리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전체 분양가가 약 7800만원 내려가는 효과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반값아파트’ 수준이다. 시세차익이 크다 보니 ‘로또청약’ 우려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는 약 170만가구고 한해 일반분양 물량은 1만~2만가구 수준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청약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단지에 대한 청약쏠림과 분양시장 과열을 부추겨 로또청약 논란을 낳을 것”이라며 “생활권이 비슷한데 동 단위 규제에 따라 분양가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함 랩장은 청약가점이 50~70점대로 높은 경우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청약1순위 요건은 무주택 세대주고 과거 5년 내 아파트 당첨사실이 없어야 한다.

실수요자가 주의해야 할 것은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아도 예전처럼 첫 입주 때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게 불가능하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5~10년 전매제한과 2~3년 의무거주가 적용돼 ‘임대 후 입주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당첨자에 대해서는 자금출처 전수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일반아파트 매매·전세시장 어떻게 되나

일각에서는 새 아파트 분양물량이 한정됐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신축 10년 이내 아파트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반대로 정부는 분양가가 낮아지면 연쇄효과로 인근 아파트값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신축아파트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 효과가 선반영돼 추가 상승은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인해 전셋값이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R&C 소장은 “동 단위 지정으로 인해 옆동의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 여의도, 용산은 인근 집값이나 주거 수준이 비슷한데 이런 핀셋규제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김 장관은 “이번에 지정하지 않은 지역도 정밀 모니터링을 해 과열 조짐을 보이면 추가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지정을 피한 경기 과천시, 서울 흑석동, 북아현동 등도 지정 가능성이 대두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8호(2019년 11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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