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풍선효과? ‘바람 빠진’ 홍콩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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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피크에서 바라본 홍콩 전경./사진=홍콩관광청
[홍콩 시위와 한국 경제-중] 일본과는 사정 다르다

시위 여파로 홍콩여행에 먹구름이 끼었다. 앞서 홍콩은 한국 국민의 일본여행 보이콧 풍선효과를 누릴 대체 여행지로 기대됐다. 지난 6월9일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시민들이 구름처럼 거리를 메웠다. 당시만 해도 시위가 이처럼 심각해지고 길어질 줄 몰랐다. 시위는 벌써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매주 주말 이어진 시위에서 참극도 빚어졌다. 총기 사고와 시위대 간 충돌 등 유혈사태가 잇따랐고 불안감에 홍콩 여행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홍콩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세계 100대 인기 여행지’(Top 100 City Destinations 2018) 1위에 올랐다. 연간 방문객수는 약 3000만명으로 웬만한 단일국가의 총 방문객수를 능가한다. 아시아지역을 잇는 허브이자 비즈니스 도시로 여행지 홍콩의 앞날은 밝았다.

하지만 시위가 장기화되고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세계 1위 여행지로서 홍콩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홍콩의 전체 여행시장에서 한국 여행객 비중은 크다.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과 더불어 한국은 다섯 손가락에 드는 주요시장이다. 연간 한국인 방문객수는 약 140만명에 한국과 홍콩을 오가는 주 항공편은 약 210회에 달한다.

◆엎친 데 덮친 여행업계, 홍콩 패키지는 ‘바닥’

시위 여파로 홍콩을 오가는 한국 여행객이 급감했다. 홍콩관광청에 따르면 전년 대비 한국 여행객 감소폭은 지난 8월 36%, 9월 59%, 10월 58%였다. 직전 3개월 동안 많게는 60% 가까이 감소했다. 비즈니스 등 상용여행을 제외한 패키지는 ‘바닥’ 수준이라는 뜻이다. 다만 홍콩여행의 80% 이상인 개별여행의 감소폭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행업계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90%대까지 빠진 것. 종합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실적은 일본여행과 똑같은 상황”이라면서도 “항공편이 유지되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 이유로 그는 일본여행은 정치적 갈등이 해소되더라도 국민감정 상 회복세가 난망한데 반해 홍콩은 사정이 다를 거라는 기대감을 들었다. 실제 홍콩은 2003년 사스사태가 정리되자마자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대체 여행지로 홍콩시장을 기대했는데 시위가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면서 “여행객을 겨냥한 사고는 없지만 공항 폐쇄와 도로점거에 따른 여행지의 불확실성, 게다가 인사사고와 관련한 안전성이 홍콩여행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홍콩 상황이 어떤 형태로든 정리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경제적이익과 시위에 따른 홍콩 서비스산업 악화에서다. 우선 홍콩은 영세율을 비롯해 세계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손꼽힌다. 현재 1400여개 글로벌기업의 아시아본부가 자리한다. 이번 시위로 글로벌기업들의 홍콩 탈 러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았다. 또 숙박과 식음료시장이 침체돼 시위 장기화에 대한 홍콩인의 시선이 엇갈린 지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중국이 홍콩을 통해 누리는 경제적인 이익을 포기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베이징이 사태를 매듭짓지 않겠냐는 것이다. 홍콩은 현재까지 중국의 경제가 해외로 이동하고 외국자본이 유입되는 주요 통로다. 중국산 제품은 그동안 홍콩을 통해 미국의 관세를 피해왔다. 특히 중국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 신뢰도 높은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해외자본을 끌어들였다. ​지난해 중국기업은 IPO로 약 642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는데 이 중 절반이 홍콩에서 이뤄졌다. 또한 홍콩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위안화 거래시장이다.

홍콩 소호의 거리벽화./사진=박정웅 기자
◆상황 정리되면 회복세 빠를 듯… “일본과 달라”


이와 관련해 홍콩 관광당국의 입장을 들었다. 지난 8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권용집 홍콩관광청 한국지사장은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시장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면서 그 이유로 “(일본여행 보이콧처럼) 한국인 여행객은 상황에 따른 쏠림현상이 심하고 예전과는 달리 여행지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 8월 공항폐쇄에 대해 권 지사장은 “이제는 시위대의 공항 주변 진입이 원천 봉쇄됐고 당시 많은 시민도 (공항폐쇄를) 원치 않기 때문에 공항이 폐쇄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일본행 항공편이 대폭 줄어든 데 비해 홍콩행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데다 오히려 연내에 증편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홍콩 간 항공편은 지난 8월 주 213회에서 12월19일 219회로 감소하기는커녕 소폭 증가할 예정이다.

권 지사장은 최근 홍콩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시위가 소강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여행객의 마음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였다. 일단 항공과 호텔은 여행객 감소와 관련한 프로모션을 이용했다. 그는 “디즈니와 오션파크 등 주요 테마파크, 소호와 노호 등 평소 북적이던 여행지를 여유 있게 둘러봤다”고 말했다. 연간 2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여행객이 큰폭으로 감소하는 등 전체 여행객이 줄어들어 여행지가 한산했다는 것이다.

권 지사장은 “여행지에서 시위는 없었다. 시위가 주말에 집중되는 만큼 주중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돌발 사태에 대비해 “시위장소를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주홍콩 한국영사관 홈페이지에 공지되는 실시간 시위장소를 확인해 현지일정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시위가 발발하기 전 올해 홍콩을 찾은 한국인은 순증세를 보였다. 지난 5월까지 누적 약 64만명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약 1.3% 증가했다. 2월에는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면 14만명대를 찍었다. 홍콩공항이 폐쇄된 8월부턴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9월부터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10월10일까지 누적 약 97만명으로 전년대비 12.9% 감소했다. 다만 상용여행을 감안하면 연말까진 100만명은 넘을 전망이다. 또 사태해결 추이에 따라 홍콩여행 회복세는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9호(2019년 11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정웅 parkjo@mt.co.kr

자전거와 걷기여행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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