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블록체인 게임? '기준'부터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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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1시30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1·2위를 다투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만났다. 결과는 3대1로 리버풀이 승리하며 끝을 맺었지만 경기 후 판정논란에 휩싸였다. 경기 중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리버풀 선수 손에 공이 맞았지만 주심이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 이를 두고 해외축구팬과 현지 언론 사이에서도 반칙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핸들링 반칙규정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직면한 이슈가 떠올랐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 스타’에 대해 등급거부(예정) 판정을 내리면서 ‘사행성’과 ‘기술 혁신’이라는 입장이 격렬하게 대립했다.

인피니티 스타의 심의를 신청한 노드브릭을 포함해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 중인 기업들은 한 목소리로 “혁신기술이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고 이야기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각 블록에 데이터가 기록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서비스가 종료돼도 이용자의 자산가치를 지킬 수 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으로 변환해 같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외부거래소나 다른 게임에서 활용도 가능하다. 즉 가상의 공간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로 자율경제를 구현하는 것이 블록체인 게임의 강점이다.

인피니티 스타가 등급거부 판정을 받으면서 게임업계는 사실상 국내시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금지된 것으로 본다. 블록체인기술의 하나인 NFT가 사행성 판단의 기준이 되면서 모든 관련 게임을 막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게임위는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한 건전한 게임은 언제든 환영한다면서도 이번 심의에 대해서는 완고한 입장을 표명했다. 기술의 활용성에는 주목하지만 획득한 재료를 가상 재화로 변환할 수 있고 이용자의 조작이나 노력을 통해 게임결과에 미칠 영향이 드물기 때문에 등급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사행성 조장의 우려가 있고 블록체인기술 특성상 해킹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이마저도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이 아닌 게임위의 견해다.

블록체인 게임의 시비를 가리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명확한 기준이다. 혁신기술과 사행성을 명확하게 규정짓는 기준이 없다보니 서로 같은 주장만 반복하며 공회전에 머물렀다. 우리는 이미 중국 판호 대응, 중국산 게임 규제 역차별, 셧다운제,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도입 등 끔찍한 성장통을 겪었고 대부분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정부가 각 부처와 산업군 간 다양한 이해관계를 검토하다보니 정작 당사자들은 ‘죽도 밥도 안된’ 상태에서 허우적댄다.

인피니티 스타 논란은 불확실한 규제와 모호한 기준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단순히 개발사 노드브릭과 게임위 간 논의에 그치는 것을 넘어 정부 차원의 ‘결단’이 없다면 블록체인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을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619호(2019년 11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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