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에 요동치는 항셍지수… 글로벌 증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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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와 한국 경제-하] 여의도 증권가도 ‘촉각’

잠잠해진 줄 알았던 홍콩 시위가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증시에 긴장감이 감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던 홍콩 항셍지수가 시위 영향으로 2% 넘게 급락하면서 증권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올해 9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하면서 홍콩 시위가 전보다 소규모로 축소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달 8일 시위 현장 인근 건물에서 최루탄을 피하다가 추락한 홍콩 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씨가 숨지면서 경찰에 대한 반감이 고조됐다.

11일에는 시위 현장에서 한 교통경찰이 도로 위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려 몸싸움을 벌이던 중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영상이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되면서 홍콩 민심이 벌집을 들쑤셔 놓은 듯 흉흉해졌다.

생중계된 영상을 보면 이 경찰은 다가오는 또 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 2발을 추가로 발사해 모두 3발의 총격을 가했다. 이날 실탄에 맞은 시위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홍콩 시위는 한치 앞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증권가에선 최근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기대감으로 긍정적이던 분위기가 자칫 홍콩 시위로 한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까지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콩 항생지수 ‘출렁’, 국내 투자자 ‘덜덜’

지난 8월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홍콩경찰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6월 촉발된 홍콩 시위와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으로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 4월16일 장중 고점인 3만280.12을 기록한 뒤 송환법 개정 반대로 시위가 격화된 올 8월13일 장 마감까지 16% 이상 빠지는 등 주식시장이 침체를 겪었다.

송환법 철회와 함께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홍콩 시위가 다시 과격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11월11일 홍콩 항셍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2% 넘게 떨어지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0% 하락한 2만7070.55에 거래를 마쳤다.

11월12일 들어 다소 낙폭을 줄였지만 시위 여파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홍콩 시위를 두고 홍콩 경찰의 강경대응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홍콩 시위 관련 뉴스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송환법 철회 이후 2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시위에서 소규모의 민주화 운동 성격으로 전환됐지만 시위대 강경 진압 등의 소식이 불안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항생지수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시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최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로이터 등 외신은 알리바바가 11월11일 중국 전자상거래 매출이 급증하는 ‘광군제’ 직후 홍콩거래소의 승인을 받아 이르면 11월 마지막 주에 상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홍콩 항생지수가 시위 영향으로 요동치면서 알리바바가 상장을 또다시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알리바바는 애초 8월에 150억달러(약 17조4500억원) 규모로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홍콩 시위 등으로 항생지수가 급락하면서 상장을 연기했다.

홍콩 항셍지수의 주식을 직접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홍콩 시위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사들인 홍콩 항셍지수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11월1∼11일 국내 투자자의 홍콩 항셍증시 주식 매도금액은 4761만달러로, 거래일 기준 하루 평균 680만1400달러(약 8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진 지난 10월의 같은 기간(10월1~11일) 매도액(3324만3000달러)보다 30.18% 늘어난 수준이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홍콩 항생지수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올 8월 홍콩 시위가 절정에 달했던 수준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시위 장기화 땐, 국내 증시도 후폭풍


증권가에서는 홍콩 시위가 국내 증시에 부담요인이 될지는 이번 시위 사태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군사개입이나 미국의 도움 없이 홍콩 시위가 금융시장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낮다는 배경에서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최근 벌어지는 홍콩 시위와 관련해 “금융시장에 핵심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 과정인 만큼 미국도 이슈화 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그러나 과격한 진압이 중국 정치권에 어떠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한다면 다음달로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은 사실상 장기 표류가 예상된다. 나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이 대중국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홍콩 시위 이슈는 원/달러 환율로 보면 상승(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중국의 무력진압이나 서방권 제재로 사태가 악화되면 환율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9호(2019년 11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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