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85%까지 빌려줍니다"… '거품' 만드는 P2P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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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금융이 갭투자 실탄?… 상한 규제없어 보완책 시급

아파트 전경./사진=뉴스1

“내집 마련해야 하는데 은행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는 부족하시죠? P2P로 85%까지 빌려드립니다.”

한 P2P금융업체의 광고 문구다. 지난해 정부는 ‘9·13 대책’을 발표하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는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를 40%로, 조정대상지역은 LTV 60%에 DTI 50%로 제한했다. 반면 P2P금융은 현재 기존 금융권과 달리 부동산 담보대출에 제한을 받지 않는 상황이다.

P2P금융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며 제도권으로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금융당국이 감독할 권한이 없다. P2P금융 부동산대출이 시장에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P2P 부동산담보대출은 1·2금융권보다 대출 과정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다. 업체마다 구체적인 조건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대출 한도가 높게 책정된다. 대부분 부동산 P2P금융 업체들은 LTV를 70~90%까지 적용하고 DTI 제한은 없다고 안내한다. 중도상환에 따른 수수료도 따로 받지 않는다.

◆P2P금융, ‘우회대출’ 악용 우려

P2P금융이 우회대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의 빈틈을 이용해 지난해 말부터 6개월 동안 ‘우회대출’을 받은 금액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후 정부는 주택매매업도 LTV 규제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P2P대출은 규제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전체 금융기관을 조사한 결과 주택매매업 법인사업자의 2018년 기준 2200억원이었던 투기·투기과열·조정대상지역의 부동산 관련 대출금이 올들어선 지난 6월 현재 1600억원으로 27.3%(6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임대업 대출은 개인사업자의 경우 0.6%(400억원), 법인은 13.7%(700억원)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대표 우회대출 수단으로 지목됐던 주택매매업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해 말 7000억원에서 올해 6월 21.4% 늘어난 8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임대업이나 같은 업종 법인사업자와 비교하면 비정상적인 증가폭이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6개월 동안 급증한 1500억원의 대출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영업목적의 개인사업자 등록증을 보유용 주택 매입에 이용한 우회대출일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지난 1일 주택매매업도 LTV 규제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P2P 대출 등 또 다른 우회대출 방법과 통로가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 역시 부동산 P2P 대출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리가 낮지만 제한이 큰 전세자금대출까지 이용해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P2P금융을 이용한 부동산 투자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뒤 매매가와 전세보증금 간의 금액차를 활용한 투자(갭투자)가 기승을 부려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 자기 자금으로 전세를 살던 사람이 집값이 계속 오를 것 같은 불안감에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갭투자로 집을 산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수요 증가는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정부는 11월11일부터 시가 9억원이 넘는 고가의 집을 가지고 있는 1주택자들은 전세대출을 제한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유자금이 확보되지 않은 투자자들이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시장에 뛰어든다”며 “특정지역, 특정 상품에 과도하게 돈이 몰리면 기존 가치보다 고평가되는 ‘거품’이 낄 수 있는데 이는 부동산 시장 안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돌출될 수 있다. 당국에서 제도나 규제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P2P대출, 서울·경기서 급증

금융당국도 부동산 P2P금융에 대해 경고했다. 이달 6일 금융감독원은 안전한 P2P금융 투자를 위해 ‘주의’ 단계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것. 전체 P2P금융시장에서 부동산대출 비중이 60~70% 달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크고 부동산대출 규제 적용 예외인 점을 이용해 주택담보대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P2P금융은 최근 2년 사이에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대출잔액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개인대출잔액은 2704억원으로 2년 사이에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마다 대출 이용액이 늘어난 정황도 나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경기 지역에 부동산 P2P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금감원은 P2P금융에 대한 감독·감시 권한이 없는 상황이라 직접적인 자료를 요구할 수 없다.
개인 대출잔액 추이./자료=한국P2P금융협회

실제로 부동산 규제 발표 이후 부동산 P2P대출 잔액은 크게 증가났다. 한국P2P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7년 8·2부동산 대책 이후 개인 부동산 P2P대출이 1.5배 가량 늘어났다. 발표 이전인 7월 말 부동산담보 개인대출액 잔액은 345억5000만원이었는데 발표 이후인 9월 말에는 524억3000만원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9·13 대책 발표 이후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2018년 7월 말 1130억6000만원이었던 개인대출액 잔액은 같은해 9월 말 1320억원, 10월 말 143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발표 이전인 7월 말과 8월 말 사이 증가액이 60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울·경기 위주로 부동산 P2P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DTI, DSR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아직은 직접 감독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연말이나 내년 1월쯤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되면 그때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 일명 ‘P2P금융법’에는 대출 규제와 관련한 사항은 없다. 다만 시행령에는 대출상품·차입자를 감안해 한도를 차등화 할 수 있다는 사항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2P업계 한 관계자는 “LTV 제한을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다. 투자자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보통 LTV를 60~70%로 적용한다”며 “부족한 부분은 시행령에서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9호(2019년 11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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