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변경 앞둔 카카오뱅크, IPO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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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의 IPO 시기가 결정된 바 없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추진하는 기업공개(OPI)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에 예정된 카카오뱅크 IPO에 주주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조건을 달았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에 오르는 시간이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인터넷은행 ‘제1호 상장사’의 출범도 미뤄진 것이다. 그 사이에 카카오의 또 다른 금융계열사인 카카오페이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카카오뱅크를 위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까지 마무리하면 금융계열사의 무게추가 카카오페이로 옮겨 갈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금융지주, 카뱅 주식 손자회사에 처분 추진

최근 카카오뱅크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지분 2%를 보유한 예스24가 카카오뱅크의 주식 200만주를 취득키로 합의했고 카카오도 지분 18%에 해당하는 900억원가량을 출자키로 결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지분율만큼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증자 단행 후 자본금은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50%), 카카오(18%), 국민은행(10%), SGI서울보증(4%), 이베이(4%), 넷마블(4%), 우정사업본부(4%), 텐센트(4%), YES24(2%) 등이다.
(왼쪽부터)이용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임한별 기자
한국금융지주는 종속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한국카카오은행 주식 취득자금 용도로 484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한국밸류운용 신주 수는 48만4000주다. 증자 전 발행 주식 수는 200만주다. 이날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한국카카오은행의 보통주 1억440만주를 총 4895억3200만원에 처분하기로 한 내용도 공시했다. 처분단가는 1주당 4689원이다. 처분 후 한국금융지주에 남는 카카오은행 주식은 1799만9999주로, 지분율은 5%다.

금융지주회사법 제44조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가 아닌 회사의 지분을 5%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해당 요건을 맞추기 위해 한국금융지주에는 카카오뱅크 지분 5%만 남기고 나머지 29%는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넘기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거래는 한국카카오은행 지분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동일인(한국투자금융지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도초과보유 승인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거래다. 금융위원회의 승인 여부에 따라 거래 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유상증자로 BIS자기자본 비율을 끌어올리고 내년 1월23일까지 최대주주 변경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BIS비율은 11.74%로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BIS비율이 14%대로 올라선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은 10%다.

카카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후 6개월 이내인 내년 1월23일까지 카카오뱅크의 주식을 취득해야 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로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주식을 10% 넘게 보유할 경우 또다시 한도초과 보유주주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지분정리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IPO 시점은 2021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020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상장 후 체계적으로 자본확충을 한 뒤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주주 변경을 위한 지분정리 작업에 자본확충 문제까지 겹치면서 내년 IPO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지금은 IPO 보다 대주주 변경 이슈가 마무리되는 게 먼저”라며 “시장에 적합한 모습으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형님보다 나은 아우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를 금융 핵심계열사로 끌고 가던 카카오의 전략에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카카오는 계열사 71곳 중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유료콘텐츠 부문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가 지난 4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해 IPO에 속도를 내고 지난해 9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다가 철회한 카카오게임즈도 재도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IPO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약 4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올해 4월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대주주인 김광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심사가 중단됐지만 무죄선고에 따라 증권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도 좋다. 카카오페이는 거래액이 지난 1분기 10조6000억원, 2분기 11조4000억원, 3분기 12조9000억원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후속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과 증권의 투자·금융 포트폴리오가 가진 강점을 살려 편리하고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앞으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술력을 활용한 비대면 기반의 서비스나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서민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상품도 마련할 방침이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를 설립하는 등 송금·결제·보험·증권 등을 아우르는 ‘테크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만드는 디지털 손보사는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카카오페이 두 회사가 60~70%, 삼성화재가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가 내년 하반기에 금융위 본인가를 통해 회사를 출범하면 기존 보험사가 커버하지 못했던 개인형 일상생활 보험을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증권회사를 인수하고 디지털보험사를 출범하면 IPO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카카오페이의 IPO로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9호(2019년 11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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