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어떻게 콘텐츠 제작환경을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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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출발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전 세계 영상 콘텐츠 산업의 제작 현장까지 바꿔놓고 있다.

넷플릭스를 선두로 한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들의 공격적인 4K 콘텐츠 확대 전략에 따라 영상 제작 환경이 급속하게 4K 기반으로 재편되고 제작 현장에서는 디지털 협업 플랫폼 앱을 통해 전세계 프로덕션들이 실시간으로 협업하는 시대가 열렸다.

글로벌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의 등장 후 제작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제작 과정의 표준화, 체계화, 디지털화다.

넷플릭스는 오랫동안 제작 환경 및 프로세스 혁신에 매달려 왔다. 특히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전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전세계 수많은 프로덕션들과 수만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제작 현장을 일일이 챙겨야 했다. 기존 아날로그식 제작 매니지먼트 시스템만으로는 벅찬 과제였다.

지난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프로디클 무브’(Prodicle Move)라는 통합 제작 프로세스 플랫폼 앱을 구축한 넷플릭스는 관련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 앱을 통해 모든 제작정보를 하나의 실시간 시스템으로 일원화한 덕분에 제작 현장과 스튜디오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한 작품마다 수백 명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행정, 기획, 관리 업무를 줄일 수 있다면 그만큼 유연성이 높아진다. 그 혜택은 고스란히 창작 역량 강화와 작품의 질 향상으로 돌아온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장점인 디지털 기술을 십분 활용해 아날로그 파트너사 제작 현장을 체계화하고 글로벌 규모의 실시간 소통과 신속한 의사 결정을 돕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정수 넷플릭스 코리아 포스트 프로덕션 매니저는 지난 10월 부산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가 주최한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 세미나에서 “넷플릭스는 매일 촬영한 분량의 편집본을 공유하는 동영상 전용 인트라넷을 통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며 후반 작업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협업 과정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현장에서 찍은 작업본을 USB에 담아서 편집실로 옮긴 뒤 직접 살펴봐야 했다면 넷플릭스 작업시스템의 경우 현장 편집본을 비롯해 현재 촬영중인 작업물을 제작자는 물론 사무실 지원 스탭들까지 실시간으로 PC, 모바일폰, 태블릿을 활용해 언제든지 살펴볼 수 있다. 덕분에 제작진 간의 이해도를 높이고 제작 현장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영화·드라마 제작 파트너사들의 현장 고충을 함께 해결해 갈 전문가를 찾는다”며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성, 온갖 난제를 풀 창의적인 분들의 지원을 바란다”는 채용 공고를 올리는 등 관련 인력을 확충 중이다.

넷플릭스는 협력사들의 성장과 협업 체계를 지원하는 제작 생태계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번 작품을 방영하면 190여개국에 동시에 방영되고 20여개 이상의 언어로 자막 작업을 하기 때문에 후반 작업에서 이뤄지는 사소한 수정요구 한 건이 큰 비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제작 전과정에서 협력사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이 넷플릭스 입장에서 이용자 만족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크리스 고스 넷플릭스 스튜디오 테크놀로지 디렉터는 미디어 센터 웹페이지에 게재한 ‘시나리오에서 스크린으로: 기술을 통한 콘텐츠 제작의 진화’라는 글을 통해 “넷플릭스와 IT 및 엔터테인먼트 제작 분야 구성원들 사이의 긴밀한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다양한 최신기술의 도입과 활용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창작자와 제작 실무진의 관리 업무 부담을 낮추는 데 주력하려 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코리아의 경우 국내 특수효과(VFX)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중 제작 기술 중심의 워크숍을 함께 열기로 계획하는 등 파트너사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준비중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고객서비스 기술 연구팀’ 등을 신설해 협력 파트너사 제작 환경과 프로세스를 디지털기술과 솔루션으로 지원하고 있다.

4K 콘텐츠시장 개척에 뛰어든 넷플릭스의 전략도 제작 현장의 콘텐츠 영상기술 발전과 신시장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는 2017년부터 콘텐츠를 반드시 4K나 울트라HD(UHD)로 제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K 콘텐츠 제작과 연관된 다양한 유관 영역에서도 일관된 규칙과 원칙을 적용하는 등 새로운 업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최소 4K급 카메라 사용 의무를 일관되게 적용하고 제작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관리, 디지털 파일의 포맷, 후반 작업의 시설 사양, 백업본 확인 의무 같은 각종 제작 과정의 규칙들을 표준화했다.

강상우 넷플릭스 코리아 프로덕션 테크놀로지 스페셜리스트는 지난달 ‘2019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 행사 기간 열린 세미나에서 “넷플릭스 작품을 찍으면 까다로운 기술적 조건이나 풀 4K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한다”며 “협력사에 3대2대1 백업 원칙, 즉 최소 3개의 촬영 원본과 오디오를 보관하고 최소 2가지 이상의 저장 매체를 활용하며 최소 1곳 이상의 다른 보관 장소에 데이터를 두는 데이터 매니지먼트 원칙을 권한다”고 밝혔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원본을 복수로 만들고, 복수의 장소에 보관하는 등의 원칙을 전 세계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식이다. 이어 강 스페셜리스트는 “어떤 카메라로 찍든 어느 디스플레이에서 보든지 같은 색과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컬러 매니지먼트 중요성도 협력사들에게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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