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 보상금, '토지주 vs LH 전쟁'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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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반복해온 신도시 개발 과정의 토지보상금 문제를 놓고 또 분쟁이 우려된다. 농지로 생계를 잇던 원주민들은 최대한 많은 보상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짓는 신도시 예산인 만큼 적정 수준의 보상이 불가피하고 양측 간 물리적 충돌도 피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수도권 3기신도시를 건설하기로 했지만 수십조원의 토지보상금이 결국은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가격을 높이는 결과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개발 기대한 투기, 토지보상금 거품 요인

“토지보상 업무를 수행하던 신입사원이 있었어요. 어느 날 고령의 주민이 사무실로 찾아와 그의 뺨을 때리며 ‘공기업이 서민에게 이럴 수 있느냐’고 울더군요. 알고 보니 그 노인은 100억원대 자산가였어요. LH 직원들도 정말 힘듭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토지를 수용당하는 주민들간 싸움은 수십년 동안 반복됐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민들은 평생 살아온 터전이자 생계 수단인 땅을 내줘야 하는데 보상금이 분쟁의 불씨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동산개발정보기업 지존에 따르면 3기신도시 보상이 본격화되는 내년 사상 최대규모인 45조원가량의 토지보상금이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최고기록인 2009년 4대강사업 토지보상금 34조8554억원보다 약 10조원 많다. 국토교통부가 추정하는 3기신도시 토지보상금은 2021년 12조3132억원을 포함해 모두 32조3566억원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1차로 발표한 3기신도시 경기 남양주 왕숙지구, 하남 교산지구, 인천 계양지구는 내년 토지보상이 시작된다. 과천은 올해 보상에 착수해 보상비 규모가 9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올 5월 2차로 발표한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의 보상은 2021년 시작될 전망이다.

엄청난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돼 집값 폭등이 우려되자 정부가 감정평가금액 산정에 개입했는지 의혹도 제기됐다. 현행법에 따라 국토부 산하기관이자 사업 시행사인 LH는 2명 이상의 감정평가사에게 가격 산정을 의뢰해야 하고 감정평가서 최고금액은 최저금액의 110%를 초과할 수 없다. 토지보상금이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최근 관련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 LH와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워크숍을 열어 토지보상 감정평가 지침을 논의했다. LH는 감정평가 결과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협회가 관련자를 징계할 것을 요구했는데 일종의 과대 보상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는 LH가 민간 영역인 감정평가 업무에 개입해 정부의 토지보상금 예산을 맞추려고 통제한다며 반박했다. 다만 협회는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송지훈 협회 공정심사실장은 “공익사업에 있어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정당한 보상을 실현하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워크숍이고 정부와 LH가 감정평가에 개입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감정평가가 민간의 영역이라고 해도 공익사업인 만큼 공공성이 필요하고 정부의 관리‧감독이 수행되는 이유”라며 “일부 감정평가사가 민간의 자율성을 주장해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을 기대한 투기자금이 토지보상금 거품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3기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의 경우 10년 넘게 개발을 기대한 투기가 심했던 상황이다. 남양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순수 주민뿐 아니라 개발 소식을 듣고 투자한 사람이 많은데 보상금이 적다고 하니 반대가 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토지보상금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현금 대신 택지지구 땅으로 보상하는 ‘대토 보상’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토보상 60% 이상 유지, 대토보상권 전매제한 강화, 채권보상 활성화 등을 추진하지만 이런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많은 택지지구가 농지기 때문에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주민들은 토지보다 대체 농지를 살 수 있는 현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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