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을 넘어"… '젠더 감수성' 높이는 뷰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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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브로너스 ‘샌달우드 자스민 매직솝’과 ‘오가닉 코코넛 밤’. /사진=닥터 브로너스

‘여자의’, ‘여자가’, ‘남자의’, 남자가’… 최근 뷰티업계에서는 이런 표현들을 없애는 추세다. 특정 성별의 역할이나 모습을 규정 또는 강화하는 콘텐츠가 예민한 젠더 감수성을 지닌 밀레니얼 세대에게 공감받기 어려워지면서다. 

1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에서 벗어나 두 성별이 공존하는 양성성을 내세운 사례가 늘고 있다. 남녀의 구분을 초월해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중성적 컬러나 향이 인기다. 이처럼 남녀가 함께 사용 가능한 젠더리스 상품은 물론 인종이나 나이 등 어떤 테두리에도 국한되지 않는 유니버설 뷰티 아이템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는 일찍이 남녀노소의 경계 없이 누구나 사용 가능한 화장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유기농 성분으로 만들어져 누구에게나 순하게 잘 맞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161년간 이어져 온 이 브랜드의 철학 역시 최근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닥터 브로너스의 모든 제품 패키지에 새겨진 ‘ALL-ONE!(올-원)’은 성별은 물론 나이, 인종, 직업, 종교 등에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하나임을 뜻한다. 지금의 유니버설 뷰티 트렌드와 맥을 같이하는 오랜 철학이다.

대표적인 제품인 닥터 브로너스의 ‘샌달우드 자스민 매직솝’은 샌달우드와 자스민이 어우러진 중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잔향으로 남녀 모두에게 인기인 올인원 클렌저다. 올리브 오일과 코코넛 오일이 천연 계면활성제 역할을 해 풍성하고 쫀쫀한 거품이 노폐물을 자극 없이 세정해준다. ‘오가닉 코코넛 밤’은 5가지 유기농 오일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조한 곳 어디든 풍부한 보습을 더해주는 무향의 멀티밤이다. 모두 합성화학 성분을 배제, 미국 농무부(USDA) 인증 유기농 성분을 담아 남성과 여성,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라카 ‘스무스 매트 립틴트’. /사진=라카 공식 홈페이지

유니섹스가 남녀 모두에게 잘 맞고 어울리는 것을 지향한다면 젠더 뉴트럴은 성별을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보다 집중하려는 관점이다. 한국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젠더 뉴트럴 뷰티가 이미 대세다.

지난해 론칭한 국내 최초의 젠더 뉴트럴 색조 화장품 브랜드 라카는 남녀 모두를 위한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2가지 컬러의 남녀 공용 립스틱과 아이 팔레트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론칭 당시 여성 모델과 남성 모델이 동일한 컬러의 립스틱을 바른 화보를 통해 메이크업 제품에서의 성별 구분을 보란듯이 파괴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라카의 ‘스무스 매트 립틴트’는 부드러운 소프트 겔 제형이 입술 주름 사이사이를 메워 속은 촉촉하고 겉은 매끈한 스무스 매트 피시니감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발림성과 쫀쫀한 밀착력으로 누구에게나 맑고 자연스러운 데일리 매트 립을 연출해 준다.

제인패커 ‘투베로사 뉴트럴 오 드 투왈렛’, 구찌 ‘메모아 뒨 오더’. /사진=각사

뷰티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남녀의 경계를 허물기 시작한 분야는 바로 향수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향 또는 여성의 향으로 인식되던 이분법적 구분을 없애고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향기를 표현하기 시작한 것. 향수는 자신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에 2030세대의 변화하는 가치관에 맞춘 다양한 변주가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영국의 니치 향수 브랜드 제인패커는 지난해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젠더리스 향수인 ‘제인패커 뉴트럴’ 라인을 론칭했다. 그중 ‘투베로사 뉴트럴 오 드 투왈렛’은 부드러우면서도 시크한 중성적 무드로 남녀 모두에게 매력적인 뉴트럴 향기를 표현했다. 포근한 머스크에 대담한 투베로사 향이 더해져 순수하면서도 관능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구찌는 2017년부터 남성 컬렉션과 여성 컬렉션으로 구분되던 패션쇼를 통합하고 성 중립적인 제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비전을 담아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 첫 유니버설 향수 ‘메모아 뒨 오더’를 출시했다. 로만 카모마일과 머스크 샌달우드가 조화를 이뤄 부드러운 깊이감을 전한다.

이처럼 성별의 경계를 허물자 전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과 독특한 컬러, 매력적인 향들이 등장하며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뷰티와 패션뿐 아니라 직업, 취미 등 생활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고정 관념이 아닌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려는 흐름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막 기지개를 켠 변화의 시작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흐름에 주목해 보자.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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