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홍콩 사태”… 쪼그라드는 ELS ‘H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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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홍콩전경. / 사진=이미지투데이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을 설정하면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편입을 대폭 줄이고 있다. 홍콩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고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마저 나오면서 H지수 역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여파로 분석된다.

대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유로스톡스50의 편입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 H지수의 빈자리를 대체한다. 두 지수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올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대체 지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모습이다.

◆H지수 발행액 3개월째 줄어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0월 ELS 발행 규모는 4조8985억원으로 지난 8월(4조5888억원) 이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기초자산별 발행 흐름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한때 편입 비중 1위였던 H지수는 지난 10월 기초자산으로 2조6078억원이 발행돼 8월(3조4430억원)에 비해 8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 7월(5조5258억원)에 비해 반토막 이상 쪼그라들었다.

반면 유로스톡스50은 지난 8월 3조9361억원에서 10월 4조4894억원으로,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3조3395억원에서 4조3878억원으로 모두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밖에 닛케이225는 1조5601억원에서 1조6509억원으로, 코스피200은 1조637억원에서 1조2137억원으로 각각 늘어 H지수만 발행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6월부터 홍콩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H지수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된 여파로 분석된다. 시위는 점차 격화되면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1만1900선에 육박했던 H지수는 6월 들어 1만1000선이 무너졌고 8월 중엔 1만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1만500선 내외에서 움직이는 등 상반기에 비해 여전히 위축된 상황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유럽 증시 호조에 조기상환 회복

ELS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한 상품으로 기초자산을 설정해 놓고 만기까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을 제공받는 금융상품이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2~4개의 기초자산이 설정된다.

여기서 유로스톡스50이나 S&P500지수는 변동성이 크지 않아 리스크 헷지(위험분산)를 위한 투자처로 간주되며 H지수는 상대적으로 큰 변동성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편입자산으로 분류된다.

ELS 만기는 통상 3년이지만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할 경우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조기상환이 빨리 이뤄질수록 투자 회전율이 높아져 같은 기간 동안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 시점이 애매하다고 판단되면 잠시 숨을 고른 뒤 재투자에 나서도 돼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

과거 H지수 편입비중이 높던 시기에 비해 현재 같은 추세에서는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키기 우호적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국과 유럽지수 발행 규모를 늘렸고 H지수 비중을 낮춘 것이 수익률에 주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스톡스50은 지난 11월18일 3708.03에 장을 마감해 7월 말보다 7.0%, S&P500지수는 3120.46에 거래를 마쳐 4.7%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닛케이225와 코스피200도 8.8%, 7.8% 각각 올라 호조를 보였다.

이런 덕에 조기상환은 크게 흔들리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조기상환 규모는 4조6237억원으로 11월 6조5761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줄었지만 11월 들어 약 2주간 5조원 이상이 조기상환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리스크 관리 나선 증권사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은 과거 H지수의 급락으로 뼈아픈 손실을 입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5~2016년 H지수가 급락했고 이로 인해 ELS부문에서 대규모 운용손실이 발생해 전체 실적도 고꾸라졌다.

2016년 증권사 44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6055억원으로 전년보다 40%나 감소해 ELS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다. 한화투자증권이 16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을 비롯해 삼성증권(-37%), 신한금융투자(-43%), 하나금융투자(-49%), 유안타증권(-54%)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에 금융당국은 H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 발행 감축 자율규제를 도입했으며 2017년 말 해제됐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ELS 발행을 다시 늘리기 시작해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ELS는 발행 구조는 자체발행과 백투백 헷지로 나뉘는데 증권사들은 ELS 발행을 다시 늘리면서 백투백 비중을 높였다. 자체발행은 국내 증권사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고 백투백은 외국계 운용사에 운용을 맡기고 국내 증권사가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를 말한다.

2016년 대규모 손실은 대부분 자체발행에서 발생한 것으로 백투백은 기대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운용 손실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H지수는 변동성이 커 지난해 ELS 발행을 늘리면서 비중을 낮춰가는 추세”라며 “최근 홍콩 시위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체 지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수가 녹인(원금손실) 구간에 접어들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손실이 아닌 이익이 나는 구조”라며 “상반기에 비해 H지수가 하락했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H지수에 대한 불안요소도 점차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0호(2019년 11월26일~12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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