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눈 코스트코' 한국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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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창고형 할인매장의 절대 강자. 미국에서 건너온 ‘파란눈’의 코스트코는 소리 없이 강한 존재다. 글로벌 유통기업의 지뢰밭으로 알려진 국내 시장에서 홍보나 광고 없이 오로지 고객 입소문만으로 승승장구해왔다. 온라인 쇼핑 트렌드로 ‘오프라인 마트’가 급속한 내림세를 걷는 와중에도 여전히 굳건하다. 서비스가 친절한 것도 아니다. 연간 회원비는 고사하고라도 지정된 결제카드 사용에 주차난은 덤이다. 그럼에도 코스트코에 소비자 발길이 몰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파란눈의 코스트코 DNA를 낱낱이 파헤쳐봤다.<편집자주>

[파란눈 ‘코스트코’ DNA-상] 코스트코의 잘 나가는 비결

#. 코스트코는 미국의 대표적인 창고형 할인점이다. 1976년 개조한 비행기 격납고에서 첫 사업을 시작해 현재 전 세계 751개 매장에 9300만명의 멤버십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연 매출만 140조원에 달한다.

코스트코/사진=장동규 기자
‘창고형 공룡’ 코스트코가 국내에 첫발을 내딛은건 1998년. 이후 글로벌 유통업체로는 유일하게 한국 시장에서 생존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초기엔 영업 손실을 겪었으나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현재 16개 매장만으로 4조원이 넘는 연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 양재점은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 가운데 매출액이 가장 높다.

◆매출 4조원 돌파… 창고형 시대 열려 

코스트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해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기준 4조170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3조9227억원에 비해 6.3% 증가한 수치다.

다른 국내 오프라인 매장들이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코스트코는 ▲2013년 2조8619억원 ▲2014년 3조2000억원 ▲2015년 3조5004억원 ▲2016년 3조8040 등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보여왔다. 점포수도 2011년 8개에서 2013년 11개로, 올해엔 16개로 증가했고 현재 김해·청라점도 문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코스트코가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형성하며 승승장구하자 대형마트 운영에 한계를 느낀 대형 유통업체들도 속속 창고형 할인점 경쟁에 가세했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내놨고 롯데는 ‘빅마켓’, 홈플러스는 스페셜 매장을 각각 오픈했다. 각각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이 충성고객 확보 측면에선 코스트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게 업계내 평가다.

코스트코와 롯데 빅마켓은 각각 연간 3만8500원과 3만5000원을 받는 유료회원제로 운영되는 반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은 일반 대형마트처럼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 특정 신용카드(현대카드)와 현금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코스트코에 비해 트레이더스, 빅마켓, 스페셜 매장 등은 결제수단에 제한이 없다.

◆‘충성고객’이 강점인 코스트코

편의성은 트레이더스나 스페셜 매장 쪽이 더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코스트코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다량의 해외 상품 소싱 등으로 강력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커클랜드’를 꼽을 수 있다. 커클랜드는 1996년 탄생한 코스트코의 자체개발 상품(PB) 브랜드. 커클랜드 시그니처라는 이름으로 과자, 음료, 생수, 커피, 피자, 가정용품, 사료, 여행용 가방, 전자기기, 의류, 견과류, 세제 등 가정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품목을 저렴하게 판다. 코스트코 전체매출의 30%가 커클랜드 시그니처 브랜드에서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사 브랜드로 팔면 그만큼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 커클랜드는 다른 유통사의 PB제품과 비교해서도 30%가량 저렴하다”며 “코스트코 이용 고객 대부분이 커클랜드 때문에 코스트코를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스트코 양평점에서 만난 주부 윤모씨는 “연회비 부담은 분명히 있지만 커클랜드 제품이 특히 저렴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두달에 한번 또래 엄마들과 대량으로 물건을 산 뒤 필요한 만큼 나누는 방식으로 장을 본다”고 말했다.

PB 브랜드의 경쟁력과 그에 따른 가성비가 창고형 할인매장의 주요 성공 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실제 코스트코처럼 연회비를 받는 빅마켓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자체 PB브랜드 히어로우를 론칭했지만 제품군이 우유, 미네랄워터, 화장지 등으로 적은 데다 인지도도 낮아 고객 발길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성장률도 창고형 할인매장 중 가장 더디다. 2014년 킨텍스점 오픈 이후 5년째  신규출점없이 5개 매장만 운영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회원제로 진입 장벽을 높일 경우 그곳이 아니면 못사는 상품과 그곳이 가장 싼 제품군이 있어야 고객들이 회비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빅마켓은 그런 상품이 별로 없을 뿐더러 비회원제인 일반 창고형 매장에서 파는 상품들을 대부분 같이 판매하고 있어 코스트코처럼 충성고객 확보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회비’로 돈버는 코스트코… 영업이익의 70% 

코스트코의 또 다른 강점은 새로운 쇼핑 경험의 제공이다. 대부분 국내 유통업체들은 비슷한 제품들을 보유하면서 상품진열도 유사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반해 코스트코는 대형 창고처럼 생긴 매장에 외국 브랜드의 제품을 진열해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대형마트에서 쇼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평이다.

상품 마진으로 인한 수익을 늘리기 보다 멤버십회원의 유지와 확대를 목표로 하는 점도 다르다. 코스트코 영업이익의 70% 이상이 판매 마진이 아닌 회원들의 연회비 수입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트코는 ‘고객이 많이 구매할수록’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많이 만족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있다.

판매마진이 아닌 회원의 연회비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사업모델이어서 마진율을 경쟁 유통기업들보다 낮게 책정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운 구조다. 실제 코스트코코리아의 국내 회원은 190만명에 달하고 멤버십 갱신률은 90%에 육박한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해외에서 코스트코를 이용해봤던 사람이나 가격과 가성비에 민감한 사람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충성고객이 (코스트코의) 성공 기반”이라며 “저렴한 가격정책으로 소비자층을 사로잡겠다는 아주 깔끔하고 명확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0호(2019년 11월26일~12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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