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오로지 불매운동 탓?”… 장단점 분명했던 ‘닛산 맥시마’

 
 
기사공유
맥시마./사진=전민준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 분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19년 9월. 닛산코리아는 야심작 ‘맥시마(스포츠 세단)’를 조기 출시하면서 실적 반등을 꾀했다. 판매부진과 철수설로 한창 시달리고 있던 닛산코리아에게 북미인기 모델 맥시마는 특효약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출시한 지 1개월 후인 10월 닛산코리아 판매대수는 1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7%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11월 실적개선도 장담할 수 없다. 특효약이라던 맥시마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기자가 맥시마를 만난 건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청 인근이었다. 이날 시승코스는 성남에서 출발해 서울 남산까지 왕복 60㎞로 시승시간은 오후 10시였다. 조용한 야음을 이용해 이 차의 숨결과 가속을 느끼고 싶었다. 아쉬운 점부터 얘기하면 맥시마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민감해 할 만한 편의사양이 빠져 있다. 최근 현대차가 완전변경 수준의 부분변경을 진행하는 이유도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인식해서다. 경쟁차종을 넘기 위해선 과거와 다른 변신이 필요한데 맥시마는 정통성을 그대로 간직했다. 이는 맥시마 소비층인 30~40대에게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다. 

◆ 아쉬웠던 편의사양 

2019년식 맥시마에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사라졌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내장 내비게이션에 익숙한 기자에게 이는 매우 생소했다. 2G폰을 쓰거나 스마트폰을 통화기능으로만 사용하는 일부 운전자에게도 다소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대세인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맥시마에서 사용하는 건 필수다. 

사이드미러 자동 접힘 기능도 빠졌다. 일전에 쉐보레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들여오면서 비싼 가격에 판매하며 사이드미러 자동 접힘이 없다는 것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에게 비난 받았던 사례가 떠올랐다. 쉐보레는 부랴부랴 콜라라도 직후 수입 판매모델 트래버스에는 사이드미러 자동 접힘 기능을 탑재했다. 차후 들어오는 맥시마에는 탑재하길 기대해 본다. 

인테리어에도 큰 변화는 없다.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 매뉴얼 공부 없이 손쉽게 차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건 분명 장점이다. 맥시마가 북미시장을 겨냥한 차량이고 2015년에 처음 발표됐기에 센터페시아는 유럽 세단 보다 세련됐다고 할 수는 없다. 

◆ 확실했던 장점

단점만큼 장점도 확실했다. 맥시마는 닛산코리아 측 설명대로 달리기에 충실했다.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기가 탄탄한 차다. 시동을 걸자 기분 좋은 배기음이 살짝 울려 퍼졌다. 스포츠 쿠페나 여타 고성능 세단과 비슷하다고 보기엔 약했지만 맥시마 이미지를 알려주는 확실한 세리머니였다. 

공회전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VQ엔진의 날카로운 반응과 함께 기분 좋은 엔진음이 실내로 들어왔다. 닛산 스포츠 쿠페인 370Z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하는 것 같았다. 정지 상태에서 스티어링은 ‘순간 유압식인가’ 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묵직했다. 여성 운전자라면 주차할 때 핸들 조향이 조금은 버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속 주행에서 드는 생각은 단연 '부드러움'이었다. V6 3.5리터의 부드러운 엔진 필링까지도 실내에 잘 유입이 되지 않았다. 앞좌석에 적용된 이중접합유리도 이런 고요함에 한 몫을 했다. 맥시마가 주려는 이미지가 부드러움과 고요함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 위에서도 상당히 노련하게 대처 했다. 부분변경하기 전보다 1인치 커진 19인치 휠에 편평비 40의 타이어 치고는 상당히 깔끔했다. 아파트 단지 내 사고석 도로를 지날 때 미동조차 없었다.
맥시마./사진=전민준 기자
 
◆ 기분 좋은 엔진음과 가속 

경부고속도로에 올라 맥시마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옆 차로가 비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차로변경을 한 뒤 가속 페달에 조금 더 압력을 가했다. 듣기 좋은 엔진음과 함께 빠르게 올라가는 RPM에 따라 빠른 가속력이 느껴진다. 

일전에 시승했던 기아차 스팅어 3.3 GT만큼 폭발적인 펀치력은 아니지만 V6 3.5리터 자연흡기 엔진의 자연스럽고 꾸준한 가속이 마음을 움직였다. 303마력 36.1㎏g.m의 엔진도 엔진이지만 일반적인 통념을 무색하게 만드는 반응 좋은 CVT 미션도 이런 기분 좋은 느낌을 만들게 하는데 한 몫 했다. 

빈 구간을 볼 때 마다 먼저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래? 알았어" 라고 대답하며 그곳에 가있는 명령에 잘 따르는 말을 타고 있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측정해본 0~100㎞/h 가속시간은 6.9초였다. 해외에서는 5초 후반 6초 초반대의 기록도 많이 볼 수 있다. 수치상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차량이다. 

역시 VQ엔진답게 쉬는 것 없이 중속에서 고속까지 꾸준히 밀어주는 묵직함은 맥시마의 매력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배기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꾸준하면서도 여유 있는 출력 때문에 쥐어짜는 터보 보다는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선호한다. 맥시마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기름 값이 많이 드는 단점은 있다. 

◆ 코너링 실력은? 

남산 순환로로 향했다. 늦은 시각에는 교통량이 많지 않아 맥시마의 매력을 탐구하기 좋을 것 같았다. 하얏트 호텔을 지나 스포츠 모드를 켜고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커브구간에도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선택했다. 하이퍼포먼스 타이어인 브릿지스톤 포텐자 RE050A를 믿고서 말이다. 전자식 서스펜션도 아니고 가변 배기도 없기에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도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고RPM을 유지할 수 있도록 놔주지 않는 정도였다. 그렇다 이건 어디까지나 4580만 원 스포티 세단이다. 그런 푸념을 집어치우고 맞이한 첫 코너. 전장 4905㎜의 전륜 세단을 가지고 과감하게 진입한 코너였지만 예상보다 더 근심 없이 코너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2775㎜의 전장대비 약간 짧은 휠베이스도 휠베이스이지만 탄탄하게 버텨주는 하체가 한 몫 하는 것 같았다.

브레이킹 역시 밀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303마력의 세단을 멈추게 해야 하는 만큼 당연히 앞 뒤 로터 모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다. 초반 답력이 지나치게 높지 않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하게 제동이 됐다. 

맥시마는 기본적으로 가정이 있으면서 드라이빙에 대한 뜨거움이 존재하는 30~40대에게 추천하고 싶다. 평소에는 일반적인 전륜 패밀리 세단으로 역할에 충실하다. 가끔 핸들을 마구 돌리면서 더 과감하게 몰고 싶을 땐 주말 양양 앞바다에서 파도를 가르는 서퍼 같은 퍼포먼스도 제공한다. 4000만 원 중반 대에 기본기가 충실하면서도 퍼포먼스까지 원한다면 닛산 맥시마는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민준 minjun84@mt.co.kr

머니S 자동차 철강 조선 담당 전민준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70.25상승 32.918:01 12/13
  • 코스닥 : 643.45상승 6.5118:01 12/13
  • 원달러 : 1171.70하락 15.118:01 12/13
  • 두바이유 : 64.20상승 0.4818:01 12/13
  • 금 : 64.01상승 0.2318:01 12/13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