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웅의 여행톡] ‘꽃섬’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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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하화도, 6㎞ 둘레길 품은 '꽃섬'
해식애 아찔한 출렁다리, 다도해 전경 ‘한눈’에


여수 하화도에 핀 구절초. /사진=박정웅 기자
꽃의 섬이라, 전남 여수에는 꽃섬이 있다. 여수 화정면의 하화도(下花島)가 그곳이다. 꽃섬은 윗섬인 상화도(웃꽃섬·上花島)와 나란한데 통상 하화도(아래꽃섬)가 꽃섬으로 통한다. 하화도는 동백꽃과 진달래가 만발해 꽃섬 지명이 붙었다.

섬 한바퀴를 도는데 2시간이면 충분한 크기의 조그마한 이 꽃섬에는 20가구 남짓 되는 마을이 하나 있다. 선착장(하화항)과 마주한 하화리로, 북쪽을 바라본다. 마을 위쪽에는 민간에 매각된 듯한 폐분교가 마을과 앞바다를 굽어본다. 마을 뒤편, 섬 남쪽은 깎아지른 해식애가 발달했다.

◆만추의 꽃섬, 수수한 야생화의 향연

하화리의 돌담과 벽화. /사진=박정웅 기자
11월의 꽃섬은 어떤 모습일까. 선착장에 내리면 고즈넉한 마을 풍광이 들어온다. 조그마한 섬에 들어오는 외지인은 타고온 페리와 가끔 들르는 행정선에서 내리는 이가 전부다. 따라서 선착장 초입의 마을은 뱃시간에 활기를 띈다. 주민이 공동 운영하는 식당은 부침개와 막걸리 상차림에 분주하다.

벽화로 치장한 마을길에 여러 시들이 보인다. 그중 문태준 시인의 ‘섬’에 시선이 꽂힌다. “조용하여라/ 저 가슴/ 꽃 그림자는 물속에 내린다/ 누구든 캐내지 않는 바위처럼/ 누구든 외로워라/ 매양/ 사랑이라 불리는 / 저 섬은…”

깻넘전망대를 찾은 여행객들. 멀리 고흥군 나로도가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만추의 꽃섬은 수수했다. 겨울과 봄을 잇는 동백과 진달래, 철쭉의 붉은 꽃물결 대신 쑥부쟁이, 구절초, 고들빼기, 들국, 해국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내년 봄 하화도를 다시 찾을 이유가 생겼다. 듬성듬성 섬을 장식한 들꽃은 야생화가 많았다. 일부는 식재했는데 꽃섬을 찾는 여행객을 위한 차원인 듯하다.

하화도에는 섬둘레길인 꽃섬길이 있다. 야생화들은 꽃섬길에서 만난다. 선착장에서 오른쪽 해안선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물론 반대 방향으로 가도 된다. 북쪽 해안선(자갈도래 해수욕장)을 따라 야생화공원-큰굴삼거리-막산전망대(순환)-꽃섬다리(출렁다리)-깻넘전망대-큰산전망대-순넘밭넘전망대-정자(1, 2)-시짓골전망대(회귀)-낭끝전망대-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된다. 약 6㎞ 거리로, 넉넉잡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마을에서 낭끝전망대로 향하는 코스 등 지름길도 곳곳에 있다. 선착장 앞 코스도를 참조해 걷기여행과 뱃시간을 조정하면 된다.

◆꽃섬의 '핫플', 꽃섬다리와 붉은 피아노

하화도 꽃섬다리. /사진=박정웅 기자
꽃섬길은 서쪽 꽃섬다리(출렁다리)와 동쪽 붉은 피아노로 압축된다. 꽃섬다리는 막산과 큰산을 잇는 아찔한 높이의 출렁다리다. 발아래 해식애에, 또 바닷바람의 출렁임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중간 지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전망은 좋다.

동쪽 낭끝전망대 인근에는 섬에 생뚱맞은 풍경이 들어온다. 너른 공터에 붉은색 칠을 한 그랜드피아노가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다. 독특한 건 피아노를 공터 맞은편 무덤들이 지켜보는 구조라는 점이다. 다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이나 너른 공터에 봄꽃이 만발하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꽤 멋진 포토존이 펼쳐졌겠다. 주변 둘레길의 바닥이 단단히 다져진 걸 보면 꽃섬다리와 더불어 이곳은 분명 꽃섬의 ‘핫플’일 터다.

낭끝전망대 인근 공터의 피아노. 맞은편 섬은 개도다. /사진=박정웅 기자
꽃섬길은 엉성하게 조성된 게 다소 아쉽다. 전남도에서 9억원이 지원된 사업이다. 경사로의 경우 화강암을 계단형으로 배치했는데 반석형태의 너른 돌을 경사지게 펼쳐놓아 상당히 미끄럽다. 여기다 솔잎 등이 쌓일 경우 안전사고는 불가피하니 개선이 필요하다. 또 전망대로 향하는 오르막 데크길은 3단 지지 레일을 쓰는 게 일반적인데 일부 구간은 한방향에 2단이 생략된 채 설계됐다.

하화도는 여수 화정면 백야도(백야도선착장)에서 차도선을 이용하면 50분 거리에 있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도 페리가 뜨나 백야도보다 1시간이 더 걸린다. 백야도에선 오전 8시, 11시30분, 오후 2시50분 하루 세 차례 운항한다. 이 배는 제도-개도-하화도-상화도-사도-낭도를 거치기 때문에 뱃시간을 잘 활용하면 하루에 여러 섬을 여행할 수 있다. 낭도는 고흥과 여수를 잇는 연륙·연도교(고흥-적금도-낭도-둔병도-조발도-여수)로 이어졌다.
 

하화도(여수)=박정웅 parkjo@mt.co.kr

자전거와 걷기여행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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