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C·3CE·닥터자르트… 세계는 왜 'K뷰티'에 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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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퀘어에 걸린 닥터자르트 광고. /사진=해브앤비 제공

K뷰티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가 글로벌 화장품기업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에스티로더)에 인수되면서다. 앞서 로레알이 스타일난다를, 유니레버가 카버코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또 한번 ‘빅딜’이 성사되면서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가 반한 K뷰티 

2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에스티로더는 지난 18일 닥터자르트를 보유한 해브앤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에스티로더는 2015년 해브앤비 지분 3분의1을 인수한 바 있다. 에스티로더는 이번에 추가적으로 나머지 3분의2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해브앤비 기업 가치를 17억달러(약 2조원)로 평가하고 있다. 

2004년 건축학도 출신 이진욱 대표가 설립한 해브앤비는 이듬해 피부과 전문의 18명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닥터자르트를 론칭했다. BB크림을 시작으로 민감성 피부를 위한 보습 라인 ‘세라마이딘’과 진정 라인 ‘시카페어’를 차례로 출시하며 급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 37개 지역에 진출했으며 2015년 863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4898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까지 매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인수자인 에스티로더는 글로벌 종합 화장품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에스티로더는 지난해 판매액 기준 글로벌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에서 점유율 3.6%로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에스티로더의 스킨케어 부문을 강화하고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지역의 소비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과 토종 화장품 기업의 빅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로레알 그룹은 한국의 스타일난다 지분 100%를 약 6000억원에 인수했다. 2004년 여성의류 쇼핑몰로 시작한 스타일난다는 메이크업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를 출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3CE는 중국, 일본, 태국 등 9개국에 진출하며 스타일난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결국 3CE는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눈에 띄며 매각됐다. 

앞서 2017년에는 글로벌 생활용품 전문기업 유니레버가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를 인수했다. 약 3조629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카버코리아 매출 4295억원(2016년)의 7배 규모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브랜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아시아 공략을 위한 첨병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기업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 진출하면서 한국을 교두보로 삼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AHC는 유니레버가 인수한 뒤 지난해 중국에 이어 올해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광군제에서는 20만개에 달하는 참여 브랜드 중 판매 순위 4위, K뷰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K뷰티, 부활 신호탄 쐈다

에스티로더의 해브앤비 인수는 K뷰티 전체에도 의미가 크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주춤했던 K뷰티 브랜드가 글로벌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받으며 다시금 제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낭보는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에서 K뷰티 브랜드가 얻은 성과와도 맞물린다. 사드 사태 직후에 열린 광군제 행사에서 한국은 해외 직구 순위 5위까지 밀려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3위로 오른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지난 11일 열린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매출이 전년 대비 62% 신장하며 국내 뷰티기업 기준 최대 규모 실적을 달성했다.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는 단일 브랜드 기준 매출 1억위안(약 166억원) 이상 판매를 기준으로 하는 ‘티몰 억대클럽’ 진출에 성공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에서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대비 187%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애경산업도 티몰에서 9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371% 성장했다.

이처럼 K뷰티가 활력을 찾고 있는 동시에 닥터자르트가 성공 신화를 쓰면서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 강자들과 닥터자르트를 필두로 한 국내 3세대 화장품 브랜드들의 시너지가 결합해 K뷰티의 영향력이 꾸준히 확대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부문 수석연구원은 “K뷰티의 대표주자 격인 닥터자르트는 인수 후에도 K뷰티 아이덴티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 확대에 따른 브랜드 파워 강화는 타 K뷰티 브랜드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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