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변액보험, ‘불효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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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생명보험사 입장에서 변액보험은 효자상품이다. 변액보험은 저축성 상품처럼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약속한 이율의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닌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을 나눠주는 형태여서 보험사 부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에 생보사들은 최근 몇년간 변액보험을 경쟁적으로 팔아왔고 지난해 총 자산규모만 100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시장을 집중 공략해 업계 불황 속에서도 순익을 내며 몸집을 크게 키웠다.

하지만 최근 변액보험 인기가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저금리 기조에 증시불안이 겹치며 해지하는 가입자가 늘었다. 금융당국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규제책을 내놓으며 변액보험을 주 수익원으로 삼는 보험사들의 우려도 커진다. 보험사 효자역할을 톡톡히하던 변액보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변액보험 등 돌리는 소비자

최근 통계치를 보면 변액보험 인기는 한풀 꺾인 분위기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생보사 22곳의 변액보험 누적 초회보험료는 1조5020억원에서 올해 8월, 1조2640억원으로 약 2500억원이 감소했다. 총자산도 107조원에서 104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보험업황을 전망하면서 경기부진과 저금리 장기화, 주식시장 침체로 변액저축보험 수입보험료가 올해 대비 5.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불완전판매 문제, 중도해지에 의한 피해 등도 보험소비자들이 조금씩 변액보험에 등을 돌린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상품 평균 불완전판매비율은 0.26%였지만 변액보험만 따져보면 0.47%에 달했다. 금융감독원 보험민원의 50% 이상은 변액보험 관련 민원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많은 보험가입자들은 변액보험 가입 후 불만이 많은 상태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투자 성과를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상품이다. 투자 성과가 좋으면 수익을 보지만 반대로 손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영업현장에서 보험설계사들의 영업방침은 여전히 ‘일단 팔고 보자’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가입자를 유혹한다. 일부 보험사는 설계사들에게 변액종신보험도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하는 변칙영업방법을 교육한다.

변액보험은 최소 10년 이상 투자하는 상품으로 중도 해지 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변액보험의 사업비는 통상적으로 초기 7년간 보험료의 10~13%, 이후 8년에서 10년은 5~10% 수준이다. 사업비를 감안해 변액보험으로 투자한 펀드수익률이 연 3%라면 적어도 10년은 투자해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입 시 보험소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고지받지 못하면서 해지율도 높고 민원도 많은 형편이다.

◆계륵 넘어 찬밥 된 변액보험


사진=뉴스1DB

당국 규제도 변액보험의 인기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 마련을 내놨다. 파생결합증권(DLF) 사태로 피해자가 늘면서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를 제한하겠다는 의지다. 금융당국은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일정 수준(20~30%) 이상인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해 판매를 금지시켰다. 대표적인 고난도 투자상품으로는 구조화상품, 신용연계증권, 주식연계상품, 수익구조가 시장변수에 연계된 상품, 기타 파생형 상품(CDS 등) 등이다.

다만 금융위는 해당 상품 분류를 은행들의 판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안으로 은행은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으로 판매채널을 전환할 분위기다. 변액보험이 판매제한 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은행들이 리스크를 고려해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채널 판매 위축을 우려하는 이유다.

ELS(주가연계증권형)변액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중소형사들의 고심은 더 깊어진다. 현재 ELS변액보험은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파생결합상품인 주가연계증권 ELS와 변액보험을 결합한 형태여서 상품구조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ELS변액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생보사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KB생명, 하나생명 등 중소형사들이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채널 확보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어필해 ELS변액보험을 대거 팔았다.

하지만 당국 규제로 ELS변액보험 판매가 위축되면 당장 주수익원이 사라져 보험사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 채널이 판매비중 80% 이상을 차지한다. 방카슈랑스에서 판매하는 변액보험 비중이 줄어드면 전체 수입보험료 감소를 피할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호황이던 몇년 전만해도 변액보험은 효자였지만 지금은 시간이 갈수록 계륵이 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1호(2019년 12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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