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 명가' 쉐보레의 숨은 보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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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 과정 속에서도 어느새 4개 차종으로 RV 라인업을 갖췄다. (왼쪽부터)트랙스,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 /사진=이지완 기자
수년간 쌓인 적자로 지난해 위기를 맞은 한국지엠이 어느새 그럴듯한 RV 라인업을 갖췄다. 올란도, 캡티바의 부재로 단촐해진 제품 구성이 트랙스, 이쿼녹스, 콜로라도, 트래버스로 제자리를 잡았다. 내년 초 출시예정인 트레일 블레이저와 2023년 등장할 차세대 CUV까지 더하면 한국지엠의 RV 강화 전략이 어느정도 완성된다. 물론 이전까지 타호, 블레이저 등 다양한 차종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가장 최근 한국지엠이 선보인 쉐보레 모델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다. 두 모델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흥행 중이다. 사실 이 같은 반응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쉐보레는 해외에서 이미 RV 특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1935년 세계 최초로 SUV의 개념을 대중에 소개했으며 100년이 넘는 정통 픽업트럭의 헤리티지도 갖고 있다.
쉐보레 소형SUV 트랙스. /사진=이지완 기자
◆‘가격·성능·안전까지’ 알짜배기 트랙스

이쯤되면 기존 쉐보레 RV 모델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가장 먼저 엔트리 모델인 트랙스다. 최근 국내시장에서는 신차들에 가려져 존재감이 희미해졌지만 한국지엠의 수출 효자로 여전히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24만 달하는 수출량으로 3년 연속 국내 완성차 수출 1위란 타이틀을 얻은 모델이다.

2013년 국내 처음 소개된 트랙스는 높은 전고와 단단한 차체 강성 등으로 정통 SUV의 모습을 잘 갖췄다. 다운사이징 터보엔진과 소형SUV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처음 알린 것이 트랙스이기도 하다.

트랙스는 전장 4255㎜, 전고 1775㎜, 전폭 1650㎜, 축거 2555㎜의 작은 체구를 갖지만 무시할 수 없다. 달리기 성능 만큼은 충분히 경쾌하다. 1.4터보엔진을 심장으로 달고 140마력에 20.4㎏·m의 성능을 발휘한다.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하늘휴게소(판교방면)에서 어섬비행장까지 약 45㎞를 트랙스와 함께 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초반에 살짝 망설이는 듯한 모습이 약간 아쉽다. 그래도 금세 탄력을 받아 도로 위를 신나게 뛰어다닌다. 약간의 소음은 있으나 주행의 재미에 빠져들면 잊혀지는 수준이다.

곡선구간에선 생각보다 운전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따라온다. 소형SUV임에도 전고가 높은 편이라 전방시야에 큰 불편이 없다. 험로에서도 작지만 SUV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시승 전날 내린 비로 시승 중간에 마주한 흙길이 질퍽했지만 나름 잘 견뎌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용성과 가격에 대한 매력은 소비자를 뒤흔들 충분한 매력 포인트다. 트랙스는 소형SUV임에도 동급 차종 대비 부족함 없는 넉넉한 기본 트렁크 용량을 자랑한다. 가격 역시 동급 대비 경쟁력을 갖는다. 국내 소형SUV 중 가솔린 터보모델(자동)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트랙스 1.4터보 1792만원, 티볼리 1.5터보 1838만원, 코나 1.6터보 1860만원, 셀토스 1.6터보 1929만원이다. 요즘말로 가격이 착하다.

트랙스를 작다고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는 또 있다. 트랙스는 안전하다. 통합형 바디프레임에 고장력 강판이 대거 적용된 덕분이다. 국토교통부는 트랙스가 국내에 들어오자 그해 ‘안전한 차’ 부문 최우수상을 안겨줬다.
쉐보레 중형SUV 이쿼녹스. /사진=이지완 기자
◆“사실은 수입차였어” 중형SUV 이쿼녹스


한국지엠이 현재 보유한 RV 모델 중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모델이 하나 있다. 한국지엠이 꺼낸 RV 강화 카드의 시작을 알린 중형SUV 이쿼녹스가 그 주인공. 이쿼녹스는 다소 평가절하된 느낌이다. 국내 출시 당시 쉐보레 브랜드가 국산차라는 인식이 너무 강했다.

출시 직후 줄곧 동급 국산차들과 비교되면서 실패작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이제와서 다시 보면 이쿼녹스를 재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지엠은 국산차와 수입차를 명확히 구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수입차로 분류된 쉐보레 브랜드가 처음 선보인 콜로라도, 트래버스는 동급 수입차들과 비교해 가격이 착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수입차 쉐보레’를 기준으로 이쿼녹스를 바라보면 판매가격이 나쁘지 않다. 이쿼녹스 판매가격은 LS 2945만원, LT 3213만원, 프리미어 3539만원이다. 수입 중형SUV 중 2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차가 있을까 싶다. 국내에서는 다소 아쉬운 평을 받았지만 해외에서 충분히 사랑받는 모델이 이쿼녹스다. 북미 누적판매량만 230만대에 달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이쿼녹스와 재회했다. 수입차라는 생각으로 다시 보니 외관도 좀더 멋스러워 보인다. 쉐보레의 디자인 언어인 ‘린 머스큘러리티’(Lean Muscularity)를 적용한 탓이다. 굵직굵직한 캐릭터 라인들이 볼륨감을 극대화한다.

심장은 최고출력 136마력에 최대토크 32.6㎏·m의 힘을 내는 친환경 1.6ℓ 에코텍 디젤엔진이다. 엔진 배기량을 줄여 배출가스를 줄이고 파워는 높인 다운사이징 터보엔진 기술이 적용됐다. 여기에 약 10%의 차체 경량화를 실현하면서 연비가 약 5%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쿼녹스의 복합연비는 13.3㎞/ℓ로 동급 SUV와 비교해 적정한 편이다.

달리기 능력은 저속구간에서의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속도가 붙기 시작할수록 불편함이 점차 사라진다. 물론 고속구간에서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가솔린의 부재 정도가 될 수 있겠다.

이쿼녹스는 가족들을 위한 차다. 안전에 대한 배려가 상당하다. 주행 중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시티 브레이킹 시스템(저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을 포함해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이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됐다.

지난해 군산사태로 시작된 한국지엠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수 없지만 제품만 놓고 본다면 쉐보레 RV 라인업의 가치와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과거와 현재도 그렇고 멀지 않은 미래에도 쉐보레 RV는 계속해서 국내 도로 위를 달릴 것이다. 내년에 출시될 트레일 블레이저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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