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경자년 앞두고 보는 100세 시대 금융투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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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는 1604년 별이 최후를 맞이하는 초신성(슈퍼노바)을 발견했는데 이 별의 죽음은 선조실록에도 기록돼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1054년 송나라 시절 관찰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차를 두고 두 현상을 목격한 두 문명에는 사고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572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기 전 서양에서의 천문은 신의 영역이자 절대 불가침이어서 과학적 관찰이 불필요한 세계였다. 중국이 서양문명보다 훨씬 이전에 슈퍼노바를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서양과 같은 선입견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고의 차이가 보이는 것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위험 없는 금융상품 없다

황금돼지해인 올해 뉴욕증시는 미소를 지었지만 한국증시는 냉랭했다. 11월 말까지 S&P500은 신고가를 경신하며 연초 이후 25%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4%를 넘지 못했다. 연말이 다가오며 국내증시는 여기저기 비명을 삼키며 화풀이 할 곳을 찾는 분위기다.

경제학의 ‘합리성’ 가정만큼이나 금융계의 ‘투자론’도 난공불락이어서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를 두는 것이고 수학의 공리처럼 많은 증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필자는 인명구조의 심정으로 2020년 이후 사고 전환에 대해 가급적 축약해서 얘기해 보려한다.

먼저 시중에 공급되는 금융, 경제정보가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투자론을 조금 공부한 분들은 알겠지만 어디에, 누가, 어떻게, 얼마 동안 등 다양한 적용기준에 따라 투자의 전략과 성과가 달라지고 어떠한 입장이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는 펀드매니저와 매달 월급 받아 투자하는 봉급쟁이의 투자성과 측정과 평가는 출발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봉급쟁이들이 기사에 실리는 기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심지어 최고경영자까지)의 내년 전망이나 지난해 성과를 보며 한해를 정리하고 다음해를 전망한다. 아마 거기서 필요한 내용을 추출하고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일 것임에 틀림없다. 해마다 반복해서 많은 금융투자자가 궁핍한 성과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금융공부를 하자면 대부분 골치가 아프다할 것이다. 또는 은행의 예금이나 고정금리 금융상품만 이용하니 골치 아프게 금융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파산위험(신용위험)과 시장위험(가격변동위험)이 없는 금융상품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정부주도형 금융산업 태동으로 ‘금융=국가 또는 정부’라는 선입견이 있고 예금자보호법이 있어서 은행 파산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리먼브라더스는 시가총액이 300억달러로 현재 한국거래소 KRX은행지수 시가총액(72조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은행이었고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뒤에 있었음에도 몰락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일러스트레이터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터무니없는 기대수익 위험 키워

서론이 길었다. 이번 칼럼에서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요점은 모든 사람이 금융시장의 위험을 피할 수 없으므로 금융과 경제에 관해 최소한의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소스를 통해 확인되는 금융교육은 민원방지를 위한 금융투자요령·절세형 금융상품, 신용불량자 방지를 위한 신용관리·연금상품 안내 등이 주를 이룬다.

이런 내용을 공부한 후 최근 독일국채금리 DLF와 같은 금융상품을 걸러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즉 필자가 보기에 대부분의 금융교육에 금융소비자가 금융시장을 읽고 금융상품을 걸러내는 능력(이하 금융판단)을 키우는 핵심 내용이 빠져있다.

먼저 금융판단을 하기 위해 100세시대 금융소비자는 늘어난 생애투자기간을 확실히 인지하고 이에 적합한 금융소비 또는 투자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생애수명 혹은 투자기간의 증가는 ‘복리 투자’의 기회지만 잘못 대처하면 ‘장기 투자의 위험’도 높아진다.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기대수익을 좇으며 위험을 키우기보다 철저히 위험을 인지하고 적은 수익이라도 안전하게 장기간 재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재테크 방법이며 이를 위한 금융판단을 해야 한다.

‘안전’하게 ‘장기간’에 걸쳐 ‘재투자’하는 첫걸음은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경제와 금융환경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금리·환율·주가·유가’ 눈 여겨 보자

많은 증권사에서 연말에 경제, 금리, 주가 전망이 쏟아져 나오는데 대부분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많은 논리와 통계, 수리 방법론을 동원하고 억지스런 방법과 설명이 동원되며 대부분 맞지도 않는다. 사실 미리 알 수 있으면 미래가 아니다. 하지만 금융판단을 위해서는 금융상품의 기초가 되는 몇가지 가격의 현재 동향과 지금까지의 방향만 알더라도 큰 도움이 되고 이것만으로도 최근 DLF사태의 희생자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경제와 금융상황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초 가격이란 금리, 환율, 주가, 유가의 네가지다. 여기에 금값의 흐름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 가격들을 기초로 아무리 복잡해도 대부분 금융상품의 가격, 수익이 결정된다. 이 가격들은 국내 가격보다는 세계시장, 특히 뉴욕 금융시장에서 공시되는 가격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차지하고 이와 관련된 전세계의 경제뉴스가 뉴욕금융시장에 가장 민감하게 반영되며 이곳의 금융가격을 세계 금융시장이 추종하거나 상대적으로 반응한다. 특별한 이벤트 말고는 세계시장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방향과 투자성과의 80%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마이너스금리에 들어가거나 금리하락 우려가 만연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금융소비자라면 DLF사태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과 방법론을 중심으로 다사다난한 기해년을 정리하고 2020년 경자년의 금융소비(투자)전략을 다음 회에 소개할 생각이다.

사진=일러스트레이터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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