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줄 때 나간다… 은행 희망퇴직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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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은행에서 근무하는 김부장(52)은 올해 희망퇴직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은행을 떠난 박부장이 퇴직위로금으로 가게를 차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김부장은 “지금 나가면 특별퇴직금에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위로금을 받고 은행을 떠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도 은행권에 감원 한파가 불어올 전망이다. 비대면금융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점포와 인력을 줄여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NH농협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신한‧우리‧KEB하나‧국민은행도 노사 협의를 거쳐 연말 희망퇴직 대상자 범위와 조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머니S
현재 국내 은행은 만 56세 이상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마지막 베이비붐 세대인 1963년생(만 56세)가 임금피크제에 적용되는 만큼 희망퇴직자 수는 수천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평생직장 옛말, 40세에 짐 싼다

이달 초 농협은행은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퇴직금은 재직기간과 나이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1963년생인 만 56세의 경우 퇴직당시 월평균임금에 28개월을 곱해 산정한다. 이밖에 직원들의 퇴직금은 퇴직당시 월평균임금의 20개월이다.

신한은행은 내년 초 부지점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연초 신한은행은 15년 이상 근속 직원 중 1960년 이후 출생한 부지점장급 이상 일반직과 1964년 이후 출생한 4급 이하 일반직·RS직·무기계약관련·관리지원계약인력 등이 희망퇴직에 신청했다. 특별퇴직금은 월급의 8~36개월치를 줬다. 여기에 자녀 대학학자금 최대 2800만원, 전직·창업 지원금 1000만원 등을 추가로 지원했다.

최근 노조위원장 선거를 마친 우리, KEB하나, KB국민은행도 조만간 희망퇴직 규모와 조건을 결정할 계획이다. 올해 우리은행의 전직지원(희망퇴직) 대상은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1965년생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임금피크 직원 등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월평균 임금의 36개월치를 줬고 중학교 이상 자녀 1명당 학자금 2800만원과 재취업 지원금 명목 2000만원도 지급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만 55세가 되는 1964년생의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지난 7월 특별퇴직을 도입한 KEB하나은행은 준정년 특별퇴직(만40세 이상 만 15년 이상 근무자)과 임피제(만 55세 이상) 특별퇴직을 실시해 총 90여명이 퇴직을 신청한 바 있다. 이들은 임금의 31개월분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 자녀 학자금과 의료비는 직원 1인당 각각 최대 2000만원까지 받았다. 재취업·전직 지원금 2000만원도 지급됐다.

연말 KB국민은행도 임금피크(1963년)를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올 초 국민은행은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 1965년 이전 출생 팀장·팀원급 직원 등 21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아 600여명이 은행을 떠났다. 희망퇴직자들은 최대 39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자녀학자금 등 전년보다 더 많은 위로금을 받아 만족도 높았다.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경기 부진, 수수료 수입 감소 등으로 내년도 경영전략 화두는 비용절감”이라며 “특별퇴직금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최대 3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인력은 2000명을 웃돈다.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은 총 2297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국민은행이 6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 582명, 우리은행 569명, KEB하나은행 303명, 신한은행 230명 순이다.

◆항아리 인력문제, 인건비 ‘비상’ 

잇따른 희망퇴직에도 은행의 항아리형 인력구조는 여전하다. 은행의 신규채용이 적은 탓에 희망퇴직의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올해 국민은행 임금피크제에 들어갈 1963~1969년생 직원은 4700여명에 달한다. 약 2만명 규모인 전체 직원의 20%를 넘는 규모다. 신한은행도 책임자가 4137명으로 행원급 2923명 보다 1214명 많다.

반대로 은행권의 일자리는 꾸준히 줄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은행권 일자리 창출효과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은행의 직접 고용인원은 10만1000명으로 2013년 11만명에서 2014년 10만9000명, 2015년 10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연이은 희망퇴직으로 은행의 인건비 부담은 크게 늘었다. 지난 3분기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일반관리비는 9조4747억원에 달한다. 2016년 3분기 누적으로 8조9244억원이었던 일반관리비는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다가 올해는 작년(8조8042억원)보다 7.6% 급증했다. 희망퇴직을 늘리면서 퇴직급여충당금, 직원 복리후생비가 늘어난 결과다.

특히 인력이 가장 많은 KB금융지주는 퇴직금 비용이 꾸준히 늘어 영업이익경비율(CIR)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뜻하는 은행의 평균 CIR는 40% 수준이다.

은행권은 앞으로 2년간 1963~1965년생 행원의 희망퇴직을 마무리하면 인사적체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베테랑 직원의 업무를 신규 인력이 소화하기 어려운 만큼 희망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채용해 감사업무 등 공백을 매우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최장 2년 동안 영업점에서 감사업무를 하며 하루 2시간씩 파트타이머로 근무할 수 있는 퇴직관리전담 시간제계약직 채용을 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도 퇴직자 100여명을 회사로 불렀다. 희망퇴직 조건에 1년 후 재입사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환경이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어 은행의 인력 구조조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희망퇴직자는 남은 근속을 통한 수입을 감안하고 퇴직을 선택해 재채용의 업무 등의 요인들을 살펴봐도 퇴직자 재고용은 비용문제에 따른 접근은 아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일~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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