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올려라" 자사주 소각하는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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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임한별 기자
'3조원→1조원.' KB금융지주가 국내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면서 신한금융지주와의 시가총액 격차를 1조원 안으로 줄였다.

자사주 소각은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들어 1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주가 부양책으로 꼽힌다. 최근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나란히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다른 은행도 참여할지 관심이 쏠린다.

◆KB금융, 주주환원정책 시작… '나홀로 산타 랠리'


KB금융지주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어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규모는 총 발행 주식 수의 0.55%다. KB금융은 지난 2016년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4차례에 걸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284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의 자사주 소각 소식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며 주가상승에 파란불이 켜졌다. KB금융은 이달 들어 주가가 오르면서 10개월 만에 시가총액 20조원대를 회복했다. KB금융의 시가총액은 20조69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4만3600원으로 시가총액 20조69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조8000억원 정도 차이가 나던 두 회사 간 시가총액 격차는 현재 6000억원 대로 줄었다. 8월 3조2000억원 규모까지 벌어졌던 두 회사 간 시가총액 격차가 조금씩 감소하며 지난달 2조대 차이를 유지했다. 이달 들어 KB의 자사주 소각 소식과 함께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의 자사주 소각은 은행지주사 중 처음 실시하는 것으로 경영진의 적극적인 노력과 더불어 금융당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며 "은행주 전반에도 상당한 호재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들은 KB금융 적정 및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적극적 주주환원 시행 의지를 근거로 목표PBR(주가순자산비율)을 10% 높이면서 적정주가를 기존 5만3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올렸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정책 시행은 투자심리 환기 및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열어준 이벤트"라며 "움츠렸던 자산성장성도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도 가세, 하나·우리금융 행보에 쏠린 눈

신한지주도 내년 1월 말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자사주 소각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말 오렌지라이프를 완전 자회사화하기로 결정하고 필요자금 9584억원 중 6000억원은 이미 보유한 자사주로 조달하는 한편 나머지 3584억원은 신주 발행으로 마련하겠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새로 발행되는 신주 한도 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유상 증자만 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주 발행 범위 내에서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양호한 실적에도 주가흐름이 부진하자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은행지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6배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29위에 불과하다. 주가가 주당 순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못미친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에서는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자사주 소각으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등 나머지 금융지주들의 주주 환원 정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는 높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배당을 대폭 늘리긴 어려워서다.

지난 9월 기준 금융지주 자사주 보유 현황을 보면 KB금융 2847만7202주, 신한금융 1388만2062주, 하나금융 867만6700주, JB금융 263만8818주, BNK금융 1만4855주 등이다. 우리금융과 DGB금융은 자사주를 갖고 있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가 70%에 육박하는 지배구조 특성상 '이자로 번 돈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지적이 많다"며 "주식을 태우거나 배당을 늘리는 등 금융지주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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