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IT 빅브라더의 빅딜, '신의 한수'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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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GIO). /사진=뉴스1

텐센트 잡는 한·일 '올인원 폼펙터'
게임사업 확대 위해 中 2위 넷이즈 맞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빅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LINE)과 야후재팬의 모회사 Z홀딩스가 체결한 기본합의서에 따라 지난해 12월23일 양사 간 경영통합 본계약이 성사됐다. 일본내 1위 모바일메신저 서비스기업과 최대 포털사의 만남이 본격화된 것이다.

일본판 알리바바나 텐센트를 꿈꿨다는 손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이 GIO와 만나 통합 방침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끝에 오는 10월 조인트벤처(JV) 설립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법인의 초기 시장목표는 일본내 선도사업자이지만 목표는 이미 글로벌시장에 한발짝 다가선 상태다. 

양사의 끈끈한 동맹은 종착지에 다다르기 전 중국의 텐센트라는 거대한 벽과 마주할 전망이다. 간편결제를 포함한 전자상거래와 포털 기반의 정보전달 콘텐츠의 경우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와 야후재팬 노하우가 더해져 경쟁력이 있지만 게임의 경우 독보적인 시장을 장악한 텐센트가 버티고 있다. 합병 전 라인은 텐센트를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로 세력을 넓힌 중국 2위사업자 넷이즈에 손을 뻗었다.

◆ 숨은 1인치는 게임?

라인의 강력한 무기는 메신저다. 현재 라인은 일본에서만 80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1위 모바일메신저로 성장했다. 지난해 6월 국제연합(UN) 발표자료와 통계청의 자료 등을 취합한 결과 올해 일본 인구는 1억2700만명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도 일본 인구의 약 63%가 사용하는 셈이다.

태국과 대만에서도 각각 4500만명과 2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인도네시아의 경우 약 1600만명의 이용자가 라인을 쓴다.

라인은 단순히 메시지만 주고 받던 차원에서 벗어나 핀테크, 금융, 게임 등 다양한 영역을 SNS라는 틀에서 하나씩 넓혀가고 있다. 포털, 전자상거래, 뉴스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야후재팬과의 결합은 ‘올인원 폼펙터’를 꿈꾸는 양측의 필요성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중국을 넘어 전세계 IT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중인 텐센트도 현지에서 국민메신저로 통하는 ‘위챗’을 흥행시킨 후 게임과 금융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망 기업을 사들이면서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라인도 메신저를 기반으로 성장했고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와 핀테크 기반 금융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합작회사로 통합될 경우 사업영역이나 서비스 지역 면에서 텐센트와의 경쟁은 불가피한 셈이다. 현재 텐센트는 위챗페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금융사업 공략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서비스로 거듭나기 위해 ‘테스트 베드’로 삼을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야후재팬과 라인이 각각 ‘페이페이’와 ‘라인페이’로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동남아 패권의 틈새를 찾을 곳은 ‘게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병법인이 추구할 모델은 AI 적용을 통한 사업 고도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손정의 회장이 텐센트를 거론한 것처럼 게임사업은 대중성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로 통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2차 창작물 등 확장성 면에서 유용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예상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 견제와 경쟁 사이

현재 전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의 패권은 중국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 685억달러 가운데 중국이 216억달러로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텐센트는 전세계 게임기업중 매출 정상에 오를 만큼 수년 만에 고속성장을 이뤘다.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주요 게임사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 덕분이다.

그에 비해 라인이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갖는 존재감은 낮은 편이다. 2012년 11월19일 모바일 퍼즐게임 ‘라인 팝’(LINE POP)을 통해 게임사업을 본격화한 라인은 자체 캐릭터 ‘라인프렌즈’를 기반으로 한 지식재산권(IP)을 다양한 게임에 접목하며 캐주얼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계열사 라인게임즈를 통해 RPG 퍼블리싱사업도 전개했지만 여전히 장르 다각화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

물론 라인이 텐센트와 견줄 만큼의 ‘퀀텀점프’(초고속 성장)를 도와줄 파트너를 찾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네이버, 소프트뱅크그룹, 라인, 야후재팬 등 4개사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을 찾은 만큼 인공지능(AI)이나 콘텐츠를 활용해 게임사업을 고도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라인이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서 약 2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대형 타이틀까지 배포한다면 텐센트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네이버의 AI 기술력과 소프트뱅크의 자본력이 더해질 경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플랫폼을 가진 라인이 선택한 파트너는 넷이즈였다.

넷이즈는 중국에서 텐센트 다음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인 2위사업자다. 최근에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라인은 넷이즈가 가진 콘텐츠를 활용해 채널링부터 소셜기능 적용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가 맺은 포괄적 협력에 라인 메신저를 활용한 방안이 포함됐고 주요 사용지역인 대만, 태국, 홍콩, 인도네시아, 마카오, 일본 등 6개국에 서비스한다는 발표에서 맥락을 찾아볼 수 있다.

넷이즈 입장에서도 한번에 대규모 모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제안인 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사 텐센트와의 차별성 면에서 라인과의 시너지가 특별하게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머니S>에 “메신저를 활용해 넷이즈와 협력키로 결정했다”며 “서비스 지역은 확정됐지만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거나 기존 넷이즈 타이틀을 업데이트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 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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