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왜 한국시장을 공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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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오리지널 비중↑… 맞춤전략 선택
-콘텐츠별 투자 줄이고 대형 제작사와 맞손
-국내 OTT사업자 경쟁력↓, 디즈니+ 동맹이 변수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왼쪽)과 '킹덤'. /사진=넷플릭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킹덤>은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 영화에서 주로 활약하는 배우진에 좀비 판타지와 권력 암투라는 시대적 서사를 더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최고 인터내셔널 TV쇼 톱10’으로 꼽을 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긴 작품이다.

넷플릭스의 강점이 빛난 대목이다. 오리지널시리즈는 전세계 190개국에 유통돼 글로벌 시청자에게 공급된다. 미디어 제작사와의 협업과 오리지널시리즈를 제작하는 형태로 콘텐츠를 수급하던 넷플릭스에게 최근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글로벌 대응용 콘텐츠 대신 지역별 오리지널 제작 비중을 높이는 한편 스튜디오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이 넷플릭스를 변화시켰을까.

◆로컬콘텐츠 확보하라

넷플릭스의 지역별 오리지널 제작은 북미시장에서의 경쟁구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북미에서 첫 선을 보인 디즈니+를 중심으로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HBO맥스, 피콕, 쿼비 등 다양한 사업자와 경쟁구도에 놓였다.

특히 월트디즈니컴퍼니는 마블, 픽사, 훌루, 21세기 폭스, 루카스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보유한 글로벌 최대 미디어콘텐츠사업자로 군림하고 있다. 디즈니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한 만큼 주요 지적재산권(IP) 기반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에 유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자체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제시카 존스>, <퍼니셔>, <데어 데블>,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를 넷플릭스에 공급했던 디즈니는 지난해 디즈니+ 론칭을 앞두고 재계약을 전면 취소했다. 새로 제작할 시리즈물을 디즈니+에 연재해 경쟁력을 갖춘다는 판단에서다.

넷플릭스는 디즈니 콘텐츠를 수급하지 않는 대신 지역별 오리지널콘텐츠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글로벌 오리지널 작품도 유명하지만 지역별 매출을 극대화 하기 위해선 현지 특성에 맞는 킬러콘텐츠 수급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디즈니를 비롯한 경쟁사업자들이 서비스 초기 미국과 유럽에 집중하는 부분도 틈새시장을 공략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킹덤> 성공 사례를 통해 K-콘텐츠의 저력을 체감한 넷플릭스는 공중파·종편에 유통되는 웰메이드 작품을 제로홀드백(본 방송 후 재송출 되는 기간)으로 계약해 오리지널과 다른 유통 경로도 확보한다. <아스달 연대기>, <동백꽃 필 무렵>, <사랑의 불시착>, <배가본드>도 동시 상영 수준의 제로홀드백 계약으로 수급한 작품이다.

<아스달 연대기>, <사랑의 불시착>, <배가본드>는 CJ ENM의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작품이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단건 계약에 집중했던 넷플릭스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에 주목하며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 국내 공룡제작사와 손잡기에 이른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간이다. CJ ENM-스튜디오 드래곤과 JTBC-제이콘텐트리의 계약을 보면 3년간 20여편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합의했다. 내년 디즈니+의 아시아시장 진출이 유력한 만큼 국내서비스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넷플릭스가 계약 당사자를 대상으로 ‘자사 외에 파트너십은 불가능하다’고 명시하지 않은 만큼 디즈니를 비롯한 OTT사업자와의 협상도 가능한 상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글로벌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로컬 오리지널을 제작한다는 것이 넷플릭스의 강점”이라며 “한국은 넷플릭스가 들어오기 전부터 한류를 통해 글로벌시장 인지도가 높았다. 국내 시청자와 한류를 좋아하는 해외 가입자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역량을 갖춘 창작자와 제작사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오리지널콘텐츠에 투자한 금액은 120억달러(약 13조원)로 추정된다. 올해는 오리지널 제작 투자 비중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를 중심으로 한 OTT 경쟁이 가속화될 경우 그 투자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사업자에게는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다.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OTT시장을 넷플릭스가 독점하다보니 오리지널콘텐츠 수급으로도 경쟁에 뛰어들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도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비. /그래픽=머니S
디즈니+의 공습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11일 북미와 유럽 3국에서 론칭한 디즈니+는 1000만명 가입자를 돌파한 데 이어 약 한달 반만에 2400만명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블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IP 등을 앞세운 만큼 국내시장에서의 파급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적으로 영화 <어벤져스>와 <겨울왕국> 시리즈가 매편마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에 KT가 지난해 11월 새 OTT서비스 ‘시즌’을 출시한 데 이어 CJ ENM과 JTBC도 합작법인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경쟁구도가 성립될 예정이다. 지난해 ‘토종 OTT 플랫폼’ 슬로건을 앞세운 ‘웨이브’가 270만 이용자를 확보하며 선전했지만 콘텐츠 제작사와의 재계약 갈등 등 아직 갈길이 멀다.

반면 콘텐츠 제작사의 선택폭은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오리지널콘텐츠가 경쟁력인 만큼 OTT플랫폼사의 투자 경쟁이 계속돼 안정적인 환경에서 제작이 가능하다. 디즈니+가 지역사업자와 연계하는 방향의 서비스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스튜디오 드래곤 등 통신사와 제작사들이 디즈니 측과 접선을 시도하며 서비스 타진에 나섰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이미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 콘텐츠업계 판도가 급변했고 제작환경도 달라졌다”며 “넷플릭스를 추격하는 형태의 사업모델을 계획했던 국내 사업자들도 해외 기업과의 협업 및 전략적 제휴 형태로 급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7호(2020년 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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