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어 현대와 손잡은 '세포라'… 신세계 '시코르'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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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라 현대백화점 신촌점.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주말리뷰]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의 기세가 매섭다. 세포라는 10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1층에 세번째 매장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과 손을 잡고 명동 영플라자에 2호점을 연 데 이어 이번엔 현대백화점과 손을 잡은 것. 이는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토종 뷰티 편집숍인 ‘시코르’에 대적해 본격적인 영토 싸움을 시작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정면승부 돌입한 ‘시코르-세포라’

글로벌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세포라는 1970년 프랑스에서 출발해 전세계 34개국에 2600개 매장을 낸 세계 1위 뷰티 편집숍이다. 2005년 중국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호주, 인도 등에 진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만 35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뷰티시장에는 비교적 늦게 진출했다. K뷰티의 강세와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고려해 까다로운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는 게 세포라 측의 설명이다. 약 3년간의 준비 끝에 세포라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국내 첫 매장을 선보였다. 매장 오픈 당일에는 500m가 넘는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3일간 2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세포라는 이어 지난해 12월 명동 2호점을 열면서 시코르와의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앞서 시코르는 그해 9월 명동에만 두번째 점포를 개장한 바 있다. 이미 인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두고 있지만 세포라를 견제하기 위해 추가 개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명동에 위치한 시코르와 세포라의 직선거리는 150m 남짓이다.

명동은 한때 로드숍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현재 아리따움 라이브 등 로드숍 브랜드 플래그십스토어와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헬스앤뷰티(H&B)스토어가 밀집한 곳이다. 근처 백화점과 면세점에 입점한 럭셔리 브랜드까지 아우르고 있어 K뷰티의 성지로 불린다. 시코르와 세포라의 영토싸움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두 업체의 가격대와 타깃이 겹친다는 점에서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시코르가 세포라를 표방한 만큼 둘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기존 H&B스토어가 중소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시코르와 세포라는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두 업체는 공통적으로 매장 내 체험공간에도 힘을 실고 있다.

세포라는 브랜드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뷰티 어드바이저’(BA)가 매장 내에서 고객들의 체험을 돕는다. BA가 15분간 무료로 메이크업을 제공하는 ‘뷰티플레이’, BA가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하는 ‘스킨크레더블’ 등을 운영한다.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 바’에선 BA가 1대1 맞춤형 컨설팅과 헤어 스타일링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코르도 최근 문을 연 명동점과 홍대점을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들의 놀이터’로 설정하고 체험요소를 확보했다. 세포라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식이라면 시코르는 고객이 마음껏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코르는 두 매장에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는 ‘화장품 셀프바’를 스킨케어·메이크업·헤어 등 카테고리 중심으로 재편하고 매장에서 스스로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는 ‘유튜버·왕홍(소셜미디어 유명인을 가리키는 중국어) 방송존’도 선보였다.

시코르 명동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시코르, K뷰티 안방 사수할까

이제 막 발을 내딛은 세포라는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월에 3호점 신촌 현대 유플렉스점과 4호점 잠실 롯데월드점을 차례로 개점한다. 신세계 시코르에 대응해 현대, 롯데 등 유통 대기업과 손잡고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는 것. 세포라는 2022년까지 서울·경기에 총 14개 매장의 문을 열 계획이다.

물론 시코르와 세포라는 체급 차이가 있다. 국내 매장 수를 기준으로 할 때 대결을 붙일 만한 시점은 아니라는 얘기다. 2016년 12월 대구점에 처음 문을 연 시코르는 지난 3년간 전국 주요 지역 30곳에 출점했다. 매출도 목표 대비 15%를 넘어섰다.

시코르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시코르는 세포라와 차별화된 자사만의 경쟁력을 ‘K뷰티’에서 찾는다. 세포라가 해외 브랜드 위주라면 시코르는 K뷰티 브랜드 위주다. 실제로 시코르에 입점한 제품 중 절반 이상이 국산 브랜드다. 신세계 관계자는 “세포라는 전세계를 타깃으로 하지만 시코르는 한국인이나 동양인에 초점을 맞춘다”며 “절반 이상이 K뷰티 제품으로 구성돼 이를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세포라도 해외 뷰티 브랜드의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세포라가 국내에 들여온 해외 브랜드 제품은 한국인의 피부색에 맞는 종류로 엄선됐다.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면서도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차별화하는 게 세포라의 성공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포라는 K뷰티 브랜드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미 활명, 탬버린즈, 어뮤즈 등 세포라가 독점으로 선보인 국내 브랜드도 있다. 이 중 ‘활명’은 동화약품이 해외시장에 먼저 선보인 브랜드로 국내에선 세포라가 처음으로 들여왔다.

김동주 세포라 대표는 “지난 2~3년 간 한국시장의 트렌드와 고객의 선호도에 대해 연구했다”며 “국내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국내에 있는 좋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해 글로벌에 역수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세포라는 전세계 2600곳에 매장이 있는데 국내 매장이 글로벌 100위권 안에 들기를 희망한다”며 “향후 7년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코르와 세포라의 전쟁은 둘만의 싸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격대는 다르지만 유사한 플랫폼을 가진 H&B스토어도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1233곳), 랄라블라(150곳), 롭스(133곳) 등 H&B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나아가 이들도 체험형 매장, 콘셉트 매장을 늘리며 두 뷰티 편집숍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상황. 글로벌 뷰티 공룡 세포라와 안방을 지키려는 시코르, 둘 사이의 영토전쟁이 국내 뷰티시장의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6호(2019년 1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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