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주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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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불확실한 내일이 궁금한 오늘
사주팔자보다 의지와 노력이 운명을 결정한다

흰쥐의 해 경자년 시작하는 날이 1월1일일까, 1월25일일까, 2월4일일까, 지나간 12월22일일까?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공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양력에 의한 새해는 1월1일에 시작되지만 달이 지구 주위를 돌면서 변하는 달의 모양을 기준으로 만든 음력 새해는 1월25일에 시작된다. 반면에 절기상 한 해가 시작하는 날은 입춘인 2월4일이다.

24절기는 입춘에서 시작돼 우수, 경칩으로 이어지다가 대설, 대한에서 끝난다. 절기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1년 동안 360도 도는 것을 24등분한 기후의 표준점이다. 사주명리에서 2020년 경자년은 2월4일부터 2021년 입춘 전날인 2월2일까지다. 즉 올해 1월25일부터 2월3일까지 태어난 아이는 쥐띠가 아닌 돼지띠가 되는 셈이다. 

한편 주역에서는 동짓날인 12월22일이 새해의 첫날이다. 동지가 음이 가장 많은 날로서 그때부터 서서히 양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러한 논리에 따르면 경자년이 시작된 지가 이미 한 달쯤 지났다. 지난해 12월22일 이후 태어난 아이는 돼지띠가 아닌 쥐띠인 셈이다. 역술인에 따라서는 사주팔자의 연주(年柱: 새해)는 동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입춘을 기준으로 내세우는 기존의 주장과 대립해 왔다. 새해 첫날을 언제로 보느냐에 따라 사주팔자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를테면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1925년 음력 11월23일 출생인데 입춘 기준으로는 을축(乙丑)생 소띠로서 막일꾼 팔자가 되며 동지(음력 11월7일) 기준으로는 병인(丙寅)생 호랑이띠로서 큰 정치인이 되는 사주다. 9선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최다 당선 횟수를 기록했고 박정희정권부터 김대중정권까지 오랜 세월 정권의 핵심에 있었기에 동지를 기준으로 하는 사주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수많은 사례를 분석했을 때의 통계 결과가 어떨지는 알려진 바 없다.

◆성행하는 사주명리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사주명리를 따지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홍대앞, 대학로 등에 가면 사주를 본다는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업상으로는 사업가나 정치인이 점을 많이 보는 편이다. 어떤 사업을 하는 게 좋을지, 사업을 확장할지 축소할지, 아니면 아예 접는 게 나을지, 선거에 나가면 당선 확률이 있을지. 궁금증에 대한 답변은 각자의 사주에 따라 정해진다. 

정태수 한보그룹 전회장이 23년이나 일하던 세무공무원을 그만두고 52세의 늦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것도 역술가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가로 크게 성공할 팔자라고 하면서 특히 음양오행에 토(土)의 운세를 타고났으므로 흙에 관련된 사업을 권했다. 이 말에 귀 기울여 폐광된 몰리브덴 광산을 싸게 인수해 광석을 수출하는 한보상사를 세웠다. 해외에서 몰리브덴 생산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 떼돈을 벌었다. 흙과 관련한 또다른 사업으로 주택사업을 했다.

태양의 후예_에서 함께 주연한 배우 송중기·송혜교 / 사진제공=NEW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인 4424가구의 은마아파트를 건설해 돈방석에 오르고 ‘한보철강’을 세워 한보그룹이 재계서열 30위권에 들어섰다. 사주팔자에 나오는 운을 따라 하는 사업마다 승승장구했지만 운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보니 결국엔 부도를 맞았고 옥살이까지 했다. 2007년 5월 지병 치료를 이유로 출국해 12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2018년 에콰도르에서 숨졌다. 그의 이러한 말년을 사주에서 예측해 사전 대비가 불가능했었는지 궁금하다.

◆혼인관계 사주보다 인내와 노력

남녀관계에서도 두 사람의 사주 궁합이 좋게 나온다고 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며 궁합이 나쁘더라도 화목하게 사는 부부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 살아가는 부부라도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길고 긴 결혼생활에서 우여곡절을 겪기 마련이다. 아무리 서로 좋아하고 잘 맞는 것 같아 결혼했어도 살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양보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결국 상호 노력은 필수이며 인내심과 노력 없이 행복하게 살기는 힘든 법이다. 

최고의 인기 스타 송중기는 2017년 7월5일에 역시 최고의 인기 스타인 송혜교와 그해 10월31일에 결혼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열애설이 알려지기 이전인 2016년 9월16일에 사주철학가 이석호씨의 블로그 '사주논리여행'에는 송중기에게 여자가 들어올 해가 2020년 경자년이며 “여자로 인해 마음고생할 것으로 보이며 되도록이면 늦게 결혼하는 것이 좋겠다. 44세를 넘어서 해야 여자가 들어와 안착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송송커플의 결혼이 발표되자 2017년 9월9일에는 궁합을 봐달라는 요청이 있어 살펴본다면서 사주풀이로 “해로할 수 없다. 결혼이 실패할 것을 나타낸다”고 했다. 마무리에선 "결혼과 이혼은 모두 당사자들의 결정이니 운에 이혼수가 있어도 이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2019년 6월26일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제출한 것이 알려지고 두 유명 스타의 결혼은 2년도 안돼 종말을 고하게 됐다. 뒤늦게 해당 사주 블로그는 화제를 모으고 수많은 네티즌이 방문하면서 사주 봐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한편 가수 김건모는 2019년 10월28일에 장지연씨와 혼인신고를 접수해 법적으로 부부가 됐는데 훨씬 이전인 2017년 2월11일에 올라온 그의 사주풀이에는 기해년(2019년)에 결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서 “그러나 대운의 흐름은 좋지 않은 곳으로 흐르는 시점이기도 해 매우 안타까우나…”라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어서 최근 불거진 성폭행 의혹 고소 사건을 연상하게 된다. 송승헌이 중국 배우 류이페이(劉亦菲, 유역비)와 2015년부터 연애하고 있음이 알려졌을 당시인 2016년 10월13일 포스팅한 글에서는 두 사람이 2017년에 이별할 수 있음을 예견했으며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중인 비 김태희 부부 /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반면에 김태희가 비(정지훈)와 교제하고 있을 당시인 2016년 11월17일 올라온 글에서는 “정유년(2017년)에 남자와 이별할 수 있는 운이다. 비와 현재 사귀고 있다면 내년에 이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별설 한번 없이 잉꼬 커플로 주목받다가 2017년 1월19일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또한 “기해년인 2019년이 되면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아무런 작품활동 없이 2019년이 지났다. 결혼 이후 2017년 5월9일자 비의 사주에서도 “올해 정유년(2017년)말쯤 부부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로 인해 심하면 이별수까지 있다”고 했으나 이 역시 틀렸다.

◆믿을 건 서로 최선을 다하는 자세

송혜교·송중기 커플처럼 사주풀이가 잘 맞은 경우는 언론을 통해 소문이 났지만 김태희∙비 커플처럼 사주풀이가 틀린 경우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는다. 사주풀이가 잘 맞은 이야기는 널리 퍼져나가지만 틀린 경우는 사람들 관심권 밖에서 수면 아래 잠긴다. 이에 따라 사주풀이가 맞은 경우들만 보면서 과도한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미래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아무리 다양한 예측 방법을 동원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도 미래에 벌어질 상황에는 불확실성이 따르다 보니 점과 사주 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을 수밖에 없다. 사주에서 잘 맞힌 것을 경험하게 되면 사주팔자에 나온 대로 행동이 흘러가면서 독이 될 수도 있으므로 차라리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하다.

아무리 세상에서 부러워하는 사람이라도 문제점과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송송커플이 사주에서 예측한 대로 헤어졌다 해도 이는 단순히 사주팔자 문제가 아닐 수 있으며 김태희∙비 커플이 사주에서 예측한 이별수를 넘어선 것은 어쩌면 두 사람이 배려심과 넓은 이해심으로 배우자의 마음을 서로 감싸 안았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 경자년 새해 운세를 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운명에 가장 크게 영향주는 것은 사주팔자보다는 의지와 노력임을 명심해야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628호·제6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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