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자초한 아우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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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사진=아우디코리아

2019년 12월 18일 아우디코리아(이하 아우디)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 차주들과 한국소비자연맹이 주최한 ‘아우디 불매운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주는 “평생 갖고 싶었던 꿈의 차가 3000대 한정판매를 한다기에 즉각 사전계약을 했는데 올해 1월 수백만원 새로운 추가할인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아우디 Q7모델의 사전계약 판매가 사기였다며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디젤게이트로 판매중단 처분을 받은 아우디가 고무줄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딜러사 재량을 아우디 본사에서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아우디 본사가 개입했을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다. 오락가락식 고무줄 가격 정책을 펼친 탓에 일찍 구매한 소비자들은 이른바 ‘호갱’(호구+고객의 줄임말)으로 전락했다.

아우디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신형 A6(기본트림 기준)은 조만간 5000만원 초반에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돈다. 지난해 12월 아우디는 품질논란에 휩싸인 A6를 판매중단했고 아직 시중에 내놓지 않았다. 가격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며 아우디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아우디는 더 이상 프리미엄이 아니다”는 어느덧 업계의 정설이 됐다.


◆ 3년 전으로 가보니


2017년 11월 출시한 스포츠카 ‘R8 쿠페’는 아우디의 판매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아우디는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사건)로 정부로부터 판매중단 조치를 받으며 2년 동안 한국에서 영업을 하지 못했다. 정부의 새로운 배출가스 인증기준을 통과한 첫 차량이 R8 쿠페다. R8 쿠페 경우 한정판으로 할인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후 내놓는 모델들에 대한 가격정책은 완전히 달랐다.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한 건 순식간이었다.

2018년 8월 아우디는 준중형 세단 ‘2018년형 A3’ 3000여대를 40% 할인 판매한다. 판매가가 3950만원인 ‘A3 40 TFSI’를 2370만원, A3 40 TFSI 프리미엄은 가격이 4350만원에서 2610만원으로 떨어졌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에 A3 3000여대는 하루 만에 완판됐다.

문제는 이때부터 아우디가 내놓는 신차 가격에 대한 신뢰가 깨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년 전 A3를 4240만원에 구매한 소비자들은 2018년식 A3를 2610만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한 차주는 “2년 뒤 나오는 신차가 어떻게 2년 전 신차보다 1570만원이나 저렴할 수가 있냐”며 “결국 가격 거품 그대로 주고 2년 전에 구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2년 뒤 이렇게 싸게 나올 줄 알았으면 조금 기다릴 걸 그랬다”고 밝혔다.

◆ 논란의 Q7

가장 문제가 된 모델은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2019년식 가솔린 엔진 모델로 지난해 7월 16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았다. 사전계약 당시 아우디는 3000대가량의 한정물량인 데다 큰 폭의 할인 혜택까지 주어짐을 강조하며 판촉에 나섰지만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자 아우디는 사전계약 이후 3개월 만에 추가할인을 시작했다.

정가가 7848만5000원이던 차량을 사전계약 할 땐 7000만원 초반으로 그리고 석달 만에 6500만원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과 아우디 차주들은 수입물량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축소 발표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사전계약 당시 아우디는 해당 차량을 약 3000대만 판매할 것이라고 했으나 실제 8월부터 11월까지 판매량은 4059대였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처음부터 계획을 했던지, 나중에 추가를 했던지 결과적으로 4059대나 팔렸기 때문에 수량이 적게 보이도록 거짓말한 아우디의 부도덕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우디는 지난해 8월 초 Q7의 사전계약이 80% 마무리됐다고 소비자들에게 거짓말도 했다. 연맹 측 자료에 따르면 8월 초까지 판매량은 1000대 수준으로 30%대였다.

아우디가 12월까지 적용하던 7%의 할인율(약 420만원)을 2020년 1월부터 14.5%(약 850만원)으로 갑자기 두배나 높인 점도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연초(폭풍할인)없을 것이고 현재 프로모션이 유지될 것이라는 영업사원들의 얘기와 달랐다. 이를 소비자들이 항의하자 영업사원들은 “본사 방침이 바뀌어서 어쩔 수 없다. 상품권을 주겠다”고 회유했다고 연맹 측은 밝혔다.

이후 출시한 중형 세단 A6도 사전계약이 끝나자마자 1000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A6 35 TDI의 가격은 6170만~6820만원이지만, 딜러사들은 해당 차량에 평균 1000만원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일선의 딜러사들이 제공한 기본 프로모션 금액은 1150만원인데 아우디의 자체 금융상품을 이용할 경우 할인금액은 1300만원까지 늘어난다. 아우디 파이낸스를 이용할 경우 4870만원에 A6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세단 A8도 출시하자마자 2000만원 할인해 최고등급은 1억5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판매했다. 공식 가격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가격에 대해서 본사는 아는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딜러사 관계자는 “본사는 매번 가격을 내려놓고 문제가 생기면 발 빼는 식”이라고 전했다.

◆ 아우디, 프리미엄 이미지 회복 어렵다

고무줄 가격, 본사와 딜러사간 책임 전가로 깨져버린 프리미엄 이미지를 당분간 회복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판매 일시 중단한 A6가 4000만원 중후반대로 다시 팔릴 것이라는 소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우디는 2019년 12월 16일 독일 본사에서 A6와 A8의 뒷좌석 안전벨트 경고가 한국 기준과 다르게 작동하는 점을 알려옴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신고하고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재개 시점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간 행태를 봤을 때 A6는 분명 크게 할인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싸게 나오는 물량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A6와 A8의 판매중단이 공식발표 되던 날 법원에서는 디젤게이트와 관련한 1심 배상판결까지 떨어졌다. 재판부는 “아우디 등은 일부 차주에게 차량 1대당 1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우습게 아는 아우디는 더 이상 프리미엄이 아니다”며 “그래도 아우디를 찾는 고객들이 많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1호(2019년 2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민준 minjun84@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자동차 철강 조선 담당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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