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숙박 '공룡'된 에어비앤비, '토종'이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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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국인 공유숙박이 허용되면서 토종업체 위홈이 사업을 확장할 기세지만 에어비앤비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사진=뉴스1DB
[주말리뷰] 글로벌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에어비앤비 이용자 290만명 가운데 70%는 내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에어비앤비로 공유숙박을 이용한 셈. 문제는 이들 일부가 사실 ‘범법자’라는 데 있다. 관광진흥법상 외국인도시민박업에 따르면 도심지역 공유숙박 이용 가능자는 외국인으로 제한돼 있어서다.

약 200만명의 내국인 중 자신이 범법을 저질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방을 빌려준 호스트(업주)는 불법임을 알지만 돈이 되는 내국인을 내치기 어렵다. 정부 단속이 부실하다보니 이러한 불법영업이 기승을 부린다.

지난해 말, 내국인도 합법적으로 공유숙박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정부 규제 샌드박스로 제한된 조건 하에서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업이 가능해진 것.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 공유숙박업계를 점령한 에어비앤비와 국내 토종업체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판 에어비앤비’는 나올 수 있을까.

◆첫발 내딛은 내국인 공유숙박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7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8건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샌드박스 안건을 처리했다. 이 중 도시 민박 플랫폼인 위홈을 실증특례(예외적 사업 승인)로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과기부는 본인 거주, 서울 지하철역 반경 1㎞ 내 주택, 연 영업일수 180일 등의 조건으로 위홈이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에게도 올 1월부터 2년간 공유숙박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했다.
현재 국내에서 공유숙박업을 진행하는 토종업체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공유경제 활성화 속 3~4년전 몇몇 토종업체들이 등장했지만 에어비앤비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또한 내국인 영업은 규제완화가 되지 않아 결국 사업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규제 샌드박스 신청에 위홈이 ‘대표격’으로 나선 것도 국내 유일 공유숙박업체였기 때문이다.

조산구 위홈 대표는 8년 전부터 공유숙박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한 끝에 이번 결실을 얻었다. 그는 내국인 공유숙박서비스 규제 완화에 소극적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를 꾸준히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위홈이 에어비앤비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다. 위홈은 상반기 중 공유숙박에 참여할 호스트 확보에 나선 후 7월부터 게스트(손님)를 상대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 상반기 중 얼마나 많은 호스트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때 호스트들이 에어비앤비가 아닌 위홈을 선택할 지는 미지수다. 호스트 입장에서는 고객이 더 많이 찾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게스트 유치에 유리해서다.

에어비앤비와 맞서는 위홈의 무기는 수수료 경감, 숙소+관광상품 제휴, 합법 영업 등이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호스트에게 숙박비 3%를 수수료로 받지만 위홈은 서비스 초기, 수수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또 서울메트로 등과 협의해 지하철역 인근 관광상품과 숙박을 결합한 ‘동네형 관광’을 선보일 계획이다.

조 대표는 위홈이 합법적인 내국인 공유숙박업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호스트와 내국인 고객들이 불법인 에어비앤비보다 합법인 위홈을 더 선호할 것이란 주장이다. 조 대표는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업체들의 내국인 영업에 대한 정부 단속이 강화될 것”이라며 “결국 합법적인 서비스에 수요와 공급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풀었지만 갈길 멀다

공유숙박업계는 위홈의 실증특례를 두고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이다. 시범사업 진행에 붙은 조건 탓에 위홈, 나아가 앞으로 등장할 공유숙박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규제샌드박스를 적용받아 올해 본격적인 공유숙박업에 나서는 위홈.
과기부는 공유숙박사업 시행지역을 서울 지하철 1~9호선역 근처 1㎞ 이내로 한정했다. 또 호스트가 반드시 거주해야 하고 영업일수도 연 180일 이내로 제한했다. 연중 6개월만 영업이 가능한 셈이다. 호스트 입장에서 영업일수 제한이 달가울리 없다. 전체 호스트 수도 4000명을 넘지 못하게 했다. 업계에서 이번 실증 특례를 두고 ‘딱 시범사업에 적합한 규제 완화’라는 아쉬움이 나오는 이유다.

공유숙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위홈 모델을 딱 2년만 보장하는 셈"이라며 "2년을 내다보고 사업을 하기는 힘들다. 투자 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이번 위홈의 내국인 공유숙박 시범사업 도전 자체에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에이비앤비가 관련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종업체들도 내국인 공유숙박 시범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한국의 공유숙박은 우리(위홈)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며 “저희가 잘하면 주변의 관심도 많아지고 더 많은 규제들이 완화돼 서비스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 궁극적으로 관광진흥법 개정 추진도 가능하다.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전국의 숙박업소들이 ‘공유숙박’을 반대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숙박업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한 숙박업중앙회는 총력을 기울여 공유숙박업법 통과를 막겠다는 의지다. 내국인에게 도시 내 공유숙박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2016년 이후 두 차례 발의됐지만 숙박업계 반발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들이 공유숙박을 반대하는 이유는 너도나도 숙박업소 등록으로 인한 공급과잉이다. 이용자들이 질 낮은 서비스를 받게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정경재 대한 숙박업중앙회장은 “공유숙박법제화의 일부 법안은 저지했지만 계속해서 공유경제를 빙자해 우후죽순 격으로 법안이 발의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결사적으로 집회, 토론회 등을 통해 공유민박 도입을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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