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집필거부, 국립대까지 확산… 부산대 교수들 성명서 발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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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집필거부'

부산대학교 역사학 관련 교수 24명도 15일 성명을 내고 “국정 교과서에 관련된 모든 절차에 대한 협력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수들도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를 긴박하게 논의 중이다. 서울대 정용욱 국사학과 교수는 "집필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교수들과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대 사학과 교수의 집필거부는 계속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강원대·전남대·제주대 등도 국정 교과서 추진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조만간 집필 거부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부산대 교수들의 성명서 전문이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 집필을 거부하는 부산대학교 역사 교수 전원(24명)의 선언

우리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 교육부는 국정화 강행을 멈춰라.

결국 교육부가 국정화를 강행하였다.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 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 각층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은 안중에도 없었다. 정치적인 외압을 막아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해야 할 교육부가 앞장서서 헌법 정신을 훼손하고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균형 있는 역사인식’을 기르게 하여 헌법 가치를 지키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권력이 학계, 교육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제를 강행하는 것 자체가 헌법 가치를 파괴하는 것이다.

우리 부산대에 재직하는 역사 교수 전원은 지난번 국정화 반대 성명에서 국정 교과서 제도가 독재 권력의 산물이었고, 국정제 부활은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하였다. 아울러 이른바 ‘하나의 교과서’를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반교육적인가에 대해서도 적시하였다. 그럼에도 국정화를 강행한 교육부의 처사에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

헌법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하고 있다. 자주성, 전문성, 중립성 3자는 솥발처럼 정립(鼎立)해야 한다. 역사학과 역사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자주적으로 역사 교과서를 쓸 때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될 수 있다. 이것이 헌법 정신이다.

현 정부는 국정제를 강행함으로써 헌법의 세 원리가 균형을 이루어 정립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부정하였다. 따라서 전문성을 담보해야할 전문가 집단의 일원인 부산대학교 역사 교수 전원은 다시 한번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하는 것으로 우리의 뜻을 천명하고자 한다.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이 보장되지 않은 조건에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때, 역사학자로서의 전문성은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그것은 학문·사상의 자유라는 또 하나의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 이것이 정치권력의 의중에 따라 진행되는 국정 교과서의 집필을 거부하는 이유이다. 또한 정치권력의 의중을 담아내는 국정 교과서는 안 된다는 지난번 우리의 선언을 거듭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운 국정화 강행으로 촉발된 분열과 혼란은 검정제 논란 때보다 몇 배 더 증폭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러한 여론의 분열과 사회 혼란은 국정제가 폐지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지식인의 책무감으로 국정 교과서 진행 과정을 주시할 것이며, 국정제가 폐지될 때까지 끊임없이 문제 제기하고 비판할 것이다. 그것이 전문가 집단으로서 우리 역사학자들의 소임임을 재차 천명한다.

2015년 10월 15일
한국사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에 참여하는 부산대학교 역사 교수들

곽차섭, 김동철, 김두철, 배진성, 백승충, 서영건, 송문현, 신경철, 양은경, 양정현, 오상훈, 유재건, 윤용출, 윤욱, 이수훈, 이종봉, 임상택, 장동표, 조흥국, 차철욱, 채상식, 최덕경, 최원규, 홍성화 이상 24명



'국정교과서 집필거부'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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