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오이시이! 오키나와

송세진의 On the Road – 오키나와 맛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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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는 섬나라 일본의 남단에 위치한 외딴 ‘섬’이다. 동양의 하와이라고도 불리는 이 섬은 여러모로 우리나라 제주와 비슷한 면이 많다. 독특한 역사 때문에 먹거리도 일본 본토와는 조금 다르다. 오키나와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이번엔 작정하고 맛 여행이다. 


◆오키나와에서 스테이크를 먹어야 하는 이유

오키나와는 큐슈 남단에서 약 685km 떨어진 일본 최남단의 섬이다. 원래 이곳은 ‘류큐왕국’이라는 독립국이었지만 1609년 일본 사츠마 번의 침략을 받아 속국이 됐고 1879년 메이지정부에 의해 일본제국의 일부인 오키나와 현이 됐다.

이후 벌어진 제2차 세계대전은 오키나와에 큰 상처를 남겼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으로 최근 개봉한 영화 <핵소고지>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1945년 미군이 이곳에 진입하며 3개월간 20만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그중 주민이 9만4000명에 이르니 가히 처참한 역사다. 일본은 패전국이 됐고 이후 미군이 이곳을 점령했다.

1972년까지 27년 동안 군정통치를 받은 오키나와에는 미군의 흔적이 많다. 바다 곳곳의 군사시설, 나하의 국제거리, 아메리칸빌리지 등이 그렇다. 스테이크가 발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이 여러 나라의 음식을 토착화시키는 비상한 재주가 있는 터라 이곳에도 스테이크를 비롯해 통조림햄을 이용한 음식, 퓨전 샐러드 등이 잘 발달했다.

스테이크도 오키나와식이다. 오키나와식 스테이크는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불판에 올라온 고기를 벌건 피맛으로 시작해 웰던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대신 엄청나게 튀는 기름은 감수해야 한다. 셰프가 철판에 직접 고기와 야채를 구워주는 집도 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즐기고 갓 구운 스테이크를 먹는다. 스테이크가 ‘지역음식’이다 보니 국제거리에는 두집 걸러 스테이크집이 있다. 가격도 다양해 200g에 1000엔하는 스테이크 집도 있으니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다. 한국에서 ‘날 잡아’ 먹는 스테이크를 자판기에서 식권을 뽑아 분식 먹듯 해치울 수 있으니 주머니 가벼운 배낭여행자도 한번은 들르게 된다.


얏빠리스테이크.

라후테는 오키나와 전통 고기요리다. 오키나와 간장과 전통 술인 아와모리에 조려 만든다. 우리식으로 하면 삼겹살 찜 정도 되겠다. 전통방식은 돼지껍질이 붙어 있는 삼겹살만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모양만 보면 영락없는 삼겹살 수육이다. 챠슈와 비슷하지만 2~3시간 푹 삶기 때문에 식감이 훨씬 부드럽다. 

◆술은 뱀술, 맥주는 오리온

오키나와는 연중내내 따뜻하다. 연평균 22.4도 아열대 기후로 곳곳에 산림이 우거졌다. 습하고 따뜻한 데다 풀이 많으니 곳곳에 뱀도 많다. ‘하부’는 오키나와 말로 ‘뱀’을 뜻한다. 이 반시뱀은 어디에나 서식한다. 사탕수수밭을 특히 좋아하지만 여름에는 장소 가릴 것 없이 깜짝깜짝 나타난다. 독성이 강해 물리면 오랫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희한하게 사람들은 독성 있는 음식에 호기심이 많다. 하부술 역시 ‘독한 놈’을 때려잡아 알코올에 재워 놓은 술이다. 정복자의 몬도가네에서 시작된 건 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오키나와의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 테마공원에 가면 뱀을 어깨에 걸쳐주는 소름 돋는 체험도 할 수 있고 각종 독사들을 담가 놓은 술병 앞에서 기이한 구경도 할 수 있다. 어미 배를 뚫고 나오는 살모사가 그대로 담겨 있는가 하면, 길고 가는 뱀을 기하학적으로 담아 뱀술의 ‘예술성’을 살린 것도 있다. 실제 뱀이 들어있지는 않으니 애주가의 선물 아이템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다.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맥주는 오리온이다. 뱀술보다는 훨씬 접근성이 좋다. 스테이크에 곁들여 한잔 마시고 싶다면 오리온맥주를 추천한다. 티셔츠, 수건, 매그넷 등 기념품도 많이 보이고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부드럽고 깔끔하다. 오리온 맥주공장에 가면 무료 견학과 함께 시음도 할 수 있다.

◆소바 아닌 소바, 오키나와 소바

오키나와 소바도 본토와는 조금 다르다. 면발이 거무스름한 메밀면이 아니라 칼국수와 비슷한 하얀 밀가루면이다. 사실 ‘소바’라고 부르려면 메밀이 30% 이상 들어가야 하는데 오키나와 소바는 100% 밀가루면이라 한때 명칭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 순도 100%의 밀가루면 위에 돼지고기, 오키나와 가마보고(어묵), 파를 토핑으로 올리고, 국물은 돼지뼈 육수와 가다랭이포로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이드 메뉴로는 쥬시를 많이 먹는다. 양념밥이라 할 수 있다. 소바집마다 쥬시의 특징이 다른데 소바 국물과 어울리도록 양념이 강하지 않다.

오키나와 소바는 지역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슈리소바, 다이토소바, 나하소바, 얀바루소바, 이토만소바 등 지역에 따라 개성 있는 소바를 만든다.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지역 소바는 슈리소바로 국물이 맑고 담백하다. 식감은 야들야들한 우리네 칼국수를 생각하고 먹는다면 생각보다 면이 딱딱하다고 느낄 것이다. 밀가루면인데 잘 퍼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반면 돼지고기는 너무나 부드럽다. 유이레일 슈리역에서 내려 슈리성까지 걸어가다 보면 소바집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중 유명한 집은 오픈 전부터 줄이 길고 3시간쯤 지나면 재료가 떨어져 문을 닫는다. 


오키나와소바와 쥬시.

◆오키나와 장수식품에 도전하다

고야는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장수식품이다. 우리 말로는 ‘여주’라 하는데 처음 먹는 사람은 입에 맞지 않을 수 있다. 특유의 쓴맛 때문에 일본 본토 사람들 사이에서도 고야는 쉽지 않은 음식으로 통한다.

고야참푸르는 쉽게 말해 고야볶음이다. 고야를 돼지고기, 달걀 등과 함께 볶아서 고기의 고소한 맛과 고야의 쌉쌀한 맛이 어우러진다. 밥 반찬, 술 안주로 먹는다. 고야가 주 재료인 음식이 버겁다면 고명으로 올린 라멘 정도를 먹어봐도 좋겠다.

고야가 땅이 준 선물이라면 우미부도는 바다에서 나온다. 작은 포도알처럼 생긴 해초류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다. 샐러드로 먹거나 덮밥, 면의 고명으로 올려 먹는다.

◆달콤한 보라, 베니이모

베니이모는 자색고구마로 오키나와 특산물이다. 이것으로 만든 타르트를 베니이모타르트라 부른다. 대부분 여행자들이 한박스쯤은 사가는 오키나와의 대표 선물이자 기념품이다. 작은 배처럼 생긴 타원형의 베니이모타르트가 가장 유명하지만 오키나와를 여행하는 동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자색고구마 타르트와 롤케이크, 음료 등을 맛볼 수 있다. 베니이모타르트를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참여하는 것도 좋겠다.

사타안다기는 재래시장 찹쌀도너츠 같은 느낌이다. 밀가루와 설탕으로 반죽해 탁구공만한 모양으로 튀겨낸다.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주는 맛이다. 도보여행자라면 한봉지 사서 들고 다니며 먹으면 좋다. 여행 중에 자꾸만 손이 가는 중독성이 있는 맛이다.

베니이모타르트.

[여행 정보]
한국에서 일본 오키나와 가는 법
한국에서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인천·김해·제주공항에 있다 

오키나와 내에서 여행하기
공항과 나하 시내 이동은 대부분 유이레일을 이용한다. (공항-슈리역 노선)
남쪽과 북쪽으로의 여행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여행자가 많다.
도보여행자의 경우 버스투어가 잘 발달됐다. (오키나와 달인, 여행박사, 지노투어 등)

환율: 100엔 = 약 1002원

음식
스테이크: 국내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스테이크집으로는 스테이크하우스88, 샘스스테이크, 얏빠리스테이크 등이 있다. 국제 거리와 여행지 곳곳에 분점도 많이 있다. 스테이크하우스88은 지점도 많고 스테이크 종류가 많다. 샘스스테이크는 요리사가 눈앞에서 철판에 야채와 고기를 구워준다. 얏빠리스테이크는 200g 1000앤 스테이크 등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하다.

오카시고텐: 자색 고구마타르트를 가장 먼저 만든 곳으로 요미탄본점 이외에 국제거리점, 온나점 등 오키나와 지역에 분점이 많다.

슈리소바: 오키나와 소바로 유명한 맛집 중 한 곳이다. 오전 11시30분에 오픈해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데 보통 2시쯤이면 영업이 끝난다. 슈리성 아래에 있어 슈리성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데 오픈 전부터 줄이 길다.

키시모토식당: 1905년에 개업한 100년 전통의 오키나와 소바집으로 이른바 ‘현지인 맛집’이다. 오키나와 북부 모토부 초 도구치라는 시골 마을에 있어 렌트카 이용자들이 찾아가는 집이다. 이곳에 간다면 소바만 먹고 올 것이 아니라 여유 있게 오키나와 어촌을 여행해 보는 것도 좋겠다.

숙박
Sora House: 유이레일 미에바시역에서 바로 찾을 수 있어 길치 여행자들이 머물기 좋다. 객실과 도미토리룸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조용하다. 국제거리에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도 큰 장점이다.
주소: 2 Chome-24-15 Kumoji, Naha, Okinawa Prefecture 900-0015
연락처: +81 98-861-9939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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