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과 한국 女心 관통하는 패션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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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지레이어, 日 콘텐츠 재해석 의류로 인기

인류를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괴수 사도. 이에 맞서는 인간형 전투병기 에반게리온의 출격. 일본 애니메이션 명작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이렇게 시작한다. 특유의 세기말적 분위기를 내세워 방대한 글로벌 팬덤을 이어온 세월이 어느덧 20여년이다.

이런 에반게리온이 근래 10~20대 여성들 사이서 작은 이슈를 일으켰다. 그 세계관을 누군가 재해석한 문양과 그림의 ‘아트웍(Art Work)’ 티셔츠가 유행한 것. 에반게리온 팬을 자처하는 X세대 남성들 입장에서 한 마디로 ‘희한한 일’이다.
▲ 유엔지레이어 소세웅(왼쪽), 김주현 대표 (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사건(?)을 낸 당사자는 스트릿 패션 브랜드 ‘유엔지레이어’의 김주현(31)-소세웅(31) 대표. 지난 2015년 창업부터 남성 X세대가 추억할만한 일본 콘텐츠 요소를 도입하되, 타깃은 젊은 층 여성으로 잡았다. 극도의 신선함으로 승부하겠다는 시도였는데, 여중생과 여고생들까지 “마음에 든다”며 지갑을 열었다. 일종의 역발상이 적중한 셈이다.

에반게리온 뿐만이 아니다. 최근 내놓은 패션 콘셉트 ‘격렬한 주먹(Furious Fistcuffs)’은 90년대를 풍미한 일본 격투기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에서 나왔다. 사업 초기에는 후레쉬맨, 바이오맨 등 남성 위주 ‘전대물(戦隊物)’이 연구 대상이었다.

“추억의 일본 콘텐츠들은 ‘팬덤’을 만들기에 용이하다는 계산이 있었죠. 콘텐츠 내의 세계관을 저희만의 감성으로 가공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전에 없던 새로움을 찾는 젊은 여성들에게 통할만한 전략이었습니다.”

이런 디자인의 프린팅 품질도 주목할 요소다. 소재에 맞춰 다양한 나염이나 자수 방식을 적용한다. 탄성 갖춘 의류의 경우 나염이 면과 같이 늘어나는 방식을 통해 프린팅을 보다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소 대표는 설명했다.

브랜드 인기는 각종 수치에서 잘 보인다. 최근 기준 공식 SNS 계정 팔로워 수가 10만명에 육박했고, 월 매출은 2년사이 5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창업 전부터 소 대표가 구상했던 팬덤의 조짐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스타일은 시즌마다 20여종 정도 선보여온 가운데 수요 증가로 인해 분기 혹은 월별 추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여성 타깃이지만 스타일은 유니섹스여서 전체 고객 중 남성 비중도 10~20%를 차지하고 있다. 겨울에는 후드 종류, 봄여름에는 과감한 디자인의 크롭 티셔츠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차별화가 필요하고, 유엔지레이어의 디자인 철학은 어느 정도 대중의 기대에 부합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 콘텐츠 세계관의 재해석은 앞으로도 통할 무기죠.”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성공 DNA는 바다 건너 일본에까지 닿았다. 지난해부터 SNS를 통해 일본 고객들의 구매 문의가 들어왔기에 사업 확대를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국내 쇼핑몰처럼 올해 초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일본어 쇼핑몰이 기대주다.

이를 두고 유엔지레이어의 팬들은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문화 콘텐츠 기반의 독창적 의류가 본토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보일지 관심이 모였다. 팬덤 문화가 유독 강한 현지 특성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한편, 김 대표는 그래픽디자이너로 수년간 경력을 쌓았고, 소 대표는 여성복과 남성복을 두루 다룬 패션 디자이너 출신이다. 본인들의 브랜드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브랜드 스스로의 한계를 두지 않고 폭 넓은 아이템을 추구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이 단순한 판매, 구매 채널을 넘어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있죠. 일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뒤 더 다양한 국가를 공략하겠습니다.”
 

강동완 adevent@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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