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 차이나러시 이제는 럭셔리 모드

달라진 중국인…"우린 고급 패션 원해요"

 
  • 문혜원|조회수 : 3,328|입력 : 2011.02.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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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앞다퉈 달려갔던 국내 패션업체들의 '차이나 러시'가 럭셔리 모드로 업그레이드 돼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요즘 중국은 시아오캉(小康 : 중급 생활 수준) 사회라고 한다.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예전과 달리 문화적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소비자들은 더 좋은 것을 원하고, 더 예쁜 걸 찾기 시작했다.

국내 패션업체들도 이같은 중국 내 구매층의 변화에 주목하며 럭셔리한 제품라인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제일모직, 상위 5%만 공략한다
 
제일모직의 대중국 진출은 한마디로 '양보다 질'이다. 주 무기는 빈폴과 갤럭시. 빈폴은 공격적인 영업망 확대를 통해 1월 현재 70여개의 매장을 열었고, 올 연말까지 110개 매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2005년 상하이 푸동의 빠바이빤(八佰伴)백화점에 입점한 빈폴은 처음부터 고급화 전략을 취했다. 중국 빈폴의 가격은 한국 빈폴 상품과 동일한 수준. 중국 현지에서는 상당히 고가다. 하지만 이런 고급화 전략이 오히려 먹혀 들었다. 입점 2달 만에 캐주얼 브랜드 중 1위에 올랐다.

현재 상하이 매장에서 빈폴의 고급 사파리 아우터는 가격이 4990위안(약 84만6000원)이다. 중국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이 2000위안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2달치 이상의 월급과 맞먹는 가격이다. 하지만 이 아우터는 올 겨울 히트상품으로 가장 많이 팔린 품목 중 하나다.
패션업체, 차이나러시 이제는 럭셔리 모드

빈폴은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소비자들보다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점에 착안해 트렌디한 디자인의 상품을 과감히 배치했다. 화사한 컬러감을 강조한 디스플레이가 특징. 또한 남성, 여성 액세서리를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한 토탈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제일모직은 중국 진출 초기부터 13억의 중국인구 중 상위 5%에 해당하는 소비 리더층, 즉 1000만위안(약 17억원)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는 100만여가구를 겨냥했다. 최고급 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양희준 제일모직 홍보과장은 "상위 5%만 겨냥해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국내와는 스케일이 달라 중국 내 한 성만 공략해도 국내 전체 매장 매출과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시장을 더욱 넓히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며 "중국은 남방과 북방이 기후는 물론 소비자들의 체형도 달라 트렌드를 잡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화두는 럭셔리
 
지난 2009년 뒤늦게 중국시장에 진출한 SK네트웍스 역시 화두는 '럭셔리'다. SK네트웍스는 진출 첫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6개 유통망에서 매출 200억원, 경상이익 3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여성브랜드 '오즈세컨'은 상하이의 명품 거리인 신톈디(新天地)에 매장을 냈고, 강후이광창(港汇广场)과 메이롱쩐광창(梅龙镇广场), 항저우따샤(杭州大厦) 같은 유명 백화점에도 입점해 있다.
 
오즈세컨은 고급스럽고 디테일한 제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과 한국 간의 아이템 판매 추이는 비슷하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디자인이 가미된 아이템을 가격저항 없이 수용하는 편이다.
패션업체, 차이나러시 이제는 럭셔리 모드

심규현 SK네트웍스 중국패션사업부 사업부장은 "중국에서 매장 위치는 곧 브랜드의 위상"이라며 "항저우따샤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는 우리 회사의 오즈세컨과 하니와이 뿐이다"고 말했다.

메이롱쩐에서는 2009년 3월 입점 이후 9개월 만에 470만위안(약 8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2월에는 국내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최고판매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은 2008년에 버버리가, 2009년에는 캘빈 클라인이 수상했던 상이다.

지난해부터는 항저우따샤와 상하이 강후이 광창에서도 매출 1, 2위를 유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중국사업부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규모가 상당하지만 패션시장은 국내보다 덜 세분화(Segmentation) 돼 있다"며 "중국 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포지셔닝 된 브랜드가 드문 상황 속 오즈세컨은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중급 브랜드,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
 
1990년대에 중국에 진출해 1조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랜드는 ENC, 나인식스뉴욕 등을 고급 브랜드로 키워 중국 여성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랜드의 중국 법인은 지난 1월14일 리콜상품 절단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품질 불량이 발견된 올 겨울 신상품 코트 1770여벌을 폐기한 것. 상품 폐기는 역시 이랜드의 고급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명품화를 꾀하는 브랜드 전략에서 품질 불량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최종양 중국 이랜드 대표는 "일부 생산라인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먼저 문제를 도려내겠다"며 직접 코트 2벌을 가위로 잘라냈다. 한벌당 가격은 3580위안(약 60만4000원). 이날 200여명의 직원들이 잘라낸 코트는 시가로 모두 10억7000만원어치다.

이랜드와 함께 중국에서 성공한 브랜드인 베이직하우스도 그 이면에 고급화 전략이 있다. 베이직하우스는 국내에서는 유니섹스 캐쥬얼의 중저가 브랜드지만 중국에서는 중고가의 여성브랜드로 포지셔닝을 달리했다.

LG패션은 자사의 브랜드 헤지스로 중국의 빠오시냐오라는 패션기업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다.

이진환 한중패션연구소장은 "중국은 1990년대처럼 2~3년 지난 재고 상품을 파는 시장이 아니다"며 "1990년대에는 한국에서 어려워진 브랜드들이 대안으로 선택한 시장이 중국이었다면 이제는 한국에서 성장가도를 달리는 브랜드들이 새로운 미래 신규사업으로 도모해야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한국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들은 그만큼 가능성이 높은 곳이 중국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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