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회복할 수 있도록 현재 부담 줄여달라”

Interview/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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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저축은행이 금융권의 화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문제를 꺼냈고, 이에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로 화답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저축은행 위기론이 확산되는 듯했다. 지난 몇년간 저축은행업계를 힘들게 만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부실 도미노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그만큼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행이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영향은 확대되지 않았고, 예금보험공사에서는 여느 때에 달리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삼화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 공고를 하는 등 저축은행의 안정화와 구조조정에 불을 당기고 있다.

이렇듯 심상치 않은 금융계 움직임 속에서 저축은행 정상화에 골목하고 있는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만나 향후 달라질 저축은행의 위상과 업계 움직임, 그리고 과연 저축은행을 믿고 거래해도 안전한지 등에 대해 속깊은 얘기를 들어 보았다.
"체력 회복할 수 있도록 현재 부담 줄여달라”
 
Q.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따른 여파가 예전에 비해 좀 크다.

A. 삼화저축은행이 금요일(1월14일) 영업정지를 당항 후 다음주 월요일에는 타 저축은행에도 고객이 좀 더 많이 몰리긴 했지만 화요일부터는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과거보다 고객들의 불안심리가 왜 더 커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에 저축은행 기사가 매일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저축은행 PF 부실, 도덕적 해이, 감독 문제, 지원정책 등 늘 기사화되면 국민적으로 ‘저축은행=부실금융기관’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여기에 연초에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되니 정부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라는 신호탄으로 보고 불안감에 심화됐다고 본다. 또 다른 여러 요인이 복합적이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게 심리적 불안이었다.

금융기관의 영업정지 처리가 그리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삼화저축은행의 경우 조속히 처리된 것 같지만, 사실상 지난해부터 M&A를 1년 가까이 끌었다. 결과적으로 다른 저축은행보다 긴 유예기간을 준 셈이다. 그런데 금융소비자들은 실행에 옮긴 게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봤다. 저축은행 측에서 봤을 때는 정상적인 영업정지 수순이다.
 
Q.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의사를 밝혔다.

A. 혹자들은 대자본을 가진 은행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상대적으로 경쟁이 취약한 곳이 불리할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축은행을 인수해 은행이 저축은행권에 진출하는 것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저축은행 부실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은행권이 나서서 인수하면 안정화를 꾀해 업계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 금융지주가 나서면 그동안 저축은행이 없었던 장점, 즉 규모, 조직, 금융기법 등이 들어오게 된다. 경쟁에 의해 저축은행 전체가 레벨업 될 수 있다.

금융지주사 측면에서도 저축은행을 인수함으로써 다양한 스펙트럼의 고객을 보유하게 된다. 그동안 은행들은 우량고객만 상대했는데 저축은행은 저신용자들이다. 고객관리 면에서 장점을 갖게 된다. 특수영업, 특수계층에게 시행할 때 저축은행을 통한다면 영업상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은행이 금융계의 맏형으로서 전체 금융시장의 안정 도모함으로써 은행의 사회적 위치, 국민인지도를 좋게 개선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이익도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동반부실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저축은행 규모나 은행의 자본력을 생각해 볼 때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생각한다. 당장 영업수지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수 있지만 저축은행의 상당수 부실채권은 PF 부실채권이다. 금융여건 좋아지고 부동산경기 좋아진다면 회생 가능성이 크다.
 
Q. 업계의 위기를 가져온 PF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A. 앞으로 저축은행권에서 PF대출은 굉장히 조심할 것이다. 문제는 과거의 부실PF를 현재 가지고 있고 또 부실 가능성 있는 PF를 어떻게 처리할지의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의 부담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 공적자금이나 기타 자금은 국민적으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납세자 부담 증가 없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은 저축은행의 부담을 다소 줄여주는 것이다. 현재 저축은행은 충당금 적립으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다. PF에 대한 충당금 적립기준을 완화한다면 정부 부담 없이 저축은행 스스로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다.

기준 완화와 동시에 시간을 벌게 해 줬으면 좋겠다. 현재 캠코에 매각한 부실채권이 1~2년 정도면 돌아온다. 이 기간을 연장해 주면 좋겠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할 것 제대로 하면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엎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데 체력을 보완할 방안 없었다. 체력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Q. 과거 소액신용대출로 불거진 위기설, 최근 PF로 불거진 위기설 등을 보면 결국 업계의 업무제약도 문제라고 보여진다.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규제완화가 있다면?

A. 저축은행업계의 고민이다. 과거 신용금고는 먹고 살 만큼의 수익원은 냈다. 그러나 금융의 영역이 허물어지며 금융규제 완화 등 저축은행 고유의 영역 없어지면서 은행과 같은 대규모상대가 경쟁자가 됐다.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경쟁에 취약하다.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것을 늘 발굴한다. 그래서 수익원을 찾게 되면 집단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잘될 때는 좋지만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리스크 발생할 수 있다. 문제 발생 시 메울 수 있는 자본력 역시 불충분한 편이다. 여기에 고객 계층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다보니 부실은 더욱 생긴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연례행사처럼 큰 고비를 넘기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축은행업권이 제대로 먹고 살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 물론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부문도 있다. 우리 본분에 맞는 서민금융기관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이 상당한 수익원이 부동산이었다. 부동산규제가 건전성 규제 등으로 강화되며 현재는 수익원이 상실된 상태다. 부동산 규제는 부실에 대한 우려 때문임으로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수익원 개발 차원에서 일부 완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부동산 임대업의 허용을 들 수 있다. 이를 허용해 주면 서민들에게 필요한 주택을 간접적으로 공급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또 지역별 여신규제도 풀어줄 수 있는 규제라 본다. 저축은행은 여신의 50%를 해당 지역에서 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 저축은행은 해당지역에서 자금수요가 충분치 않다. 그러다보니 그 자금이 금융기관에 예치되기도 하고 무리한 대출이 진행되기도 한다. 결국 대출심사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일정한도는 수도권에서 자금을 풀어야 한다. 그것이 힘들다면 한시적으로 총량적인 면에서 규제해야 한다.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 강구했으면 좋겠다.
 
Q. 지난해부터 햇살론을 취급하고 있다. 햇살론이 PF 이후 저축은행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A. 햇살론은 반드시 그리고 열심히 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소액신용대출로 인해 상당한 부실이 발생해 고생을 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 격으로 햇살론에 대한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신용평가시스템이 거의 전무했다. 다중 신용자에 대한 점검도 없었다. 그래서 중복대출이라는 문제도 발생했다.

현재는 신용평가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는 중이다. 소액대출이지만 부실비중이 0.5%에 불과하다. 초반기이고 조심스럽고 소극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0.5%는 어떠한 금융상품에 비춰도 안전한 상황이다.

햇살론은 서민금융기관으로 서민금융을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상품이다. 정부에서 그 책임을 절반을 져 주겠다는 것이다. 많지는 않지만 적절한 이윤도 봐준다. 이윤은 시장 원리에 의하고 보증은 국가가 서주는 것이다.

문제는 모럴해저드다.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 따졌을 때 가장 기저는 신용평가시스템이 잘 되고 있느냐의 문제로 판단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서민에 상당히 좋은 상품이다. 서민금융에 위축돼 있던 저축은행업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유용한 상품이다.
 
Q. BIS비율 등의 정보를 반기마다 보고한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정보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A. 과거 분기별로 보고를 하다가 반기로 바뀐 것은 행정부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영업에 충실하라고 한 차원이었다.

거시경제 여건이 심하게 변동할 때는 6개월 전 자료가 이미 과거의 자료가 됐을 수 있다. 하지만 반기에서 분기로 다시 바꾸는 것은 역행하는 것 같다. 현행 체제를 보완해서 경영상태, 수익 등이 크게 변동됐을 때는 반기별 고시에 현재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상태의 경영상태를 알아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도 변화가 있을 때 별도로 표시를 하고는 있지만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Q. 믿을 수 있는 저축은행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88클럽(BIS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이다. 그러나 88클럽도 믿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A. 88클럽은 팔팔한 저축은행이기 때문에 88클럽이다. 악성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돈이 많으니 기본적으로 여건이 된 곳이 88클럽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믿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너무 88클럽을 강조하다 보니 다른 저축은행이 비우량은행이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가결산 결과 105개 저축은행 중 75개 정도가 흑자를 냈다. 88클럽 아닌 경우도 있다. 88클럽이 아니라고 부실이라고 보면 절대 안 된다. 저축은행은 대부분은 정상영업하고 있다.
 
Q. 저축은행별 규모가 천차만별인데 감독과 규제는 동일하다. 규모별 차별화 감독방안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A. 학계나 일부 저축은행 종사자로부터 다양한 목소리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도 고심 중일 것이다.

현재 105개 저축은행 중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은 29개이며 이중 2조원 이상은 11개다. 반면 3000억원이 안 되는 저축은행도 39개사가 있다.

영세한 곳부터 지방은행에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다양한 저축은행이 있다. 이에 대한 감독규제, 영업규제 등 영업의 범위가 획일적으로 똑같다. 이 문제만 놓고 봤을 때 정부의 정책이 효율적이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사실 이론적으로 각 저축은행별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도 열어 줘야하고 감독도 해야 한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이해되는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단기간 내에 할 때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규모가 큰 저축은행에 대해서 특별한 지방은행 수준의 영업활동범위를 열어주면 거기에 맞는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 감독규제를 갑자기 바꾸는 데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 규모에 따라 특정 영업부문 규제하거나 열어줬을 때는 형평성의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금융당국이 여기에 대한 고민하고 조만간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할 것이다. 업계 정부 정책당국이 의견 교환할 것이다.

총론적으로 가야겠지만 현 단계에서 서두르기보다 파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Q. 금융소비자에게 당부의 말을 부탁한다.

A. 저축은행이 지금까지 87조원의 적지 않은 자산규모를 가진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금융소비자의 믿음과 지원 덕분이다. 그럼에도 고객의 돈을 일부 특정 영업에 집중하고, 거시경제 여건에 대한 분석 없이 투자한 것은 저축은행업계가 반성 중이다. 또 위기에서 벗어나 서민금융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켜보면서 과거의 믿음과 신뢰를 견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번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와 예금인출사태에서 초기의 불안감을 확산되지 않게 한 것에 또한 감사드린다. 열심히 부흥해서 노력하겠다.
 

☞주용식 회장 프로필
경북고・육군사관학교 졸업
프랑스 국제행정연수원 석사
재무부 국제금융국・국고국・보험국・경제협력국
재정경제원 예산실 방위예산2담당관
주 OECD대표부 1등 서기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경제협력국・기획관리실
주 미합중국대사관 참사관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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