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유격은 흔한 현상입니다. 성능에 이상 없는데 그냥 쓰세요.”
 
소비자 최모씨가 최근 소니코리아 노트북 A/S센터를 찾았다가 들은 답변이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KT의 경품 행사에서 소니코리아의 EA모델 노트북을 증정 받았다. 그러나 새 노트북을 열어본 최씨는 의아했다. 여기저기 심하게 틈이 벌어져 있는 등 제품에 이상이 있어 보였던 것.
 
소니코리아 A/S센터를 찾았지만 “정상제품인데다 경품으로 받은 것이어서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논쟁 끝에 겨우 A/S를 맡겼지만 오히려 틈은 더 벌어졌다 
 
한국소비자원을 찾아 피해구제를 요청한 최씨는 소비자원 측으로부터 “하자가 있는 제품”이라는 정식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소니코리아는 여전히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최씨는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환불해 주겠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소니코리아 노트북이 유격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소비자들은 마감처리가 완벽하지 못한 제품에 불만이 터트리고 있는데 소니코리아 측은 기능에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정상제품이라는 입장. 더욱이 소니코리아 A/S센터의 '배짱 대응'으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유격이 정상제품? A/S배짱에 소비자 불만 폭주
 
 “며칠전 ea36구매 했습니다. A/S센터에서는 모니터 유격은 모델 스펙상 원래 그런 거라고 하고 제가 교환 받고 싶다니까 환불 후 타사 제품을 권유해 주더라는” (LJ소호NY님)
 
“sr55 자체가 소니 로고 있는 부분 유격이 있다는 건  알고있는데..아래 전체가 떠서 엄청나게 신경 쓰입니다. 오늘 A/S 센터 갔다 왔는데 불량이 아니라 교환은 힘들다는 이야기뿐. 나쁘게 말하면 뽑기운이 안 좋아서 이런 게 걸렸다고 볼 수 있다고도 하네요.”(럽캣님)
 
네이버 소니노트북 사용자 모임인 ‘바이오카페(http://cafe.naver.com/notevaio/)’ 등에서 ‘유격’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나오는 게시글이다. 유격이란 흔히 노트북 외관 패널이 맞닿는 부분이 휘어져 틈이 생기는 경우를 일컫는 말.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제품 구조 또는 결합 방식에 따라 발생 가능한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니코리아뿐 아니라 다른 노트북사용자 모임의 카페를 찾아봐도 ‘유격’과 관련된 A/S 상담은 종종 눈에 띄는 단골 게시글 중 하나. 다만 소니코리아의 경우 소비자가 유격을 발견한 후 A/S센터를 찾아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더라도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아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소니코리아는 정책상 노트북에 유격이 발견될 경우 A/S센터를 방문해 엔지니어로부터 유격 정도에 따라 제품의 불량여부를 확인 받을 수 있다. 이때 ‘불량품 판정서’를 받게 되면 구매 후 10일 이내의 제품은 환불, 30일 이내의 제품은 교환이 가능하다.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 교환을 받기 위해서는 엔지니어의 판단이 가장 우선시되는 부분. 문제는 이때 대부분의 A/S센터로부터 “모델 자체에 원래 유격이 존재한다”거나 “정상제품이라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은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노트북에 유격이 생길 경우 사이로 먼지가 들어가는 등 장기적으로 노트북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제품 성능 및 기능 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명되면 별도의 수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불량품 판정서를 받아 제품 성능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라면 점검을 통해 수리 또는 개선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