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만의 꿈터에서 대중음악인의 사랑방으로

대한민국 특별市場/ 낙원동 악기상가

 
  • 이정흔|조회수 : 2,498|입력 : 2011.02.16 10:11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지난 1월27일 서울 종로구의 낙원상가.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날씨에도 이곳은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다. 여기저기 피아노와 기타소리 등이 섞여서 들려오고 악기 구경에 나선 고객들의 눈엔 생기가 넘친다.
 
‘낙원동 악기상가, 그거 다 옛날 얘기 아냐?’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옛 영광의 추억에 젖어 있으리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다. 책가방을 둘러 맨 어린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우쿨렐레를 유심히 살펴보는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흐뭇한 미소로 통기타를 만지작거리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45년 역사, “음악하는 사람치고 이곳 안 거쳐간 이가 있나요”
 
낙원동 악기상가의 역사는 196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하더라도 전문적인 악기를 쉽사리 구할 수 없던 시절. 특히 지방에서 악기를 사러 올라오는 경우 서울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과 가까운 낙원동은 ‘하루 만에 악기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기’에 더없이 좋은 위치였다. 1970~80년대 음악인들의 활동 무대였던 종로거리나 충무로 영화계와 가까운 위치도 낙원상가의 전성기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딴따라만의 꿈터에서 대중음악인의 사랑방으로

소병길 낙원상가 상우회장은 “70~80년대가 낙원상가 최고의 전성기였다”며 “그때만 하더라도 이곳엔 악기뿐 아니라 악사들이 많이 모여들어 음악인력시장이 만들어졌다. 음악을 하려면 이곳에 와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젊은이들 사이에 MP3 문화가 퍼지고, 음악을 연주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화려했던 낙원상가 역시 침체기를 겪는다.
 
소 회장은 “그래도 꾸준히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들 덕분에 낙원상가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 가게들 대부분 20년, 10년 된 단골손님들이 많습니다. 유명 가수들이 단골인 집도 많지요. 사람들 기억 속에 낙원상가가 희미해졌을 때도 한국 대중음악의 중심 역할을 해 온 건 여전히 이곳이었습니다.”
 
◆오디션·직밴 문화 타고 부흥기 “우리 아직 안 죽었어”
 
허름한 건물과 오래된 정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싶던 낙원상가는 요즘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1970~80년대 이곳을 서성이던 까까머리 학생들이 이제는 머리 희끗한 중년이 되어 옛꿈을 다시 찾아 오고 있는 중이다.

“중년 손님들은 예전에 부모님 몰래 통기타를 배운 세대입니다. 음악에 대한 꿈이 있지만 부모 눈치 보느라 접어야 했던 이들이지요. 최근 실버밴드나 직장인밴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중년 남성들끼리 악기를 둘러보거나 통기타를 다시 배우고 싶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낙원상가에서 20년째 기타악기 등을 취급하고 있는 에클레시아의 박주일 사장은 "자기가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 아들과 손을 잡고 이곳에 들러 통기타를 아들 품에 안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에는 TV프로그램을 통해 <슈퍼스타 K>나 <위대한 탄생>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장재인, 김지수 등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낙원상가를 찾는 어린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박 사장은 “모든 것에는 유행 주기가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듣는 문화에서 직접 연주하는 문화로 유행이 돌아오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는 단골들이 대부분인데 요즘엔 새로운 얼굴이 눈에 많이 띈다"면서 "상인들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딴따라만의 꿈터에서 대중음악인의 사랑방으로
 
◆ 낙원상가 악기 쇼핑법  

낙원상가를 찾는 '뉴 페이스'가 많아지면서 “새로 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초보 손님들 역시 늘어났다.
 
박주일 사장은 “초보자들이 대부분 ‘지금은 초보라 잘 못하니까 제일 싼 악기를 달라’고 한다”며 “사실은 그게 제일 돈 버리는(?) 쇼핑”이라고 말한다.
 
악기는 쉽게 사고 쉽게 버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최소 10년, 어쩌면 평생을 주인과 함께 갈 수도 있는 전문적인 물건이다. 때문에 악기를 살 때는 '내손에 가장 잘 맞는 것’ ‘오래도록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어차피 한번 살 때 제대로 사서 오래 두고 쓰는 것이 최선입니다. 값이 싼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요. 제일 저렴한 악기를 사가면 얼마 못 가 또 새로 악기를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박 사장은 “중국제가 다 나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국산 품질이 더 우수하다"며 "초보자라면 국산 중에서 싼 편에 속하는 걸 찾는 게 안전하다”고 권했다.
 
소병길 회장은 "인터넷 온라인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더욱 똑똑하게 쇼핑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반대로 싼값만을 강조하는 온라인의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 회장은 "온라인 가격을 참고해 직접 현장에 나와 돌아다니면서 평균 가격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며 "온라인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궁금증을 오프라인에서 최대한 가게주인들에게 자세하게 물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0%
  • 0%
  • 코스피 : 3138.69상승 11.1109:52 09/24
  • 코스닥 : 1042.75상승 6.4909:52 09/24
  • 원달러 : 1174.30하락 1.209:52 09/24
  • 두바이유 : 76.46상승 1.0709:52 09/24
  • 금 : 74.11상승 0.8109:52 09/24
  • [머니S포토] 파이팅 외치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 [머니S포토] '언중법 개정안 처리 D-3'…언론중재법 여야 협상난항
  • [머니S포토] 전기요금, 8년만에 전격 인상
  • [머니S포토] '가을날씨 출근길'
  • [머니S포토] 파이팅 외치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