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비용에 대한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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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각 가정마다 정수기는 하나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냉온수는 물론이고 최근 얼음 정수기에서 와인보관 냉장 기능까지 겸비한 것으로 진화하기까지 한다. 사람들이 정수기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리성’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편리성의 구체적인 정체는 무엇일까? 정수기가 제공하는 편리성이란 물 끓이는 불편을 제거한 것이다. 수돗물 자체에 대한 믿음이 낮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을 물은 끓여먹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매일 물을 끓이는 번거로움이 정수기 사용으로 대체된 것이다.
 
이러한 정수기의 편리성을 고려할 때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과의 상관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정수기 한대를 이용하기 위한 비용이 정수기를 통해 얻게 되는 편리성의 가치만큼 적절한 수준인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흔히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은 정수기를 렌탈하기 위한 초기 비용과 매월의 렌탈료만을 생각한다. 설치비는 차치하고 렌탈료가 3만원에서 5만원 사이를 형성하고 있으니 그 정도 비용이면 정수기의 편리성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정수기렌탈 판매 방식은 기업 입장에서 커다란 매출 증대를 만들어낸 혁신이었다. 말로는 렌탈이지만 거의 할부 구입이나 다름없다. 할부 판매는 일시불 판매에 비해 구매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지어 렌탈이라는 방식을 통해 애초 정수기 제품 가격에 비해 터무니 없는 값을 할부로 지불하는 것도 소비자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심리적 계좌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구매 오류다. 심리적 계좌란 사람들이 마음 속에 회계장부를 만들어 놓고 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그 결정 내용에 상당한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심리적 계좌의 오류에 따라 정수기의 실제 가격에 터무니 없는 거품이 껴있다는 점을 모른다. 제품의 수명이 5년이라고 가정하고 렌탈료를 전부 합쳐보면 결과적으로 정수기 한대 가격이 몇백만원에 달한다. 만약 심리적 계좌의 오류 즉 렌탈료로 제품의 가격을 인지하는 오류가 아니라면 정수기를 지금처럼 쉽게 구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품의 효용가치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제품 구입에 신중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품의 가격을 일시불로 지불해야 한다고 하면 아마도 웬만한 고소득 계층에서도 정수기를 필수품으로 이용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에 비해 렌탈이라는 판매방식으로 제품의 거품 가격을 숨기는데 성공했고 할부 방식으로 나누어 지불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각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작은 비용에 대해 방심하면서 생각보다 큰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을 잊어버린다.

물론 전체적으로 상당히 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 제품의 효용가치가 우리 삶의 불편을 그 비용만큼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점점 가족수가 줄어들고 있다. 가족이 모두 먹기 위해 필요한 물을 끓이는 노력이 과거에 비해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직설적으로 하루에 정수기에서 몇잔의 물을 먹는가? 사용횟수에 비하면 또 다른 에너지 낭비까지 이뤄진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정수기는 하루 종일 전기를 꽂아두어야 하는 제품이다. 결국 하루 한번 혹은 2~3일에 한번 물끓이는 수고를 덜기 위해 자세히 따져보았을 때 고가의 비용을 지불할 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낭비와 전기요금을 크게 부담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가정 내 모든 전자제품들의 비용 대비 효용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구매에 따른 비용-그것이 할부일 경우 할부 수수료까지 고려해보자-외에도 사용과 유지를 위해 소요되는 숨은 비용들을 꺼내 따져보자. 그 비용만큼 우리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있는가? 오히려 이런 식으로 소비하는 사이 전력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우리는 핵에너지 공포에 갇히게 되었다. 조금 편리해지고 커다란 비용을 지불할 뿐 아니라 그 비용이 다른 곳에 쓰였을 때 갖게 될 다른 만족을 스스로 포기했다. 더불어 우리의 미래 환경에 치명적인 위험이 될 핵에너지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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