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XX 저거"…따가운 눈총에 육아휴직은 꿈

아빠가 달라졌어요/ 남성 육아휴직

 
  • 지영호|조회수 : 3,660|입력 : 2011.05.0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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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정준우(36) 씨는 1월 말 꿈에 그리던 첫 아이를 얻었지만 보육 문제로 고민이다. 맞벌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기업에 다니는 아내가 육아휴직을 하게 된다면 복귀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아내 대신 육아휴직을 하기로 결심했다.

사내에 정씨가 육아휴직계를 제출한다는 소문이 돌자 정씨를 보는 동료들의 눈초리가 달라졌다. 정씨가 휴직하면 그가 담당하는 기획업무를 누군가 대신 처리해야 했다. 가뜩이나 많은 일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동료 직원들의 보이지않는 원성에 결국 정씨는 휴직계를 거둬들여야만 했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들의 남성 육아휴직자의 수는 얼마나 될까? 고용노동부에 요청한 자료를 토대로 직장인 육아휴직자의 수를 확인한 결과 올해 3월까지 3개월간 전국에서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한 남성은 273명에 불과했다. 특히 29인 미만 사업장의 신청자는 107명인데 반해 1000인 이상 사업장의 육아휴직급여 신청자는 73명에 그쳤다. 그나마 전체 수급자는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고용보험을 통해 육아휴직급여가 지급되기 때문에 육아휴직자 수는 곧 육아휴직급여 수급자와 비슷하다. 공무원이나 사업주가 직접 급여를 지급한 경우는 수치에서 제외됐다.
"저 XX 저거"…따가운 눈총에 육아휴직은 꿈
 
대기업의 남성의 육아휴직자의 수는 3월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상위 기업(공기업 제외)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재계순위 1위인 삼성그룹에서 가장 많은 37명을 신청했으며, 4위 LG그룹에서 18명, 5위 롯데그룹에서 11명이 신청했다. 반면 재계순위 2위인 현대차그룹에서 불과 2명이, 3위 SK그룹에서 5명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이밖에 7위 현대중공업은 3명, 9위 한진은 4명, 10위 한화는 1명, 11위 KT는 6명, 13위 금호아시아나는 5명으로 나타났다. 재계순위 6위 포스코, 8위 GS, 12위 두산, 14위 STX, 15위 LS는 한 명도 없었다.

공기업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공기업순위 1위이자 자산총액 전체 2위인 LH공사와 공기업순위 4위이자 자산총액 18위인 코레일의 5명이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공무원법 63·64조에 의거 육아휴직이 비교적 자유로운 공무원도 남성들의 육아휴직에 관해서는 인색한 편이다. 이은재 의원실이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 육아휴직대상 남성 5만6919명 중 0.7%인 296명만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는 각각 최대 1년씩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육아휴직을 내는 남성 직장인은 극소수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휴직 후 복귀에 불이익을 받거나 진급의 장애가 된다는 것이 기업의 불문율이다.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은 동료 및 상사의 시선이다. 현업에서 한창 일해야 할 시기에 남성이 육아를 이유로 회사를 쉰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정씨는 “동료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남성의 육아휴직 정착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김동현 노동부 여성고용정책 사무관은 “이미 2001년부터 제도적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은 마련돼 있지만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사업주 입장에서 남편의 육아휴직을 용인하기 쉽지 않지만 신청자 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근로자는 노동부 고용센터에 휴직급여를 신청하면 휴직 전 통상임금의 40%(단 월 최고지급액 100만원, 최저지급액 5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또 해당 사업주는 육아휴직 장려금으로 월 20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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