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으로 끄집어낸 5월…역사를 말하다

공연 리뷰/ 연극 <짬뽕>

 
  • 머니S 문혜원|조회수 : 1,522|입력 : 2011.05.25 12:33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연극은 때론 작은 단초가 상상력이 되어 묵직한 주제를 해학적으로 재해석하는 재미를 준다. 그 속에서 찾는 의미는 그래서 더 빛나는 가치를 지닌다 할 수 있다. 연극 <짬뽕>이 그런 경우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을 안고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짬뽕>이 동숭동 대학로에서 공연되다가 '2011년 신촌 연극제'를 맞아 신촌을 찾았다.

<짬뽕>의 주인공 신작로에게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면서까지 일궈온 중국집 '춘래원'(春來園)은 무엇보다 소중한 재산이다. 그러나 춘래원보다 소중한 건 따로 있다. 장애가 있는 동생 신지나와 다방 레지인 여자친구 오미란, 사고뭉치 배달원 만식이다. 자장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집착하면서도 통장에 모인 돈은 '내 돈'이 아닌 '우리 돈'이라고 말한다.

문을 닫으려는 시각, 걸려온 한통의 전화로 사건이 전개된다. 보기 드물게 짬뽕, 자장면과 함께 탕수육을 시키는 이른바 대박 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투덜대는 만식이를 다독여 배달을 보내지만 만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신작로는 '만식이 또 고고장에 갔겠거니'하며 돌아오기만을 벼르고 있다.

그 시각 배달을 간 만식은 보초를 서던 군인과 실랑이를 벌인다. 짬뽕을 내놓으라는 군인들을 철가방으로 혼쭐을 낸 후 도망쳐 한걸음에 춘래원에 달려온 만식은 신작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지만 신작로는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이때 TV에서 군인들이 빨갱이를 잡으러 광주를 점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군인을 때린 만식은 지레 겁을 먹고 자신 때문에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해학으로 끄집어낸 5월…역사를 말하다
 
짬뽕 한그릇에 광주민주화운동이 벌어졌다고 믿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어쩌면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역사의 비극인 5.18 민주화운동을 웃음으로 풀어내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유쾌하기만 한 초반부는 관객들에게 5.18을 어떻게 그려낼지 의아함을 자아낸다. 잔혹한 역사 속에서 소시민의 삶은 배꼽 빠지게 웃기게 그려낸다. 극이 엄숙해지려하면 코믹하게 마무리하는 식이다. 새마을운동, 고고장 등 80년대 향수를 자극할 추억거리와 함께 농익은 전라도 사투리는 해학미를 더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일부러 삽입한 듯한 신작로의 꿈 장면은 이 연극이 가지는 역사의식을 놓지 않으려는 듯 보인다. 유쾌하면서도 역사성을 잃지 않으려는 연출진의 고민이 녹아난다. 대학로에서 하던 공연을 신촌으로 옮겨오면서도 "젊은이들이 역사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극의 현장이 지나간 후 홀로 남은 신작로의 독백은 여러 관객의 눈물을 훔친다. 신작로 역을 맡은 김원해는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쥐락펴락하며 완급을 조절한다.

6월12일까지. 신촌 더스테이지.
 
해학으로 끄집어낸 5월…역사를 말하다
 

  • 0%
  • 0%
  • 코스피 : 2612.45하락 4.7718:03 05/26
  • 코스닥 : 871.43하락 1.2618:03 05/26
  • 원달러 : 1267.00상승 2.418:03 05/26
  • 두바이유 : 109.19상승 1.2518:03 05/26
  • 금 : 1847.60상승 1.318:03 05/26
  • [머니S포토] 송영길, '국정균형-민생안정 호소 2090 총결집 전국 동시 집중유세'
  • [머니S포토] D-1 사전투표, 안철수VS김병관 방송토론 격돌
  • [머니S포토] 박병석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
  • [머니S포토] 권성동 원내대표 "계양이 호구냐 유행…다윗 윤형선 승리할 것"
  • [머니S포토] 송영길, '국정균형-민생안정 호소 2090 총결집 전국 동시 집중유세'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