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도 퇴직금 굴려 노후대비

이슈/ 퇴직연금 개정안 국회 통과

 
  • 배현정|조회수 : 3,991|입력 : 2011.07.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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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관심이 많은 직업군인인 K(31)씨는 퇴직연금 가입을 희망해왔지만,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이 속상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K씨 같은 특수고용직근로자나 자영업자 등도 퇴직연금을 통해 퇴직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지난 3년간 공회전만 거듭했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이 지난 6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근퇴법 개정안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퇴직연금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개인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제도를 통해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퇴직연금의 가입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근로자의 수급권 강화, 제도의 유연성 확보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자영업자도 퇴직금 굴려 노후대비

◆개인형 퇴직연금 시대 본격 개막
 
퇴직연금은 크게 회사가 운용수익을 책임지는 확정급여형(DB)과 근로자가 직접운용을 선택하는 확정기여형(DC), 근로자가 퇴직 또는 직장을 옮길 때 받는 퇴직금을 별도로 적립하는 개인퇴직계좌(IRA)로 구분된다.
 
이중 IRA는 DB형과 DC형에 비해 크게 미미했던 상황. 그러나 근퇴법 개정안에 따라 개인퇴직계좌(IRP)가 본격적으로 가세하며 '개인 퇴직연금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IRA의 문제점을 보완해 IRP제도로 변경돼 내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IRP는 가입 문턱이 낮아진다. IRA가 일정 사업장에 몸담고 있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IRP는 소득이 있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문을 활짝 연다. 보험설계사, 군인, 사립학교 교사 등 특수고용직과 자영업자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확대됐다. 단 자영업자는 2017년부터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55세 이전 퇴직 근로자라면 IRP에 강제 가입되는 점도 중요하다. 기존에는 55세 이전 퇴직한 근로자만 IRA에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 있었지만, IRP는 의무 가입으로 바뀐다.
 
기존 DB형 가입자라면 IRP추가 가입을 위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DB형 연금은 소득공제를 못 받지만, IRP에 연 400만원까지 본인 돈을 추가 적립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근로자는 퇴직연금 가입 시 DB형과 DC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두가지 형태를 동시에 설정할 수 있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DC형 중도인출 요건은 완화된다. 현재는 ▲무주택자의 주택구입 ▲본인 또는 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천재지변 등에 한정된 중도 인출 요건에 일부 요건이 추가될 예정이다.

한편 현재 60% 이상을 사외 금융기관에 쌓도록 돼 있는 DB형 퇴직연금의 적립비율이 상향 조정돼 안정성이 강화된다. 이미 DC형은 적립금의 100%를 금융기관에 쌓고 있지만, DB형은 금융기관에 쌓아야 하는 최소 적립비율이 60%였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2016년까지 적립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게 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이번 근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퇴직연금시장이 2010년 29조원에서 2020년에는 192조원으로 6.6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개정안 통과 이전 예상 성장치 139조에 비해 38% 이상 증가한 규모다.
 
박준범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전략연구센터장은 "2020년까지 IRP 시장이 퇴직금 의무 이전으로 26조원, DB형 가입자 이용 증가로 10조원, 자영업자 가입으로 4조원가량 등 급속한 성장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도 퇴직금 굴려 노후대비
 
<박스>퇴직연금 개정안, 혼탁경쟁 특효약 될까?
 
"대출창구야? 퇴직연금 상담 부스야?" 
 
최근 대기업의 퇴직연금 유치를 위해 상담행사에 참가했던 관계자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에 할 말을 잃었다. 어떤 금융회사가 퇴직연금을 합리적으로 운용할까에 관심은 뒷전, 온통 미끼로 나온 은행 '대출' 특혜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B은행이 연봉의 180%까지 신용대출을 내걸자, C은행의 연봉의 250%까지 연 4%대 후반에 빌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가입자들의 환심을 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본질이 아닌 얄팍한 상술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상황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은행은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기관인데 일부 대기업 등의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준다면 그렇지 못한 국민들에게는 역차별이 가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퇴직연금시장은 대기업, 공공기업 등이 주요 가입대상으로 각 금융회사들이 치열한 가입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이러한 경쟁에서 금리경쟁력이 있는 은행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해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퇴직연금사업자 스스로 금리리스크 관리 등을 강화하도록 지도했고, 지난 6월15일부터는 고금리과당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퇴직연금 원금보장 운용 관련 준수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풍선효과'처럼 원리금보장 상품의 금리 차이를 제한하자, 빗나간 대출 경쟁으로 시장이 또다시 홍역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퇴직연금 사업자간 과도한 경쟁을 막겠다는 것도 개정되는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근퇴법)'의 주요한 한축이다. 지난달 말 근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달 중에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 및 제도개선 방안'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근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사간 과당경쟁을 규제하는 감독규정 개정과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할 방침"이라며 "향후 금융회사들의 개선 상황을 주시하며 하반기 점검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은행권은 퇴직연금 개선안이 은행권에만 타격을 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감독규정을 개정해 퇴직연금 운용 시 사업자들의 자사 원리금 상품에 대한 투자한도를 70%로 제한하는 등 '자사 상품 운용 제한'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고객이 A은행의 퇴직연금에 가입했을 경우 A은행은 퇴직연금 자산을 자사 정기예금이 아닌 다른 금융사 상품 등으로 30% 이상 운용해야 한다는 것. 현재 은행과 보험은 자사 원리금보장상품에 대한 운용비율이 90%대에 이르는 반면 증권사는 30%대에 그치고 있다.
 
반면 보험사는 자사상품 규제 시행 대상에서 빠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퇴법 개선의안에 따라 퇴직연금시장의 일부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은행 보험 증권사 등 57개 사업자가 뛰어들어 불꽃경쟁을 벌이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의 최강자는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준으로 은행이 48.6%, 보험이 33.7%, 증권사가 17.7%의 시장을 점하고 있다(4월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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